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왜 키워? 고양이는 주인도 몰라본다던데]
5년동안, 수도없이 들었던 말입니다.
네..
고양이한테 '언어능력'은 없다고 합니다.
소리나 행동만 알아듣죠
심지어
'주종관계'도 없습니다.
육식동물세계에선 서열이죠.
전 그렇게
서열1위에 밥 갖다 바치고 어떻게든 자길 쓰다듬으려고 환장한 이상한 생물체로 보였을 겁니다.
... 한눈에 봐도 상태가 이상한 걸 알 수 있었어요 늘 보고 있으니까요
제 눈엔 이상한데 건강하다고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하시는 말을 믿었지요
그 동안 고양이 폐에는 물이 차오르고 염증으로 신장수치가 올라가고 있었는데 저는 정말 동네 수의사선생님 말처럼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건강하게 돌아다닐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상태는 뭔가 더 안 좋아지고 결국 다른 병원에 갔는데 검사를 시작하면서 아이가 구개호흡(입 벌리고 호흡)을 하였고
호흡이 더 안 좋아졌다고 좀 더 큰 병원을 소개하면서 얼른 응급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애는 완전히 뻗어서 눈만 뜨고 있는 상황이었고 .. 또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택시를 타고 바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갔고 응급으로 아이를 넘겼어요
제가 자꾸 눈물을 흘리니까 간호사님이 아이가 산소방에 넣어주니까 구개호흡도 멈추고 조금 상태가 나아졌다고 차도를 알려주셨구요.
폐의 물을 빼고 좀 더 검사를 진행해야해서 입원을 하기로 했어요
면회도 가능하다고 하셔서 가기전에 직접 보러 갔는데
제 몸도 못 가누던 녀석이 어느정도 기력을 찾아서 가쁘게 숨을 쉬는 게 보였어요.
주의의 환경이 다 무섭고 스트레스 투성일텐데 제 욕심에..
아주 어쩌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끝까지 고통속에 보내는 거 같아서 미안해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고양이가 저를 발견하고 마치 말 걸듯이 울기 시작했어요
하루종일 말을 안 하던 앤데 .. 성대가 안좋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묵한 아이였거든요.
링거에 산소투입구를 달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끊임없이 저를 부르는데 .. 그 말이 마치 자기도 데려가라고 하는 거 같더군요
그 순간 .. 택시에 오는 내내도 저를 향해 누웠고, 수의사선생님을 마주했을 때도 제 품안으로 숨는 아이 모습이 떠올랐어요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
그저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덩치 큰 고양이가 아닌,
어쩌면 주인같은 것도 아닐거에요
이 작은 동물한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저조차도 고양이는 문 밖으로 나간 순간 남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에요
그런데 그래서 너무 괴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