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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게시물ID : economy_76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nsi5120
추천 : 17
조회수 : 3968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4/09/12 00:43:15

캐나다 이야기가 갑자기 늘면서 '캐나다는 ㅇㅇ합니다' 등의 글이 여럿 베오베에 뜨는데,

좀 심하게 직설적으로 말을 하면,

유토피아는 없습니다. 


본인을 사회적 경제적 노예로 만들어버린

대한민국의 부조리를 타국에서 해결하려 하는 보상심리로는

결국 노예중에 최하급 외국인 노예가 될 뿐이지

단지 사는 데가 바뀐다고 사람취급받지 않습니다.


당장 본인들이 '사람취급받으러' 대한민국에 와서 '한국어를 못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어떤 마음을 가집니까?

사회적으로 박해하는 게 '불법' 내지는 안 좋은 시선 등 직접적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참아주는' 게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대한민국의 부조리를 조명하는 글엔 최소한 한두번씩은

네이버 웹툰 '송곳'의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 컷을

뭔가 있어보이려는 몸부림처럼 링크하는 게 자주 보이던데,

담담한 연출이 대단할 뿐이지 어떤 진리를 거창하게 말하는 컷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편견을 겉으로 드러내는 데 얻는 만족감이 내야 할 비용보다 낮을 뿐

여기도 사람 사는 뎁니다. 


여기에서 자주 베오베에 간 헛소리/환상을 좀 하나하나 볼까요.

캐나다는 인종차별이 없다?
 - 개소립니다. 그러는 본인들은 차별을 안 합니까? 차별 '대우'를 하는 거와는 다릅니다.

캐나다는 야근이 없다? 
 - 개소립니다. 바쁜 적 없나요?

캐나다는 직장생활 스트레스가 없다? 
 - 또한 개소립니다. 사람들 부대끼며 사는데 스트레스가 없어요? 왜 counsellor나 therapist가 유망직종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정년이 길기 때문에 오래 일할 수 있다?
 - 일을 시켜줘야 하죠. 외국이라고 경제논리가 없어지나요?

미래가 있다?
 - 있는 사람들은 있지요. 사회적 불균형이 여기도 있습니다. 소위 Generation Boomerang이라 칭하는 20/30대 삼포현상은 여기도 있습니다.
 CBC의 2012년 통계로는(Doczone 원전) 20대의 51%가 부모 집에서 산다고 했습니다.

취직이 쉽다?
 - 여기 실업률이 제로가 아닙니다. 와서 특수직으로 할 수 있는게 없고 영어도 못하면 그냥 잉여 노예인력일 뿐입니다.

나라가 안정적이다?
 - 캐나다는 그나마 안정적입니다. 근데 미국이 흔들리면 여기도 흔들립니다.

정치가 깨끗하다?
 - 푸하하핫.(...)

합리적이다?
 - 푸하하핫(...)

살기 편하고 느긋해진다?
개인 시간이 주어진다?
나 자신을 볼 수 있다?
가족과의 시간이 늘어난다?
 - 친한 사람들이 항상 만날 수 있는 거리내에 살고있는 고향에서 벗어나면 그렇게 됩니다.
 -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갈 때의 변화와 다를 것 없습니다.
 - 타인에게 쏟아야 할 시간과 관심이 훨씬 줄어들면 본인에게 쏟는 시간과 관심이 늘어나는 건 자명한 이치입니다.
 - 그만큼 타인이 당신에게 쏟는 시간도 관심도 줄어듭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명히 '쏟아야 할' 것도 줄어듭니다.


보상심리로 이민을 생각해봤자 돌아오는 건 본인의 멍청함에 대한 반성의 기회밖에 없습니다.

'외국에서 멋지게 정장 차려입고 외국인과 꿀리지 않게(이게 왜 중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화하며 멋진 생활을 하는 자신'

을 상상하고 있다면 먼저 본인이 그럴 능력이 되고 또 그런 본인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를 생각해보세요.


지금 본인이 처해있는 현실에 대한 불만점을 외국이란 캔버스에 그대로 투영해서 퍼팩트한 곳을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보입니다.

꿈들 깨세요.

여기에 당신의 아름다운 미래는 없습니다.

오직 현실만이 있을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외국인 노동자(합법적인)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 또 본인이 어떤 취급을 하고 또 어떻게 대하는지를 생각해보세요.


특히 여기에서 주로 보이는 환상이, 

'노동자에게 합리적이며', '휴가 보장'에 '임금 보장'에 '노후 보장' 등 구름잡는 소리인데,

그건 정규직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입니다.

귀하가 짧은 영어로, 수요가 높은 스킬이 없는 채로 온다면, 정규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은 정말 적습니다.

그리고 그런 천대받고 영어가 안 되는(즉,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사람들은

전술했던 '송곳'에서 말하는 그래도 되는 사람들입니다.


좁은 이민사회에서, '자식이 대학에 들어갔다'를 축하하는 사람은 많은데, '졸업했다'를 축하하는 사람은 적고, 그 뒤에 '취직했다'를 축하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습니다.



'이민하고 싶은데 ㅇㅇ하면 되나요?'

'ㅇㅇ로 몇년하면 이민 되겠죠?'

같은 류의 글로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미안하지만 이미 실패했다고 하고 싶군요.


스스로에 대한 비전이 없으면

돌아오는 건 후회뿐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제발...

도피가 아닌 다른 동기로서의 이민을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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