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알못이므로 음슴..
그제는 젊음의 거리 교대에서 박사모의 실체를 깨닫고 베오베에 탑승하더니..
어제는 회현역에서 유력 대권후보를 만남 ㄷㄷ
지하철을 기둘리는데 굉장한 후광과 함께 형광점퍼를 입은 할배 등장. 후광은 순전히 형광점퍼에
반사된 빛이었고, 마침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렸던 터라 첨엔 우비인줄 알았으나 당명이 적힌 점퍼였음.
할배는 플랫폼을 걸어오며 연신 사람들한테 악수를 청함. 조금씩 검게 탄 오징어같은 얼굴이 형체를
드러내고, 쇠구슬을 갈아마신 듯한 탁성이 어우러지는 순간 아무리 정알못이라도 대번에 정체를 알아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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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전도사이자 친이계 좌장!
늘푸른 한국당 공동 대표이자 단독 대선 후보로 추대된 이 재오!!
(검색을 하고서야 알게 된건 함정)
밑단을 가차없이 잘라낸 청바지와 갓 박스에서 꺼낸 듯한 N사의 스니커즈는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훔치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였고, 한구멍에 2만원을 가차없이 쑤셔넣었던 기름장어 선생과는 달리 제법 지하철의 생리를 아는듯
자연스레 플랫폼을 걸어와 줄을 섬.
그러나..수행원 단 한명만 대동하고 용기내어 서민행보를 나온 그의 마음을 시민들은 너무나 몰라주었으니..
그렇게 인사를 하며 악수를 청했건만 할머니 한분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냉랭함ㅋ
결국 플랫폼에서의 인사는 포기하고 지하철을 탑승했는데..
지하철 안에서는 정말 놀라우리만치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음.
그는 머쓱하게 턱을 만지며 서있을뿐..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고..
알아보는 사람도..
심지어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음..
침묵을 깨고 수행원에게 던진 그분의 한마디..
-어디서 내려야 하지?
-충무로입니다
충무로에 도착해서 문이 열렸으나 반대 방향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그분은 황급히 수행원의 손에
이끌려 사라지심 ㅎ
어케 마무리 해야 하나.. 문득 이 명대사가 떠올랐음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때? ...아니!!
불치의 병에 걸렸을때? ...아니!!
맹독 스프를 먹었을때? ...아니!!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