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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게시물ID : lovestory_876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
조회수 : 5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5/28 08:16:48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6c_2EJK2ApI






1.jpg

랭스턴 휴즈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아들아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간 힘든 것일 뿐이니까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테니까

지금 주저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애야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2.jpg

이시카와 다쿠보쿠우스개 삼아

 

 

 

우스개 삼아 엄마를 업었으나

그 너무 가벼움에 눈물겨워

세 발짝도 못 걸었네






3.jpg

이성교밤비

 

 

 

아아 내 가슴에

떨어진 유성(流星)

밤비는

너는 울음이었다

 

땅이 움직여도

산에 돌이 떨어져도

네가 온통

이 세상에

많은 것 같구나

 

내 가슴에 묻혀 있는

너의 무덤에

해마다 무슨 꽃으로

피어 주련

 

술을 먹어도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 밤

밤비는 한 잔 술에 운다

 

아빠가 태워 준

창경원의 비행기

이 밤에도 찬 비 맞고

빙빙 돌겠지

 

이제 와

머리에 뒷짐 인

옛날을 말하지 않으련다

 

멀리 흰 나비 한 마리

훨훨 강을

건너고 있는데

이리도 내 가슴에

천둥이 치랴







4.jpg

허형만이름을 지운다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대로

가까운면 가까운 대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빕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끼고도 침침해지는데

언젠가는 누군가도 오늘 나처럼

나의 이름을 지우겠지

그 사람나의 전화번호도

함께 지우겠지






5.jpg

이규리그 가뭄

 

 

 

밤사이 못이 하나 없어져

그걸 네가 데리고 간 줄 알겠다

 

새가 부리로 찍어 날랐다면 삼천만 번

한 사람을 개과천선하고도 남았을 삼천만 번

 

혹 사랑이 그렇게 돌아올까

돌아오면 그게 사랑일까

 

새는 한 방울씩 찍어 날랐겠지만

사라진 건 송두리째다

 

네가 데려가지 못한 물이 여기 어딘가 남아 있을 것이다

 

못물 다 말라도 그곳은 여전히 늪이어서

빠져나오지 못한 실족이어서

 

마음 약한 사람은 없는 허공에

기대어 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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