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media/view.html?cateid=1016&newsid=20100118132829172&p=mediatoday [경제뉴스 톺아읽기] 교묘한 통계조작, 사쪽 비방 받아쓰기 바쁜 언론
(일부 발췌)
국민일보의 사설은 우리나라 주류 언론의 편협한 노동관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들 힘들게 살고 있으니 배부른 소리 하지 마라는 논리다. 이 신문은 "일 덜 하고 돈 더 받자"는 주장이 파렴치한 것처럼 매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노동시간이 가장 길다는 사실을 이들 주류 언론은 은폐하고 있다. 이익 나는 회사에서 일 덜하고 돈 더 받자는 주장이 무슨 문제가 있나. 그 돈을 고스란히 주주들이 가져가는 게 주주 자본주의 경제질서일까.
파업 손실규모와 관련된 보도는 더욱 문제가 많다. 한국경제는 "전면파업으로 치닫는 기아차 노조… 손실액 1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해에만 4만8천대의 생산차질과 86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데 이어 노조가 또 파업할 경우 총 피해액은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맞먹는 1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게 회사측 전망"이라면서 "20년 연속 파업 중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파업손실 1조원에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
기아차는 지난해 153만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당초 목표 150만대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기아차는 지난해 해외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물량을 맞춰오고 있다. 사쪽에서는 생산차질이 4만8천대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파업일수는 부분 파업을 합쳐 10일 안팎, 평소 공장 가동률이 100%가 아닌 이상 이를 고스란히 손실로 잡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생산이 부족해서 자동차를 팔지 못했던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다. 동아일보는 "기아차 1조원짜리 파업"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노조를 압박했고 머니투데이는 "기아차 파업 3관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년 연속 파업과 지난해 최대 손실, 그리고 올해 첫 파업 사업장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우수한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경영상황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기사의 논조는 어느 신문이나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다.
중앙일보의 논조대로라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현대차 보다 못한 기업의 노동자들은 그보다 많은 임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임금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비례한다는 말일까? 기아차 노동자들이 현대차 만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있나. 기아차의 생산과 판매량이 현대차의 55% 수준이지만 노동자의 1인당 매출액이 현대차의 98%에 이르고 1인당 영업이익은 이미 현대차를 넘어섰다는 사실도 간과되고 있다.
이밖에도 언론보도에는 교묘한 통계조작이 넘쳐난다. 한국경제는 "기아차의 근로 손실일수는 18만2747일로 지난해 파업을 벌인 99개 사업장 가운데 최장"이라고 비난했는데 이는 비교대상 기업 가운데 기아차의 노동자 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근로 손실일수는 파업 참가자수와 파업일수를 곱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4~6시간씩 대여섯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던 기아차가 77일간 옥쇄파업을 벌였던 쌍용차 보다도 많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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