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썩
황금 빛으로 빛나는 피라미드 앞에 남자 하나가 무릎을 꿇었다
무와탈리스는 수십만의 병사들 앞에 무릎 꿇은 한 남자를 보며 입을 열었다
"짐은 관대하다. 고개만 끄덕인다면 너를 제외한 나머지는 살려주겠다"
남자는 미동도 없이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묻겠다. 그대는 파라오가 맞는가?"
신과 동등한 어쩌면 인간에게는 신보다 더 두려운 존재인 파라오는 무릎을 꿇은 채 그의 질문에 대답이 없었다
시간이 찰나처럼 느껴질 때 파라오는 입을 열었다
"내가 당신 앞에 무릎꿇고 있다고 하여 당신에게 패한 것은 아니다"
몇몇 병사는 창을 들었고 몇몇 병사는 방패를 치켜 올렸다
피라미드 위의 남자는 파라오를 보고 엄중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대는 당신의 그 짧은 한 마디로 평생 역사 속으로 잊혀질 것이다"
무릎 꿇은 파라오는 미소를 지었다
"내 이름은 오지만디어스, 왕 중의 왕이로다. 너희 이른바 강자들이여, 나의 위업을 보라, 그리고 절망하라"
그의 말에는 확신이 가득차 있었고 그는 말을 이어갔다
"나의 이 한 마디에 내 후세를 넘어 나의 이름이 퍼질 것이다. 나 람세스는 인간의 습성을 알고 있으며 보여주는대로 믿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너희는 잊혀질 것이며 나는 패배자가 아닌 승리자로 선전되어질 것이다. 이것이 나 람세스가 내리는 파라오의 저주이다"
거짓말처럼 승리자 히타이트는 사라지게 되고 패배자인 람세스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게된다
그는 적들에게 말했다
"모두에게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라 할지라도 대부분의 인간들에게는 보이는 것이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