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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게시물ID : soccer_1223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희열
추천 : 16
조회수 : 701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4/09/14 23:56:18
리그 1 위의 자리를 탈환하느냐 마느냐의 여부가 갈리는 중요한 경기..

치열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득점이 나지 않은채로 경기가 끝날듯한 분위기였지만..

후반 38 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 선수가 멋지게 헤딩골을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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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의 주인공은 바로 김남일 선수. 1977 년 3 월생이니까 올해로 벌써 만 37 세.

K-리그 클래식 전체에서도 노장으로 손꼽히는 그이지만, 포지션 탓인지 득점 기록은 거의 없었다.

오늘 이전까지 K-리그에서 마지막 골을 넣었던 때가 2004 년, 다른 리그에서 뛴걸 다 합쳐도 그의 마지막 득점 기록은 무려 6 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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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그가 이 경기의 결승골이 된 골을 멋지게 장식한다.

동료들의 열띤 축하가 이어졌고, 그 역시 격하게 자축세레모니를 펼친다. 얼마나 기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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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습을 보며 애써 눈물을 참고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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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민 KBS 아나운서. 바로 그의 아내였다.

경기 중계와 인터뷰를 위해 경기장을 찾아, 남편의 경기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던것이다.

은퇴를 준비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에 거친 경기를 소화하는 남편을 보며,

또 그런 남편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멋지게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과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또한, 그런 아내가 지켜보고 있는 그라운드에서 오랫동안 해내지 못했던 득점을 마침내 이루어낸 그는 과연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나운서가 말했다. '분명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것이다'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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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그대로 끝이 나고, 결승골의 주인공인 김남일 선수가 '맨 오브 더 매치' 에 선정되었다.

경기의 주인공인 남편을 아나운서인 아내가 인터뷰해야 하는 재미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앞에서 마침내 꾹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린다.

그러자 그는 잠깐 쑥쓰러워하는듯 하더니, 이내 묵묵히 자신의 평생 짝을 꼭 껴안아준다.

12 년 전에 우리를 열광케 했던,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바로 그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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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의 말을 빌리자면, '어쩌면 다시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를 인생 최고의 행복한 순간' 이었다.

물론, '그 여자' 에게도 마찬가지였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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