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둘이 영화도 두번이나 봤구 술도 몇번 마셨잖아
돈 없다 돈 없다 노래를 불렀으면서도 내 생일에 비싼 밥사줬잖아
거의 매일, 단지 심심하다는 이유로 내게 선톡보내고
자꾸만 넌지시 둘만의 약속을 잡았잖아
자꾸만 할 일 없으면 나오라고 하잖아
술먹고 집에 늦게 들어간다니까 조심히 들어가, 랬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되냐, 어디한번 걱정 좀 해봐라 장난스레 답장했더니
집에 제대로 들어갔냐는 카톡과 함께 두번이나 전화했잖아
자꾸 나한테 지나가는 말처럼 소개팅 시켜달라고 했었지
빈정상해서 정색하고 소개시켜준다 했더니 안받는다고, 됐다고 그러더라
난 이렇게 오빠 한마디 한마디에 내 기분을 맡길만큼 오빨 좋아하는데
왜 막상 둘이서 얼굴을 보면 확신이 없어질까
아마 나에 대한 오빠의 감정이 자꾸 헷갈려서 그런 것 같아
대체 속셈이 뭐야
왜 얼굴 안보고 연락만 할땐 그렇게 설레게 하다가
만나면 전혀 좋아하는 티도 안내는 거야
뭘 그렇게 조심하는 거야
아니면 애초에 나는 아닌거야?
정말 내가 술처먹고 이런 글을 쓰게하다니
넌 진짜 천하의 나쁜놈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한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