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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주인공이었고 넌 여주인공이었다(1)
게시물ID : lovestory_688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꺄아앙
추천 : 2
조회수 : 5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17 22:25:13

 사실 글을 써보고 싶은데 어디다 써야될 지 몰라서 좋은 글 게시판에 올려봐요. 직접 쓴 글이라 부족함이 많고 애매하게 끊겨서 어떻게 봐주실 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봐주시든 아마 계속 쓸 생각이니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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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 날을 기억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과분한 대학교에 붙은 날. 여전히 교문을 들어설 때면 매번 감회가 새로울 정도로. 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게임에도 빠져 살아서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으니 아무래도 기묘한 날이었죠. 아마 이 특별한 날을 기점으로 제 삶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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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제가 딱히 고3후기라던가,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해서 여기 들어왔는가를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대학 신입생에겐 학교 측에서 유난히 행사를 많이 잡아주는데 (OT, 신입생환영회 등등) 그 때도 마침 행사에 관한 문자가 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수시 합격자들 대상으로 선착순 100명을 모아 리더쉽 캠프가는 행사였었죠. 기대하던 대학교 생활이었기에, 초창기에 잘못하면 아싸가 된다는 얘기도 잔뜩 들어서, 수시합격자 캠프에 지원하게 됬습니다. 마침 게임을 하고 있어서 선착순 100명이란 문자에 놀라 피시방에서 허둥지둥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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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치러 가는 날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던 학교에 정확히 두 달만에 발을 들이는데, 가슴이 너무 벅찼습니다. 그건 합격에 대한 기쁨인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막상 리더쉽 캠프 가기 전에 사전 주의사항을 설명하기 위해 들어갔던 강의실은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는 것만큼은 똑똑히 기억합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다들 처음보는 사인데 하하호호 떠들어 댈 리가 없죠... 20명단위로 팀을 5개 조로 나눴었는데, 공대계열은 모두 5조여서 저도 5조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스가 공대...아무래도 이런 프로그램은 문과 분들이 열심히 참여하시더라고요ㅋㅋㅋ공학/자연과학 전공생 합쳐서 고작 20..) 문제는 저희 조 여자애들은 대체 어떤 친화력으로 그렇게 금새 친해지게 됬는지 10분도 안지나 여자애들끼리 신나게 얘기하더라고요. 공대 상남자들은 핸드폰이나 만지작 거리고 있고ㅎ 근데 서울 학교라서 당연히 서울 친구들이 대부분일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구수한 사투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사는 많이 다녔지만 서울근교에서 왔다갔다했었던 저는 충격이었죠. 응답하라 1994가 여기 있구나 싶어서 얼굴을 보고싶으면서도 여자애들이 앉아있던 뒷자리는 부끄러워서 쳐다보지도 못했어요 ㅋㅋㅋㅋ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데 나름 친해지겠답시고 모르는 남자애 옆에 앉았는데 말도 못해보고 저는 지난밤 못 채운 수면만 보충했다고 합니다..☆ 도착을 해서 서로 얼굴을 익히고 얼굴을 알아가는데,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여자아이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새를 닮은 얼굴 상이었는데 말하는 것도 부리가 움직이는 것처럼 오물오물하는 게 얼마나 귀여운지 딱 보자마자 영화마냥 한눈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설명을 해주는데, 리더쉽 캠프라고 해놓고 각본을 짜고 직접 연기하는 캠프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뭔 소리..????? 연극은 살면서 해본 적도 없는데 ㅋㅋㅋㅋㅋㅋ 근데 다른 애들 표정을 보니 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평온하길래 저는 그냥 찌그러져 있기로 했습니다. 방 안에 들어와서 남자애들과 함께 있는데, 얘네는 대체 혓바닥이라고는 까먹고 집에 두고 온 건지 한 마디 안하길래 민망함을 무릅쓰고 친해지려고 제가 먼저 말을 꺼냈어요.

 “혹시 우리 조에 맘에 드는 애 있는 사람 있어??”

다들 멋쩍게 웃기만 하길래 제가 원래 이런 거 처음에 얘기하지 않냐고 덧붙이면서 웃었어요.

그러는 너는 있냐
다행히도 남자애 하나가 말을 꺼내주긴 했는데, 질문이 참말할까 말까 고민 엄청하다가 입을 열었는데,

경상도에서 온 애 이쁘지 않아?? 사투리도 매력 장난 아니던데. 나 사투리에 대한 환상있거든ㅋㅋㅋㅋ

 

일본 러브코미디 만화의 뻔한 전개처럼, 이 때 까지만 해도 이렇게 그 사람이 내게 소중한 의미가 될 줄 몰랐습니다. , 이 캠프가 흘러갈 방향도.

 

빠듯한 34일 일정이라, (사실 34일이면 굉장히 길다고 생각했는데 연극 만드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첫 날 저녁부터 대본을 짜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다들 말도 섞고 밥 먹으면서 나름 친해진 터라 무난하게 대본 작업을 시작하게 됬습니다. 근데 이 남자들이 별로 말도 안 섞어봤으면서 저를 밀어주기로 했더라고요ㅋㅋㅋㅋㅋ(사실 ㄳ) 어쩌다 보니 옆자리에 앉게 됬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설리설리! 근데 막상 옆자리에서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ㅠㅠㅠ맞은 편이 나을 뻔했습니다. 대본은 과거 유생과 기생의 사랑이야기로 컨셉이 잡혔는데 그 다음은 배역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생각도 없던 여자애들과 달리 남자애들이 기를 쓰고 저를 남자 주인공으로, 제가 좋아한다던 아이를 여자 주인공으로 배정하는 바람에 그렇게 결정하게 됬어요. , 그 때 얼마나 설렜었던지; 밀어 준 남자애들한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그 자리에서 소리치고 싶을 정도?ㅎ 아, 딱 하나 문제점이라면 남주인공인 내가 기생이고, 여주인공인 걔가 유생이라는 점..?이었죠.


여기까지 쓰겠습니당. 추천 두개라도 있으면 저도 신나서 쓸거 같아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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