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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군 급여 (11) 제정 초기
게시물ID : history_87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etraisol
추천 : 5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5/04 20:27:13



"어머니 저는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얼마전 게르마니아에서 소총...아니 투창을 잊어버렸는데 돈 좀 보내주십시요"



앞에서 언급한 의식주 비용과 무기 구입비 외에도 지출해야 할 곳 얼마든지 더 있다. 


우선 뇌물로 줄 돈이 있어야 한다. 


군인들은 순찰, 경비, 도로 건설, 공공 건물의 신축과 보수, 도수관 건설 등의 임무를 해야 한다. 특히 성벽의 목책을 세우거나 도랑을 파는 일, 목재나 연료를 구해오는 일은 힘든 노역 에 속한다. 


어려운 일을 피하고, 쉬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배당 하는 백인대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자연히 뇌물이 성행할 수 밖에 없었다. 군인들 스스로 뇌물을 주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는 경우도 있었다. 만일 부유한 군인이 뇌물을 주지 않을 경우 가장 힘든 노역을 할당받기 때문에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비용은 합법적인 것 이 아니기 때문에 봉급 명세서에는 포함시킬 수 없었다. 


또한 당연히 군인들이 주둔하는 지역에는 그들을 고객으로 하는 상인들이 있었다. 마사다 지역에 있는 약 30개 정도의 상인들의 가게는 군인들에게 술, 여성, 각종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장소였다. 이곳에서 지출하는 비용 역시 명세서에는 적을 수 없다. 


그리고 세베루스 황제 이전의 시기에는 불법이었지만 결혼을 하기도 했다. 그럴 경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돈도 있어야 한다. 이 역시 명세서에는 기입할 수 없는 불법적인 지출이었다. 이러한 지출들로 인해 저축을 하지 못한 군인들이 있었다. 


가진 돈은 없고, 군 생활에 필요한 경비는 지출해야 하는 군인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빌리거나 가불하는 것이다. 한 예로 마사다 파피루스에서 메시우스의 지출 내역에 안토니우스와 발레리우스라고만 적혀있고, 이 들에게 왜 돈을 주었고, 또 얼마의 돈이 지출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메시우스가 두 사람에게 돈을 빌린 것 을 갚기 위해 지출한 것이거나, 반대로 두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 지출한 것일 수 있다. 명세서에 전년도 이월금이 없는 것으로 보아 메시우스가 분할급에서 주둔지 경비를 지출하고 나서 돈을 남겨 두 사람에게 빌려줄 정도로 절약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그는 두 사람에게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지출하였을 것이다. 이는 그가 봉급에서 남은 돈이 거의 없음을 시사한다. 설사 메시우스가 두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고 해도 이 역시 그 두 사람이 돈을 빌릴 만큼 절약한 돈이 없음을 암시한다. 또 하드리아누스 시기에 어떤 보조병이 가장 필수적인 식량과 군복을 구입하기 위해 가불한 영수증이 남아있기도 하다,


즉 최소한 군단병들에게는 그러한 경우가 흔치 않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사채(...)를 쓰지 않고 집에 편지를 보내 돈을 붙여 달라는 차선책도 있었다.


한 예로 어떤 젊은 군인은 당나귀 수레를 사는 바람에 돈이 하나도 남지 않아서 돈을 좀 보내달라는 편지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썼다. 그 편지에는 군인인 아버지가 면회를 왔음에도 불구하고 돈 한푼 주지 않아 놀림감이 되었다는 것과 친구의 어머니는 친구에게 돈과 옷, 음식을 보내 주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대다수의 군인들, 특히 가난한 군인들은 벌 어들이는 것은 무엇이든 곧바로 써버린다는 베게티우스의 말이나 뇌물비를 마련하기 위해 강도나 사소한 절도 행위를 하는 군인들이 있다는 기록은 군 생활동안 봉급에서 저축할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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