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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주인공이었고 넌 여주인공이었다(2)
게시물ID : lovestory_68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꺄아앙
추천 : 0
조회수 : 5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18 23:23:48

추천 감사합니다ㅠㅠㅠ힣 힘받아서 또 올려융

 (1)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lovestory&no=68854&s_no=6885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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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날도 대본 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다만 프로그램의 배려로 자유시간에는 대본작업을 하고 중간중간 레크리에이션이 있었어요. 학교에 관한 OX퀴즈라던지, 춤추다가몇 명씩 모이게 해서 나머지 남는 사람들 떨어뜨리는 ㅋㅋㅋㅋ 그런 몸 움직이는 활동을 하느라 안내책자를 조마다 강당 위에 올려놨어요. 앞에 대충 학교에 대한 설명 듣고 OX퀴즈를 하자니 그냥 대다수를따라가면 끝까지 남을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너무 뻔한 함정 문제가 나온 겁니닼ㅋㅋㅋㅋ

“XXX대학교 안에는 XXX가 있다.”

 아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함정 같았어요. 그 건물은 왠지 다른 곳에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대다수가 O표쪽으로 몰려가길래 전 한 명이라도 X표쪽으로 저희 조원을 더 끌어들여서우리 조를 이기게 만들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막상 저희 조원이 한 명도 안보이고, 카운트다운은 줄고 있고 두리번두리번거리고 있는데 한 명이 딱 보이더라고요. 우리조원. 팔을 당겨서 X 표 쪽으로 끌고 왔어요. 끌고 와보니까 제가 좋아하는 여학생결국 답은 O였고 조원들이 웃으며 당연한 문제를 왜 틀리냐고 뒤늦게 나타났습니다. 탈락자들편으로 가보니 워낙 초반에 떨어져서 저희 둘 말고 사람이 별로 있지도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단 둘이대화를 해보는 시간, 이렇게 가까이서 둘만 얘기해보니 사투리도 생각보다 심한 아이였고, 참 예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이제 좀 가까워질것 같다라고 생각한 찰나 다른 여자조원이 떨어져서 이 쪽으로 오더군요. 안타깝지만 더 이상 깊은 얘기는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랑 얘기하는 것보단 아직 여자끼리 얘기하는 게 더 편할테니

 그렇게 밥을 먹으러 우르르 나가는데, 조원들이 대부분 자기이름을 써 논 안내책자를 안챙겼더라고요. 안그래도 안내 책자를 올려 논 강당은 꽤나 높았고 눈에도 보이지 않았으니 그럴 만했어요. 까치발 들고제 것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제 것이 안 나오는 겁니다. 그러다 한 책자를 집어서 이름을 확인했더니, …? 제가 좋아하던 여자아이의 책자였습니다. 괜히 우연보다는 운명 같은 상황에 빠져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저도 밥을 먹으러 내려갔어요. 밥을 받고 있더군요.

야 이거 두고 갔더라

 일부러 주면서 손끝을 스쳤어요. 그 날 밥을 어디로 쑤셔 넣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제대로 없습니다. 밥먹고 매점을 찾으러 나왔는데 저희 조원 몇몇이 모여있었습니다. 물론 그 아이도 낀 채로. 대여섯명이서 매점을 찾는데 대체 어디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날은추워서 벌벌 떠는데, 그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 자체로 그냥 이대로 영영 찾지 못해도 괜찮을 거라는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매점을 찾아내고 아이스크림을 고르는데, 전메로나 밖에 안 먹거든요. 냉장고를 뒤적거리고 있으니 걔가 와서 물었습니다. 뭘 찾는데 그리 애쓰냐고. 제가 메로나 밖에 안 먹는다고 했더니그 아이가 바닥에 있던 메로나를 찾아줘 먹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평생 그렇게 달콤한메론맛 아이스크림은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방에 돌아와 대본 작업을 하는데 이제는엔딩 씬이 문제였어요. 인솔해주시는 선배가 아무래도 짧은 연극이다 보니 강렬한 인상을 주려면 결말밖에없다고 하셔서 강려크한 결말을 만들기 위해 다들 고민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내린 결론은, 보다 쌘 스킨쉽을 하자는 것. 이미 주인공들은 결정됬겠다,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노라니 옛 결혼식에서 하던 것처럼 대추를 입으로 옮기라느니, 이마에 뽀뽀를 하라느니 별 얘기가 다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한 마디 한마디 친구들이 얘기할 때마다 심장이심쿵심쿵결국 저희는 여주인공을 배려해 힘차게 안는 백허그로 엔딩 씬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대본도 얼추 완성됬겠다, 이제 연습만 남아있는 상황이었어요. 오프닝은 연인이라는 것을 강조하기위해 손을 잡고 나오는 장면이었는데, 여자 손을 엄마한테 끌려갔던 날 이후로 대체 몇 년 만에 잡아보는지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긴장된 탓에 다들 가사도 많이 까먹고 발성도 잘 되지 않는 연극이 계속되다가, 드디어 엔딩 씬!

그녀가 절 안았어요.

 근데 분명 꽉 안기로 했는데, 거의 살이 안 닿다시피 손만 갖다 댔습니다. 이건 그래도 연긴데ㅠㅠㅠ그렇게 싫은가ㅠㅠ라고 생각할 때쯤 그녀가 뭔가 과하게 긴장하고 있는 게 느껴졌어요. 긴장을 풀어봐야겠다고 생각해 따로 불러내 의자에서 얘기를 나누게 됬습니다. 자기는축제 때 연극도 많이 해봤지만 주인공 역은 처음이라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자격이 있는지도모르겠다고. 아무런 경험이 없던 저는 생각도 못해봤지만, 차라리조연을 많이 해본 그녀가 주연 자리가 부담되는 게 그럴 만하다고 생각됬습니다. 그래도 이 사람은 내눈에 너무 아름다워 보이고 방금도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는데 의기소침해져 있는 게 보기 싫어 응원해줬습니다.

자격이 없는 게 무슨 소리냐고. 지금 그 어느 누구보다 잘했으니 걱정 말라고.

 그래도 그녀는 여전히 시무룩해져 있는 상황그대로였어요. 문득 드는 생각이, 전 남자친구가 생각났던 걸까요. 내가맘에 많이 안 들었을까요그래서 남자친구 없냐고, 혹시없으면 전 남자친구라도 생각하면서 연기하라고 조언해줬습니다.

그 분위기를 어쩌지 못하고 시간이 늦어 밤에 방에 돌아오게 됬습니다. 애들이 신나서 물어봤습니다. 둘이 따로 무슨 얘기했냐고, 마음에 드냐고. 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어요. 날 싫어하는 것 같다고. 아무래도 그 여자는 다른 남자를 생각하는 것 같았고, 저는 하도 그런상처를 많이 받아서 다시는 그런 상처를 받기는 싫었거든요. 그래도 계속 그 아이가 우울한 기분에 빠져있다가우리 조 연극 전체를 망치는 것은 더 싫었습니다. 번호는 모르지만 단톡 방에서 따로 이름을 찾아내 1:1로 카톡을 보냈습니다.

오늘 충분히 잘했어. 너 잘하니깐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한대로만하자. 파이팅! 잘자~”

 







 

 

너 덕분에 힘 많이 났어. 남자 주인공이 너라서 다행이다ㅋㅋㅋ내일부턴 안 이럴꺼야!! 너도 좋은 꿈 꾸고 잘자~”

 

 

 

라고 답장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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