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보르자 저> - 정가 12,000원
※본 리뷰는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리뷰는 가능한한 장점을 서술하고 있으며, 이는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서론
저는 노블엔진의 열혈 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블엔진의 출간작, 그 중에서도 국내 작품을 자주 보는 편입니다.
매번 출간작을 확인하며 재미있어 보이는 책,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며 저 나름대로 좋아하는 작가가 여럿 생겼는데, 그 중에서 제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는 작가를 꼽아본다면 '우리집 아기고양이'의 가랑 작가와 '흐리거나 비 아니면 호우'의 반시연 작가, 그리고 바로 이 '메멘토 모리'의 저자, 보르자 작가입니다.
보르자 작가의 작품은 노블엔진 내에서도 책은 재미있으나 판매량은 저조한 안습한 위치에 존재하였으나, 때마침 노블엔진에서 내민 새로운 패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노블엔진 팝>레이블 입니다.
노블엔진 팝, 통칭 노엔팝은 단순한 라이트노벨 독자층 뿐만이 아닌, 조금 대중성을 더하여 여러 독자층을 공략하고자 하는 노블엔진의 좋은 시도였는데, 창간 당시에 공지를 보던 저는 마지막의 보르자 작가의 신작 출간 예고를 보자마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저 뿐만이 아닌, 보르자 작가의 팬들이라면 모두들 같은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빈말로, 노블엔진 팝은 반시연과 보르자를 위해 창간되었다는 낭설까지 돌 정도였으니까요.(출처 - 나)
그리고 세월은 흘러, 2014년 7월! 드디어 발간된 보르자의 신작! <메멘토 모리>가 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조차 아직도 초판이 남아있는게 현실이더군요...판매량 저조의 저주는 쉽게 풀리지 않아
서론이 길었군요. 그럼 지금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신작, <메멘토 모리>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본론
작가 설명 - 보르자 작가의 글에는 매우 뚜렷한 특징이 있는데, 그의 소설의 대부분은 보통 라이트노벨과 달리 캐릭터성에 중점을 두지 않고, 오로지 플롯(서사 작품 속에서 개별적인 사건의 나열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작품은 재미있지만 판매량이...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리그베다 위키에서는 이를 독자층이 한정되어 있는 '마이너'한 라이트노벨 판에서 더욱 '마이너'한 작품을 집필하여 일부의 고정 팬층밖에 만들지 못하였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원문 그대로는 아님)
이러한 특징은 본작인 <메멘토 모리>에도 뚜렷히 드러나는데, 레이블의 특이성 때문인지 아니면 편집부가 작가 마음대로 하게 내비두었는지, 전작인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보다도 더욱 두각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시리어스한 장르와 함께 이러한 단점이 주목되지 않고, 오히려 작가 특유의 치밀한 구성이 독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게 만들죠.
캐릭터성 - 보르자 작가의 특징 중 하나, 바로 캐릭터성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르자 작가 작품의 캐릭터들은 비슷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본 작에서도 변함없이 보르자풍 판도장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김영재와 그의 조력자인 김미영팀장님은 보르자식 '삐딱한 주인공'과 보르자식 '현실에 찌든 약육강굽신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번 작품 캐릭터만의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어른들의 악한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매우 현실적이며, 등장인물들의 관계 또한 현실적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작품의 핵심 갈등을 만들어내는 중심 소재가 되어 '캐릭터성을 버리지만 캐릭터를 포함한 모든것을 복선으로 만드는' 보르자만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현실적이며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지만, 흔히 말하는 '모에성'이 부족하고, 두드러나는 특징이 없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근데 모에성은 별로 필요없잖아? 사실 유경이는 귀엽습니다.
스토리 - 또 다시 보르자 작가의 특징 중 하나, 폭풍과도 같은 플롯으로 사람을 매료한다는 점이지요.
필자는 보르자의 전작들인 '노벨 배틀러(유명한 싸구려PV)'와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통칭 그짓말)'을 감명깊게 봤습니다만, 그들의 매력은 역시 '고급 떡밥'과 '칼같은 떡밥 회수'에 있었습니다. 이는 본작에도 잘 나타나는 특징이며, 본격적인 소설쓰기추리에 들어가는 부분 이전에는 작품의 어두운 분위기와 소재인 '괴담'이 매우 어울려 김미영팀장이 장르를 운운하는 부분에서 '어, 어? 그럼 얘는 괴기소설 아냐?'라고 생각할 정도로 미스터리한 부분을 잘 표현해 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정말 굉장한 점은...비밀입니다. 사실 쓰려고 했는데 작품의 재미가 반절이 나버릴것 같아서.(웃음)
단점이 있다면 결말부분이 약간 난잡한 감이 있긴 합니다만, 폭풍과도 같은 떡밥 회수 허리케인에 정신이 없어 신경쓰시지 못할듯 합니다. 하지만 소설에 까다로운 독자라면 이 부분은 조금 보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전부 읽은 다음에 감탄사를 금치 못했습니다. 취향직격이라고 해야할까요, 충격을 너무 많이 받아 한동안 머리가 멍했습니다.
소설 중에 주인공이 "이런 시팔!"을 외치는데, 똑같이 따라하는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재미 - 개인적으로 말하면 "명작입니다. 말이 필요없어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개인적인 것이므로 조목조목 짚어봅시다.
역시 본작품을 보며 느끼는 감정는 '긴장감'과 '혼란'이라고 생각합니다. 해결 전까지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한, 현실은 현실인데 헤프닝이 미묘하게 비현실적인 상황. 그로 인한 주인공의 혼란이 작가의 훌륭한 필력으로 제대로 전달되어 옵니다. 헤프닝하니까 헤브닝이 생각나네. 셔터 닫습니다.(흐리호우)
그 뒤에 밝혀지는 진실들은 답답한 속이 트름 한방으로 싹 풀리는 그런 기분이 들 정도로 통쾌합니다. 자세한 것은 얘기할 수 없지만 정말 마지막의 떡밥풀이는 굉장합니다. 중요하니까 재차 이야기합니다. 보르자의 떡밥풀이는 굉장합니다.
그리고 보르자 작가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시니컬한 유머센스입니다. 이것은 '그짓말'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데, 본 작에서는 그런것이 드러나지 않아 작품 외적으로 아쉬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작품 내적으로 보면 너무 개그장면을 넣는것은 좋지 않았으므로 좋은 선택이긴 합니다만. 개그장면 있는데... 진짜 주인공이 "이런 시팔!"외치는 부분에서 개터질 수 있습니다.
결론
총평 - 작가의 단점을 장르와 레이블로 지운, 보르자 작가의 장점들이 잘 드러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라이트노벨으로 보기엔 캐릭터성이 부족하지만 한편의 소설로 본다면 뛰어난 분위기 조성과 제 손발과 같이 다루는 플롯, 폭풍같은 떡밥회수 등등 작가의 장점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좋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결말부분은 조금 난잡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단점. 물론 저는 어마어마한 떡밥회수를 더욱 높이 사므로 결말부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극렬 노블엔진 빠돌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쪽 책을 좋아하고, 그만큼 애정이 가 단점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객관적인 판단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리뷰를 쓰는 이유는 정말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좋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저조한 우리의 보르자 작가님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더 퍼뜨리고 싶어서 비루하나마 이렇게 글을 한 번 끄적여봅니다. 부디 좋은 이미지를 가지시고,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퀄리티와 재미는 보장하니 한 권씩 사서 읽어주시면 저도 작가님도 기쁠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내일도 코믹존에서 30% 할인 이벤트를 하는데, 그때 한 권 사보시는건 어떨련지요?
추가로 볼만한 <메멘토 모리>의 정보
(이 분이 평가를 정말 잘하십니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이분 평가만한게 없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