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대학 등록금이 부담되서 취업을 선택했어요.
생각보다 일도 재미있고 회사 사람들도 좋은 분들이라 즐거운 맘으로 일했어요.
10월 25일, 첫 월급이 나왔어요.
아직 수습생이라 90만 원에서 세금 떼고 86만 원. 처음으로 큰 액수를 통장에 찍어봤어요.
45만 원. 홀 몸으로 오빠와 저를 키워주신 엄마 손에 쥐어드렸어요.
15만 원. 엄마 귀에 이쁜 귀고리 하나 해드렸어요.
15만 원. 항상 비어 있던 오빠 손목에 프렌치커넥션 시계 하나 채워줬어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오빠다보니, 애들 하는걸 사 줄 수가 없어서...
5만 원. 제 옷을 샀어요. 학교에서는 교복만 입어서 돈 쓸 일이 없었는데, 직장인이 되보니까 옷이 필요 하더라구요.
남은 돈으로 지방으로 일하러 내려가는 정말 아끼는 친구 둘 맛있는 밥 먹여 보냈어요. 보내기 싫어서 마지막에 서로 껴안고 울었어요.
그리고 제가 일하게 되면 정말 하고 싶었던 걸 하게 됬어요.
안 된다고 일침 놓으시는 엄마 설득하고 설득해서 다음 월급 나오는 날 부터 하자고 약속했어요.
아직 한 번도 정식 후원한 적은 없지만 벌써부터 맘이 뿌듯해요.
아직 많이 벌지 못해서 큰 돈은 못 내지만, 제가 커피 한 두 잔 안 마시는 걸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흡족해요.
수습 기간 끝나고 월급이 좀 더 오르게 되면 30,000원으로 올리자고 엄마랑 합의봤어요.
한 달 생활비는 그동안 모아뒀던 용돈으로도 충분 할 것 같더라구요.
오유님들 유니세프에 후원하시는 거 보고 저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됬었어요.
이렇게 쓰는 돈도 아깝지 않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