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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천하 한국의 직장 1
게시물ID : economy_7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한홀릭
추천 : 19
조회수 : 2637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4/09/11 05:32:44
대기업에 10년 계시다 캐나다 이민 간 분의 글입니다.
6월8일 올라온 제1편 조회수 6000회 총 조회수 14000회의 호응높은 글이었습니다.
찬반을 떠나 진실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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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캐나다로 이민온 사람입니다.
이민와서 직장생활 하다보니 한국의 회사들이 얼마나
한심한지 알겠더군요. 이에 몇자 적어봅니다.

한국 :

아랫것들이 관리자가 필요로 하는 데이타까지 뽑아서 바쳐야 한다. 비록 그것이
나의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다른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예) 지금 부서내에 PC가 몇대 있으며 무슨 기종이고 각 PC에 깔려있는
소프트 웨어는 무엇이고 그 PC의 정/ 부 관리자는 누구인지 일목요연하게
표를 만들어 보고할것.(전산담당)
각 개인별 영어 실력을 토익점수를 등급으로 매겨서 정리 보고할것
협력업체 교육 현황을 정리 보고할것(교육담당)
협력업체 인력/ 장비 현황을 정리 보고할것(협력업체 관리담당)
부서 회식비 잔액과 지출 현황을 보고할것(회계 담당)
다음번 부서 단합대회 답사 및 후보지 선정 보고할것(섭외 담당)
이런 관리업무를 부하직원에게 떠넘기고 관리자는 앉아서 신문이나 보고 앉아있다.

관련 부서나 다른 사람들의 업무 비협조로 업무를 완수 못해도 본인에게
불똥이 튄다
연관 부서에서 설계 INFORMATION이 넘어오지 않아 설계진행이 지연되어도
호되게 당한다. "이 친구야 그러면 직접 가서 바짓 가랑이를 물고 늘어져서라도
받아와야지!"(내가 멍멍이냐? 남의 바지 가랑이나 물고 늘어지게? 그리고
지난번에 설계 지연사유 보고한것은 읽어나 봤냐?)
설계가 지연되면 왜 지연이 되는지 원인을 분석해서 풀어주는 것이 관리자의
임무인데 자신의 할 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그것을 부하직원에게 모조리
떠 넘기며 책망을 한다. 그러면 관리자는 뭐하러 있냐?

오버타임을 몇시간을 하던지 월급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12시간 뺑뺑이 돈 놈이나 다섯시에 상가집 간다고 뻥치고 놀러간 놈이나
월급은 똑같다. 옛날에도 그런적이 있지만 요즘은 주변 중국집이나 식당과
계약을 하고 저녁 식권을 준다던데 그 알량한 식권 안쓰고 며칠분을 모았다가
오늘은 중국집에서 탕수육 먹는다고 기뻐하는 나의 동료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요령좋은 넘들은 인사과 아랫것들과 사바사바 해서 식권 빼돌리기로
그나마 기름진 음식을 먹는다던데..
일요일, 공휴일날 출근을 해서 세빠지게 일해도 월급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이렇게 공짜로 사람을 부려먹고도 이익을 못내는 한국의 경영자들은 탐욕스러운
무능력자의 표본이다. 이런 하나도 쓰잘데기 없는, 오히려 일을 망쳐놓는
인간들이 열심히 일하는 실무자 월급의 몇 배를 받아 쳐먹는다.

사장은 왕이다.
아침에 길게 줄서서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으면 깔끔하게 검정 양복을 차려입은
비서실 똘마니 넘들이 쉬이~ 물럿거라! 하면서 사장의 길을 터준다. 그 뒤로 사장이
어흠!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 빳빳이 들고 거만하게 걸어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탄다.
선량한 우리 동료들 그나마 높으신 양반이니 예우를 해줘야지 하면서 이해를 한다.
정말 착한 사람들이다.
그 사장은 얼굴도 두껍지 어떻게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그렇게 새치기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웬놈의 주말 행사가 많다.
쎄빠지게 일하고 푹 쉬어야 하는 주말에 느닷없이 "전진! 2002" 같은 북한 돌격대
구호같은 제목 혹은 "JUMP 2002" 같은 무슨 뜻인지도 모를 이름의 단합대회를 간다.
그것도 1박 2일로..
만일 단합대회를 불참한다? 애사심에 문제가 있는 인간으로 찍힌다. 애사심이라..
애국심이라면 몰라도 애사심? 어떤 인간이 만든 말인지 몰라도 참 희한한 단어다.
내가 왜 남의 사업 하는것을 사랑해야 되냐?
저녁 먹고 부장이나 이사의 두어시간 당에 충성하자는 발언을 듣고나면
다리가 저려서 감각이 없어진다 누군가는 졸다가 불시의 질문을 받고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면박을 당한다. 회사가 임직원을 위해 무엇을 해줄것인지
묻기 이전에 임직원 본인이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 주로 이런 류
일색의 말도 안되는 멍멍이 소리들이다. 회사야말로 초과근무 수당 한푼 없이 꼭두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희생하는 직원들에게 원칙대로 보상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곧이어 화투가 난무하고 소주가 넘쳐 흐르는 광란의 밤이 이어진다.
모 부장의 주특기는 맥주잔으로 소주 돌리기다. 술을 못 마신다? 운전을 해야한다?
예외가 있을수가 없다.
돈잃고 잠시 사라졌다가 만취가 되어 다시 나타난 공포의 과장님이 난사하는
찌게국물 신발짝 소주병 발길질 욕설을 주의해야 한다.
만취가 되어 나타나서는 발길질을 하면서 너 나 우습게 보지마 어쩌구 횡설수설이다.
간혹 대리급에서 만취가 되어서 야 다 나와! 고함을 지르며 과장 부장의 신발을 웅덩이에
마구 던져버리는 예도 있었다. 그 대리는 평소에는 말이 거의 없는, 상사가 약간 나무라도
어쩔줄을 몰라했던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었다. 사원급에서는 똘마니 하느라 혹은 군기가
빠짝 들어 취해서 멍멍이 되는 인간은 없다.
한번은 청평으로 1박 2일 무슨 타스크포스 토론회라던가? 하는 야릇한 명목의 야유회를
갔는데 부장 바로 밑의 심복 차장이 술에 만취해서 부장에게 당신 뭐야 혼자 다 해처먹어
난 갈거야 당신이나 잘해봐 등등 추태를 부렸는데(그 나이에...) 다음날 사표를 내니
마니 난리를 치다가 이틀후 멀쩡하게 담배를 피우며 자리에 앉아있는것을 보았다.
간혹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스피시스는 심야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모두 끈채 위험천만한 필사의 탈출을 기도하기도 한다. 이런 탈주족들을 잡기위해
주차장 앞에서 잠복근무를 하는 어느 충성파 차장도 있었다. 그 인간도 쫒겨나서
지금은 조그만 회사에 취직해 아둥바둥대고 있으니 세상 참 요지경이다.
공짜술 공짜고기 실컷 먹었으니 된것 아니냐고? 당신같으면 주말에 집에서 가족들하고
지내겠나, 보기싫은 부장 이사 똘마니나 하면서 옆에서 공짜 고기나 줏어 먹고
헤롱 거리면서 술게 쩔겠나?

< 계속>


주주총회 연습을 한다.
세상에 말로만 듣던 주주총회 연습에 내가 끼게 되었다.
연극을 하듯이 대본이 있다. 나는 머리수 채우는 엑스트라 역이라 그냥 가만히
앉아있다가 박수치고 사은품 받아 나오면 되는 역할이다.(물론 연습때는 사은품이
없다) 사장도 한몫한다. 인사과 똘마니들이 지명한 단역배우 엑스트라들을 지하
식당에 모아놓고 호통을 쳐가면서 연습을 한다.
사장이 처음부터 나와서 하는게 아니라 인사과 똘마니가 사장 대행을 하면서
연습을 하는데 정말 가관이다. 비서실 직원이 손을 들고 "의장! 작년대비
매출이 감소추세인데 앞으로의 경영전략을 설명해 주세요!"(대사에 적힌 말)
그러면 인사과 똘마니는 "아니, 아니! 좀더 흥분된 목소리로 해야지! 다시!"
대가리 다 큰 어른들 끼리 하는 짓거리가 이런 짓거리다.
즉 멍멍이판 경영으로 화난 소액주주들의 발언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짓거린데
이따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수작이 언제까지나 먹혀들까?

이런식으로 몇번이고 뺑뺑이를 돌고 나면 "사장님 입장하십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멍멍이 기름 흐르는 점잖은 얼굴로 사장이 들어온다. 사장은 똘마니가 준비한 원고를
읽는둥 마는둥 하다가 몇분만에 나가 버린다.
이런 멍멍이 같은 경우가 있나 한마디 할법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당시에는 어서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가기 전에 라면이나 때리러 가자는 생각뿐이었다.
주주? 사원? 발가락에 낀 때보다 못한 존재이다.

협력업체는 마당쇠쯤의 하인 신분이다.
설계비를 올려달라고 하면 "어허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게 이 좁은 바닥인데
그렇게 빡빡하게 굴면 안돼쥐이~~!" 즉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나중에 후환을 없애
려면 참아라 이것인데 이것때문에 협력업체 사장들이 계약시점에 골프 접대다
저녁 회식이다 난리가 난다. 막내동생이나 조카뻘정도 되는 대리에게 굽신굽신
하이고 네네... 협력업체 사장들도 이런 더러운꼴 참아가면서 사업하는것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특히 구매팀에 있는 동기는 지금 점심 사겠다고 업체
사장들이 줄서 있는데 그것만 해도 몇달치 점심은 걱정이 없다고...

명절때 구두표는 기본중의 기본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구두표 받아 먹은적이 있다. 내 보직이 구두표 먹여봐야
약발이 받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쨌든 받긴 받았다.
보통 아무힘도 없는 아랫것들은 국물도 없고, 그 위에 꼽사리 쪼금 낄수 있는
과장이 7만원 짜리 구두표인데 (실제 시세는 5만원짜리) 같은 과장이라도 힘있는
부서에 있는 과장은 구두표 정도는 들어와도 아랫것들에게 선심쓰고 자신은
진짜 알짜만 챙겨먹을 정도니까.. 그래도 그 구두표 챙겨준 협력업체 사장님께는
지금도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나도 그 구두티켓은 선물로 잘 써먹었다.
출장 이동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
지방의 현장 출장을 가야 한다. 출장 기간은 다음주 월요일 부터 일주일간이다.
근무시간은 월요일 부터이니 출발도 월요일 아침에 하는것이 당연하지만 천만에
말씀. 그 전날인 일요일 오후에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요일에 집나선
이후로 초과근무 수당이 나오는것도 아니다. 이동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이
안된다는 논리다. 출장날짜 당일날 아침일찍 미팅 스케줄을 잡는것이 아주 당연하게
이루어진다. 내가 홍길동이나 스타트렉에 나오는 순간이동 장치가 있다면
모를까 출장 전날이 일요일이면 일요일날 오후에 황금같은 개인시간 써가면서
가야한다. 이 경우에는 출장 전날이 평일인 것이 출장 핑게대고 좀 일찍
나갈수 있으니까 더 좋다. 정말 더럽다.

회사 규정대로 다 찾아 먹었다가는 오래 견디기 힘들다.
입사 10년만에 해외 연수기회가 왔다. 목적지 일본. 일정은 4박 5일.
출발 날짜는 당연히 월요일이어야 하지만 역시 이번 경우에도 알아서 일요일날
비행기표로 예약을 해야했다. 연수 날짜가 정해진경우 어쩔수 없지만
이번경우 같이 개방된 전시회에 매일 열리는 세미나 참석인 경우에는 개인이
스케줄을 짤수가 있는데 이게 오히려 개인에게는 마이너스다.

순진한 생각: 일정은 4박 5일이지만 출장 일정이 끝난 후 개인 휴가를 붙여서
일본에 간 김에 한 며칠 관광도 하고 온천도 하고 왔으면 좋겠다. 전자 상가에
가서 벼르고 벼르던 노트북 컴퓨터도 사고 구경도 하고. 물론 출발은 월요일
오전에 한다.

요따위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슬며시 부른다. 작은 소리로 뭔가 충고를
해 주는데 한마디로 하면 "요즘 분위기 알지? 알아서 기어라" 이것이다.

현실: 4박 5일 일정은 원래 월화수목금 이지만 일요일날 출발했기 때문에 일월화수목이
된다. 요즘 회사 사정이 안좋기 때문에 출장비에 숙박비는 최대 하루 12000엔 이지만
7000엔짜리 허름한 여관급 호텔에서 자고 나머지는 반납한다.
마지막날 연수는 대개 마무리로 어수선하기 때문에 과감히 포기하고 하루 출장을 줄여서
수요일날 귀국, 목요일날 출근한다. 물론 하루분 출장비, 남은 숙박비와 일당은
고스란히 반납한다. 어떤 인간은 이것도 모자라 귀국하는 길에 회사로 온다.
이렇게 하고도 똑같은 교육효과를 보고 회사돈을 절약했다고 기분이 뿌듯했다.
나 너무 순진한건가?

말 나온김에 한번 짚고 넘어간다. 해외 연수는 개인의 휴가 차원으로 보내는 것인가?
솔직히 그때 일본에 가서 한 일은 세미나 참석하고 자료 긁어모아서 오는 일이었다.
그정도 일은 사람을 일본에 보내지 않아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 일에 사람을 외국으로 보내는 것도 이상하고, 또 보낸다 한들 그게 회사가
필요하니까 보내는 것이지 개인에게 휴가를 주려고 보내는 것이 아닌데, 이런 출장
가는 것을 큰 특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색을 있는대로 내면서 보내는 것이 이상하다.
회사에서 업무상 필요하면 보내고, 필요하지 않으면 안 보내면 되는 것이다.
회사가 무슨 자선 여행사도 아니고 공짜 해외여행을 보낼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 그때 출장 안가겠다고 하지 그랬냐고? 내가 미쳤냐?

비정한 해고
옛날에는 어지간히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한직이라도 회사에 다닐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내가 이민 오기 1년전 한국에 경제위기가 닥쳤을때 무지막지한
정리해고 바람이 불었는데 부서별로 할당이 있어서 부장이 짜를 사람 선별하느라
골머리 깨나 앓았다. 이때 경영 관리가 개판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는데
사람을 짜를때 우수한 사람이 살아남는것이 아니라 말잘하는 넘 부장하고 친한넘
손바닥 비비기 잘하는 넘들은 대개 무사하고 바른말 잘하는 넘 묵묵히 일만 하는넘들이
리스트에 올라갔다.

지금도 생각나는데 대학선배 한사람이 정말 진국중의 진국이었는데 능력있고 열심히
일 잘하고 남들 어려운 일 있으면 자진해서 도와주고 사람 성격까지 털털해서 주변
사람들이 아주 좋아했는데 이사람도 해고 명단에 올랐었다. 부장이 사업담당 이사
앞에서 네네 하면서 무리한 스케줄로 프로젝트를 받아오면 꼭 바른말을 해서 제동을 걸곤
했기 때문이다. 부장 생각으로야 아랫것들 족치면 되겠지 했겠지만 당하는 아랫것들 입장
에서는 그게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고 주변 사람들이 연판장이라도
돌릴 움직임이었는데 다행히 누가 다른 회사로 간다고 자진 퇴사 하는 바람에
위기를 벗어날수 있었다.

내가 퇴사후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인사과 넘들이 어느 이사에게 해고통지를 할때 본인에게
한것이 아니라 본인이 모르는 상태에서 집에 와이프에게 전화로 통보하는 바람에
심장이 약했던 와이프가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말이 좋지 본인이 충격받을까봐 그랬다는데 와이프가 심장병이 있는줄은 몰랐다나
딱 거기까지가 인사과 또라이들이 가진 생각의 한계였다.

인사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가 퇴사하고나서 연금보험을 해지하려면 퇴사 증빙이
필요한데 이것들이 법정 처리기간이 넘도록 처리를 안해주어서 진땀을 뺀적이 있다.
내가 전화를 걸어서 독촉을 하니까 이것들이 한다는 소리가 어허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쥐이~~ 그렇게 섭하게 나오면 아예 처리를 안해주는
수가 있어~~ 이 개x끼들이 지금 자유당시대 공무원 흉내내고 있는건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자기들 마음대로 휘두를수 있는 권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연금보험을 처리해 준 관리공단 공무원은 어찌나 친절하고 성의있게 일처리를
해 주었던지 지금도 고마운 마음인데 내가 10년 이상 몸담은 회사랍시고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그것도 권력이라고 요따위로 지x을 떠는 인사과 망나니 새x들과
비교가 되었다. 이 개 x끼들이 후일 또 내 주식(우리사주)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바람에
내 속깨나 썩힌다.

< 계속>


무조건 이민 1년 연기해
근 일년간의 피가 마르는 듯한 고민과 번민끝에 결정한 이민, 이제 비자가 나왔고
답사도 갔다왔고 출국 날짜가 3개월 후로 다가왔다. 지금쯤 회사에 알리고 퇴사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팀장에게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너 우리회사 몇년 다녔나?"
"네 10년 좀 넘게 다녔습니다."
"야 너는 회사에서 10년이 넘게 너에게 투자를 했는데 그럴수가 있냐? 사람이
경우가 있어야지 경우가. 무조건 1년 이민 연기하고 여기서 배운것 다 전수하고 나가!"

회사에서 나에게 10년을 투자했다는 소리는 무슨 소리인가. 그러면 10년동안 나는
그동안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공부만 해온 전혀 회사에는 도움이 안되는
존재였단 말인가?
만일 내가 필요해서 연수같은 것을 회사에 신청했다면 회사에서 오냐 너 잘한다
하고 얼른 보내 주었을까? 모든 연수 출장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 지는
것이지 개인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해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회사에서
나에게 무슨 투자를 했다고 생색을 내는 것인가?

이민을 1년 연기하면 이민 자체가 취소된다는 것을 알기나 하면서 저런 소리를
지껄이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나는 일생 일대의 모험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같은 말이라도 그딴 소리를 들으니 정말 한심한 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나와 가족의 인생을 걸고 혹독한 시련끝에 이민을 결정했는데 고작 그런말 밖에
들을수가 없다니 정말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에게 섭섭하지 않게 잘해서 보내야 회사에게 이롭다는 말이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는 마당에 욕을 하고 분탕질을 해서 보낸들 그사람이 나가서
다니던 회사를 뭐라고 선전하겠는가? 만에 하나 그렇게 섭섭한 마음을 안고 회사를
그만둔 사람이 그 회사의 사업주 회사에 입사를 해서 사업주 입장에서 회사를 평가를
한다면 과연 어떤 평가를 내릴까? 그때 가서 지난날의 정리를 강조하며 인정에 호소할
것인가?

한국사람 뭐하는지 알아? 다 구멍가게해 구멍가게.
미국에서 살다 왔다는 차장 한분이 나를 은밀히 불렀다.
부모와 형제가 미국에 살고있고 본인도 미국 영주권을 받아 미국에 갔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몇년만에 역이민을 왔다. 미국에서 살다가 왔다는 말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사람이었다.(토익 400점대)
이민을 앞두고 걱정에 얼굴이 핼쑥해져 있는 나에게 정말 답답하다는 듯,
나니까 이런 얘기라도 해 준다는, 그런 표정으로 한숨을 푹 쉬면서 얘기한다.
"한국 사람 미국에서 다 뭐해먹고 사는지 알아? 구멍가게해, 구멍가게."
그러더니 정말 안됐다는 듯이 말한다. "가서 잘해봐."
캐나다 행 비행기표를 끊어놓고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 무슨
망발인가? 그러면, 미국에서 당신이 말하는 구멍가게밖에 못하는 사람들보다
당신이 지금 더 잘 나가기라도 한다는 소리요?
일어나 있다가 눈에 띄어서 현장생활 1년

지방에 큰 프로젝트가 생겨 장기 현장출장을 보낼 사람이 필요해 졌다.
부장이 누구를 보낼까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곳은 공업단지만 밀집해
있는 오지라면 오지라고 할 수도 있는 곳이다. 월급외에 출장비가 더 나오지만
가족과 떨어져서 열악한 환경에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밖에서 생활해야
하는 현장 생활이 달가울 리가 없다. 출장비라고 해 봐야 두집살림하고 주말에
서울오는 교통비 다 제하면 별로 남는것도 없다. 한숨을 푹푹 쉬던 부장이
갑자기 부서 전체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김대리가 다른사람을
바꿔 달라는 전화를 받고 그 사람이 부서 안에 있는지 살펴 보느라고 일어서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부장 눈에는 모든 사람이 코박고 있는데 서서 두리번 거리는 한 사람이 눈에 띈다.
갑자기 부장이 김대리! 일루와봐. 하며 부른다.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부장앞에
불려간 김대리는 그 다음날로 현장에 내려가 1년 이상을 있어야 했다.
부장 눈에야 아랫것들이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보였겠나? 다 고만고만한
능력을 가진 졸개로 보였겠지. 업무상 장기출장을 보내는데 개인의 현재 업무로드,
능력, 이사람이 출장갔을 경우 잔여업무 대리자, 게다가 개인과 그사람의 가족까지
고려해야 하는것 아닌가. 당시 김대리는 신혼에다가 와이프가 임신중이었다.
장기 출장이라고 그 아무것도 없는 삭막한 곳에 가족까지 데려갈 수도 없고
데려갈수 있도록 회사에서 허용이 되는것도 아니다. 즉 가족 데려가고 싶으면
네가 네 돈으로 다 알아서 하든지 말든지해라 이거지.
일어서 있다가 눈에 띄여서 장기 지방출장을 가는 김대리는 얼마나 황당했을까.
이런것도 그렇게 즉흥적으로 처리할 정도로 인력관리가 개판인 것이다.

다른 부서에 있던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서 컨설팅 업체를 차렸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던 사람이니 회사의 사정을 잘 알것이고 따라서 회사에서
그 회사와 계약을 맺고 시스템 도입을 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계약단가인데 굉장히 짜게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언젠가 회사에 들어와 있던 그 협력업체 사장을 만나서 커피한잔 하면서 얘기를
했다. 그 사람이 조심스럽게 하는 불평인 즉슨 "이번 계약때 단가를 싸게 해 줘야
다음에 또 일을 맡기지"라면서 계약할때 어떻게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단가 할인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 이지만 이건 뭐 어느 정도가
아니라 인건비도 안나오는 수준으로 후려치니...
정당하게 제값을 지불하고 뭘 하겠다는게 아니라 무조건 값을 후려치려는 그
논리가 괘씸하다고 했다. 더우기 다음 일의 도급을 미끼로 협박아닌 협박을
하는데 절망을 느꼈다고 한다.

장비도입 건의는 삭감을 전제로 뻥튀기를 해서 올려야 한다?

회사에서 굵직한 프로젝트가 몇개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는
설계 TOOL로서 3차원 CAD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어떻게 수주는 했던 모양인데(프로젝트의 수주가 입찰
단가나 경험 그리고 기술력 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설계 기술이었다.
프로젝트 시작까지는 4개월 남짓 남았었고 4개월이라는 시간은 장비도입과
셋업만으로도 모자랄 정도의 촉박한 시간이었다.
당연히 나는 담당자로서 직원 트레이닝과 장비 도입을 건의했고 우선 담당자인
나 부터 트레이닝을 받을것을 건의했다. 도입장비 대수는 최소/ 적정/ 충분
세가지 경우를 나누어서 그 이유를 적어넣었고 트레이닝은 그쪽으로 유명한
독일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 3-4개월간의 연수를 보내달라고 건의 하였다.

장비도입? 독일연수? 다 꿈같은 나만의 생각이었다.
먼저 장비도입은 프로젝트 시작 두달전까지 지연이 되더니 겨우 1대를 사주는
것이었다. (최소장비 대수는 3대였다) 해외 연수?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씨도 안먹힐 꿈같은 나만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물론 나도 해외연수는 별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하는데
필수적인 장비도입까지도 이렇게 미적거릴줄은 정말 몰랐다.

해외 연수대신에 내가 받은 트레이닝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나흘짜리 공짜교육이 전부였다.
지질이도 실력없는 한국 딜러에게 나흘짜리 공짜교육을 받고 이후로는 혼자서 매뉴얼 보고
북치고 장구쳐야 하는 판국이었다.
4일짜리 딜러 교육을 받는데 세상에 가르치는 인간이 간단한 명령어 조차도 모르는 것이었

다.

이 소프트웨어 회사, 정확히는 한국 수입총판 대리점인데 이 회사가 정말 웃기는 회사였다.
이 인간들은 전혀 회사에서 짤릴 걱정을 안 하는지 고객에게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대하는
것이었다.
소프트웨어를 팔아먹었으면 쫒아 다니면서 기술적인 지원을 해도 모자랄 판국인데
어느날 내가 전화를 걸어서 기술적인 문제를 물어보니 굉장히 불쾌한 투로 대뜸
중간에 말을 끝더니 아 이쪽으로 전화하시면 안되고 전화 돌려드릴께요 하면서 대여섯번을
전화를 돌리다가 그냥 끊어 버리는 것이었다.
겨우 담당자와 연결이 되어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그쪽 회사로 찾아가겠다고 하고
시간 약속을 하고 가니 30분을 기다리게 해 놓고는 자신은 찾아온 손님과 잡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손님이 나를 턱으로 가리키면서 누구야? 하면서 물어보니
어, XX(내가 다니던 회사이름)야. 하면서 시시덕 거리는 것이다.
이건 뭐 누가 고객이고 누가 직원인지 모를 지경이었고 그 이전에 사람을 지척에 앉혀
놓고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짓거리들을 하고 앉았으니 기가 막혔다.
내가 발끈해서 지금 바쁘신가 보군요 하면서 벌떡 일어서니 그제서야 심각성을
깨닫고 엘리베이터까지 쫒아와서 붙들고 난리가 났다.

교육실이라고 거지같은 컴퓨터 다섯대가 있는데 그나마 언제 청소를 했는지 모니터와
컴퓨터에 시커먼 먼지가 켜켜이 앉아 만지기가 두려울 정도였고 그나마 한대당 세명씩
앉혀서 교육을 시키니 이건 뭐 키보드 한번 두드려 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교육 담당자 이 물건은 또 기가 막히게도 아주 간단한 명령어도 모르는채
매뉴얼을 손에 들고 그것을 읽어가며 가르치는 것이었다. 교육 둘째날 아침에 교육장에
가니 내가 사용하던 컴퓨터를 치워버려 당황했는데 그들 말로는 다른곳에 사용할
컴퓨터가 부족해서 그쪽으로 가지고 갔으니 알아서 다른사람 컴퓨터로 끼여서 교육을
받으라고 한다. 참 기막히게 웃기는 놈들이었다.

이 회사에서 이 소프트웨어의 매뉴얼을 번역해서 또 팔아먹는데 이 매뉴얼이 또
가관이다. 컴퓨터를 모르는 상태에서 영어만 아는 사람이 번역을 했다는 소리가 아니고
컴퓨터와 영어를 동시에, 그것도 철저하게 무식한 인간이 번역을 해 놓아서 분명히
한글은 한글인데 무슨 주문을 적어놓은것 같은 엉터리 잡탕 책이었다.
boresite, 즉 발음이 보어사이트 비슷하게 나는데 "보래지트"라고 해놓질 않나
옛날에 최불암 시리즈에서 time잡지를 티메라고 읽었다는 우스개가 있었는데
이 매뉴얼에서 정말 그런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회사 직원이 같이 밥먹으면서 얘기하는데 지딴에는 친해졌다고 하는 소리
겠지만 그 회사 사장이 자격도 없는놈에게 싼 값으로 번역을 시키고 나머지는 쓱싹 했다고
한다. 아마 중학교 다니는 아들에게(그것도 공부도 지질이 못하는) 일감을 준
모양인데 한글 번역판이야 미국 본사에서 잘했는지 못했는지 알수가 없겠지
하는 생각에 사기를 친것 같았다.

또 웃긴게 소프트웨어 공급을 했으면 당연히 매뉴얼과 CD를 세트로 제공을 해야
하는데 프로그램만 쓱 깔아서 (하드웨어도 같이 구입했음) 주고는 입을 싹 씻는
것이었다. 요청을 하다 하다 화가나서 미국 본사에 이메일을 보냈더니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 것이었다. 즉 불법 복사가 아닌이상 cd와 매뉴얼은
당연히 따라오는것인데 무슨소리냐는 것이었다. 나는 즉시 이 회사를 조사해
보라고 답장을 썼다. 얼마후 매뉴얼이 도착했는데 허름한게 도저히 새책같지가
않았고 또 한가지 새책이라면 보통 비닐로 포장이 되어 있는데 이 경우 다 뜯어
져서 온것이 의심이 갔다.
내 심증은 이 대리점에서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사를 해서 부당이득을 취하는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내 손에 들어온 매뉴얼에 만족을 하고 말았다.
뭐 지금이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튼 이틀만에 교육받는것을 그만두고 돌아와 보고서를 썼다. 이 교육은 시간 낭비라고.
다른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고, 그리고 지금 참가 가능한 교육 과정과 일정, 금액등을
인터넷으로 상세하게 조사해서 보고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교육? 그거 아무리 받아봐


본인이 노력을 안하면 무슨 소용인가? 반대로 교육 안 받아도 본인이 알아서 열심히
하면 되지!" 기가막힌 논리였다.

프로젝트 시작은 점점 가까와지고 이런 현실로는 첫걸음부터 와장장
깨질것은 불보듯이 뻔한데 정말 난감했다.
막막한 심정에 전산 부서 담당자를 만나서 이런 현실로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는데 왜 그렇게 터무니 없이 장비 도입대수를 삭감해 버렸는지,
그리고 삭감할때 담당자인 나에게 설명 하나 없이 일방적으로 삭감해 버려도
되는 것인지 항의를 했다. 그랬더니 그 인간 대답이 정말 기가 막혔다.

"아니 그런거 올려서 100% 통과되는 경우가 어디 있나? 회사 생활 하루이틀 한것도
아니고 다 그런것까지 감안해서 필요량의 150%정도 계산해서 올려야지.
그리고, 우는애 떡하나 더 준다고 장비 신청서 올려놓고 전화 한통 안하니
팍 까버려도 되는줄 알았지, 다른 부서는 장비 신청서 올려놓고 매일같이 전화야,
그거 안주면 일 못한다고, 그러면 당신이 책임 질거냐고, 보고서 쪼가리 그거 한장
달랑 올려놓고 주야장창 기다리면 일이 되나, 일이."

순진하게도 그때는 내가 잘못한줄 알았다. 내가 성의가 없어서, 정말 그인간
말 대로 보고서 한장 달랑 올려놓고 내 책임 끝났다, 오늘 내일 세월아 네월아
한것 같아서 책임감도 느꼈었다. 여기 회사생활을 해보니 이제 알겠다.
그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개 짖는것같은 주장인지. 이따위로 경영 관리를 하니
회사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절차에 따라 일을 해도 억지를 쓰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 지지가 않는다

<계속>



플로터 발주
모든 설계도면의 출력은 무조건 중앙 한곳, 플로터 실에다가 데이타를 보내서
그곳에서 출력을 하게끔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설계부서 수백명이 도면 출력을 단 한곳으로 집중하니 그게 감당이
되지가 않았다.
이런것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부서별 출력 도면수/ 도면의 종류 프로젝트별
출력 도면수 출력 에러율 등등의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것도
없이 그냥 부서별로 플로터를 도입하자니 돈이 많이 드니까 무조건 한군데로
몰아버린 것이다.

관리가 이따위로 개판을 치니 일이 될리가 없다. 참다 못해 부서 예산을
끌어서 부서 전용 플로터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종은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하고 속도가 빠르고 내구성이 뛰어나고 유지비가 저렴한 H사의
것을 강력 추천을 하였다. 그런데 부서 전용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전산부서의 동의가 필요한데 묘하게도 이게 기종이 바뀌게 된다.

즉 값이 월등히 비싸고, 속도가 엄청나게 느린데가가, 나온지 얼마 안되어
성능이 검증이 안되었고, 유지비는 엄청나게 비싸고 해상도는 좋지만
잉크가 많이 들어 복잡한 도면 한장을 출력하면 중도에 멈추어 버리는
C사의 플로터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부서 전용 플로터는 사업주에게 주기 위해서 출력하는 것이 아니라 체크용
도면을 출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해상도 고품질이 필요가 없고 대신에
즉시 즉시 체크를 할수 있는 속도가 중요시 되고, 또 빤한 부서 예산에
유지비 또한 저렴해야 되는데 이런 조건은 하나도 만족을 못하는 플로터가
도입이 되었으니 이게 무용지물이 될것은 뻔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달이 못되어 이 플로터는 사용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먼지만 쌓이는 신세가 되었다. 게다가 고장까지 잦아서 서비스를 부르면
이것들이 처음 나온 기종이라 고치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전산실 담당자에게 당연히 항의를 했었다. 왜 내가 신청한 기종을 한마디
협의없이 C사의 것으로 바꿔치기 했냐고. 그랬더니 대답이 기가 막혔다.
"그러면 없었던 걸로 하고 다시 가져갈까요?"

그러고 보니 전산실에 있는 장비 기종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부 C사의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뭔가 구린 냄새가 나는 일이었지만
새까만 직급을 가진 내가 뭘 어쩌겠는가.

부장에게 보고하는 것이 나의 한계였는데 예상대로 흐지부지..
아까운 천만원이 넘는 플로터만 썩어가고 있었다.


x끼들 버리고 너만 가서 혼자 잘먹고 잘살겠다 이거지

일이 이쯤 되자 나도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시작 한달
반을 남겨놓고 장비 1대에 대리하나 신입사원 둘을 붙여주고 한달 반
안에 프로젝트 수행할 만한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놓아야 하는것이
나의 임무였다.

한대의 컴퓨터를 네명이 가지고 뭘 어쩌라는 것인가?
남은 방법은 하나, 불법 카피를 해서 다른 PC에 인스톨해서 트레이닝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으로 뒤숭숭할
때였는데도 나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지금 같으면 씨도 안 먹힐 소리이고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부족으로 일을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하고 말았겠지만 그 당시에는 나의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야하는 줄 알고 있었다.

당시에 불법복제 단속에 대비해서 내가 후배 신입사원들에게 한 얘기가
생각이 난다. 단속이 갑자기 들이닥치면 컴퓨터를 무조건 뜯어내서
창밖으로 집어 던져버리라고. 그게 너와 내가 사는 길이라고 했다.

기술 담당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동안 회사는 무엇을 했는가.
사장 전무 이사 팀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골프 부킹이나 하고
있었겠지.

나의 자리가 상무이사 옆옆자리였던 적이 있었다. 당연히 전화하는
소리, 얘기하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는데, 왜 그렇게 거침없이
큰 소리로 고함을 질러가며 통화를 하는지, 여러사람이 같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그렇게 행동하면서도 털끝만치의 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것인지. 하긴 아랫것들이 인간으로 보였을 리가 없지.
하여간 그 양반 하루종일 하는 일과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접대약속
일정 잡는것이었다.

온갖 인상을 쓰면서 거만을 떨다가 전화통을 잡는 즉시 어투가 변한다.

"하이고 김부장님, 요즘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말에 필드에 한번
나가셔야죠? 왓핫핫핫"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다.
김부장은 유력 신문의 부서장이다.
아랫것들 불러서 호통을 치면서 야단을 치는 이유를 들어보면 유력한
사람의 와이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향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것이 대기업이랍시고, 기술로 먹고사는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옛날에 회사와 컨서시엄으로 일을 한 적인 있는 독일 엔지니어링
회사가 있었는데 지금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3D CAD를 오래전부터
보유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KNOW-HOW가 있다는 뜻이다.

그 회사는 지금 회사에서 나보고 한달 반 만에 완료하라고 하는 그
3D CAD를 당시 7년째 하고 있는 회사였다. 물론 초기버전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해 가면서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상 그 독일 회사의 프로젝트 리더와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하는 얘기는 아직도 자기네들은 그 CAD
프로그램이 업무에 완전히 정착이 되지 않아 고생을 할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선진국 회사가 7년째 사용하면서도 아직 업무
적용에 고생하고 있는 것을 나 혼자서 한달 반만에 해 치우라는
것이었다. 물론 팀장에게 얘기를 했지만 "그러면 못하겠다는 소리냐,
이제와서 그런소리 하면 뭘 어쩌라는 거냐" 는 말 뿐이니 정말 원망
스럽고 막막한 심정이었다.

그러던 중 다른 회사에서 구인을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인터넷에
들어가 확인을 해 보니 정말이었다. 그 회사는 최근에 지금 내가
하고있는 3D 캐드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서 내가 원하는 컴퓨터
장비가 지천으로 있었다.

즉 그 회사에서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대량 도입해 놓고
그것을 관리할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고 지금 나는 이
회사에서 똑같은 장비 달랑 1대를 가지고 장비 부족 스케줄 부족
으로 비명을 질러가면서 낑낑대고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쪽 회사는 이제 대대적으로 시작을 할 기세이니 그
회사로 가면 속칭 회사에서 클 수 있는 기회가 보이는 것이었다.

하루 월차를 내고 그쪽 회사에 경력사원 면접을 보고나니 바로
다음날 그쪽회사 담당부서 팀장으로부터 잘해보자고 전화가 왔고
며칠후 당연히 합격통지가 왔다. 문제는 지금 회사에 사직서를
내는데 부터 시작되었다. 팀장에게 얘기하니 다짜고짜로
화를 벌컥 내면서 노발대발 하는 것이었다. 내가 갑자기
나가면 내가 트레이닝 시키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며 지금
시작되는 프로젝트의 캐드는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었다.

엄청나게 싸우고 또 밥사준다고 부르면 도망가고 퇴근후에
한잔 하자는 것도 도망가고 하는 나날이 지나갔다.

그렇다고 뭐 내가 평소에 팀장으로부터 대단하게 신임을 받고
편애를 받은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였다.
대리 달때 한번 물먹고, 또 과장 진급할때도 또한번 물먹었으니
팀장이 나에게 무슨 안좋은 감정을 갖고있나보다 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처지였다.
게다가 내 성격마저 그다지 싹싹하지 못해서 윗사람하고
농담 한번 하기도 서먹한 상황이었다.

그냥 그저 그렇게 있는둥 마는둥, 상사에게 인정도 못 받고
그럭저럭 지내다가 더 좋은 환경을 찾아서 나가겠다고 하니까
이건 뭐 인간말종을 취급하듯이 말하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막말로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나가면 안될 정도의 중요 인물이
라면 그동안 왜 그런 고과를 주었는가?
인사고과만 놓고 본다면 나같은 존재는 언제든지 회사를
그만두어도 좋은 그런 사람이었다.

또 이해가 안가는 것이 그렇게 나를 못 나가게 붙들고
싶었으면 어떤 조건을 제시해야지 무조건 욕하고 인정에 호소하면
되는줄 아는지 참 이건 뭐 회사인지 소위 말하는 조직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지금도 생각나는데 팀장이 나를 불러다가 세워놓고 의자에
앉아서 빤히 노려보면서 "그래 x끼들 버리고 너만 혼자 가서
잘먹고 잘살겠다 이거지? 너 원래 그런 인간이었냐?"

그럼 내가 어미이고 지금 같이 일하는 대리 사원은 새x라는
얘긴데 듣는 에미 x끼들 기분 나빠 어디 일 하겠나.
지금 그 팀장도 타의에 의해 x끼들 버리고 밀려나갔는데 협력업체에
부장으로 갔다나.. 문제는 그 부서에 직원 하나 없이 혼자서
부장 사원 다 해먹는 보직이라 돌볼 x끼들이 없어 고심한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

막말로 월급을 더 주겠다던가 아니면 책임있는 직책을 주겠다던가
연수 기회를 주겠다던가 무엇인가 사람을 붙들 만한 조건을 걸고
설득을 해야지 무조건 지금 회사 나가면 천하에 경우없는 인간이고
상대 회사 욕만 드립다 해 대면서 만류를 하니...

그 회사는 연줄없으면 가망이 없어, 얼마나 X같은 놈들이 많은줄
알아? 부정은 또 얼마나 심하다구 협력업체들이 죽어나 회장
사장 처남 동생이 다 해쳐먹는 회사야(그럼 우리회사는 가족끼리
다 해쳐먹는 회사 아니냐?)

결국 전무에게 까지 불려가게 되었다. 전무정도면 평상시 같으면
나같은 말단 과장은 업무상 만나기도 힘든 사람이었다.
그 자리에서 전무가 너 도데체 원하는게 뭐냐? 그걸 들어주면
될거 아니냐? 하고 묻는 것이었다. 나의 요구 조건은 이것이었다.

지금 상태로는 프로젝트 수행이 절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서에
장비를 최소한 다섯대 증설해주고,(1억 정도 상당)
나를 독일에 그 분야에 정통해 있는 엔지니어링 회사에 몇개월간
연수를 보내달라. 연수 프로그램이 없다면 업무상 출장형식으로
보내주어도 좋다. 어떻게든 구실을 만들어 보내주면 그다음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

또 한가지는 미국에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설계
소프트웨어의 컨퍼런스를 하는데 그곳에 보내달라.(일주일 일정)
하지만 이것은 참가하면 좋고 안 보내주어도 상관이 없다.
본부장(전무)의 대답은, 장비 확충은 다른 부서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주겠다.(그러면 그 부

서는 어떻게 하라고?)

독일에 보내주는것은 확답을 못 하겠지만 최선을 다해 추진해
보겠다.(이것은 확실한 뻥이고) 미국에 컨퍼런스에 참가하는것은
좋다. 보내주마.

사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월급이라도
왕창 올려달라고 할것을, 직급이라도 물먹은거 보상해서 올려달라고
할것을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당시에는 그런 생각 조차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무같은 높은 사람이 나같은 말단 과장을 직접 면담하고
퇴직을 만류했다는 사실에 미안하기도 하고 사실 기분이 조금
우쭐해지기도 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철없는 생각이었지만..


헌츠빌에서 놀고먹다온 열흘

독일 4개월 연수? 애초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추진은
무슨, 독일 회사에 전화 한통화 이메일 한통이라도 했다면 내손에
장을 지진다. 결국 싫다고 회사 나간다는 놈 위로차 미국 해외여행
한번 시켜주고 붙들어 두자 이것이었다.

컨퍼런스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자사제품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는데도 일인당 700불이 넘는 참가비를 받아먹는 바람에 정말
배짱 튀기면서 하는 장사에 같이 놀아나는 느낌이었다.

당시 생각으로는 지금 장비 한대 소프트웨어 한 카피가 시급한데
이런 호화 외유성 출장을 가야 하나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 그 당시
에는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었다.

돈값을 한다고 매일 아침 점심이 부페식으로 제공되고 하루저녁
날 잡아서 우주선 전시해 놓은 파크에서 바비큐 파티도 열어주는
것이었다. 밴드에다 가수도 오고 정말 출장 치고는 호화판 파티였다.

사실 그거 해봐야 700불어치 값어치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
지만. 그 컨퍼런스가 끝나고 필라델피아에 이번 프로젝트의 컨서시움
회사에 들렀다 오는것이 임무였는데 그 임무라는게 황당했다.

그 회사에 가서 CD한장 받고, 설계 얼마나 잘하나 타진해 보고
오라는게 전부였다. 즉 나흘짜리 컨퍼런스 끝나고 달랑 한국으로 오기는
섭섭하니 구경도 좀 하고 쉬다가 오라는 뜻이었다.

참나 이럴바에는 아예 속편하게 탁 까놓고 패키지 관광이나 시켜줄
것이지. 아니면 돈으로 주던가
** 야 부장 너는 배 x기에 철판 둘렀냐?

우리 부서에 정말 이상한 또라이가 하나 있었다. 부장하고 입사 동기인데,
동기가 부장인데 이사람은 대리였다. 일? 하나도 안한다.

정말 회사에 나와서 철저하게 놀다가는 그런 인간이었다.

게다가 머리가 돌았는지 아무에게나 이 x끼 저 x끼에다가 사원들을
야 일루와봐 이거 해와 이런 말투로 일을 시키는데 무슨 고등학교 양아치
새x들 놀듯이 행동을 하는 것이었고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기피하는
인물이었다.

일을 안하니 회사 들어온지 오래 되었어도 업무를 모르고, 업무를 모르니
모든 일은 아랫것들이 알아서 챙겨 해야하는 처지였다. 내 동기가 신입
사원때 이 사람 밑에 배치되어 1년동안 정말 일도 하나 못배우고 고생은
고생대로 엄청나게 한적이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돈은 많은지 그랜저를 타고 다녔는데 들리는 소문
으로는 영등포에 상가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괌에 카지노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괌 카지노 소문은 소문이 아니라 본인에게 직접 들은것인데
거들먹 거리느라 거짓말을 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돈은 많은것
같았다.

부장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해서 이것저것 보다보니 우연히 이사람 인사
카드를 보았는데 입사 형식이 "특채"였다.

즉 누구 빽으로 들어왔다는 소리인데 나중에 다른사람이 그사람이 회장의
먼 친척뻘 이라는 얘기를 해 주었다. 그제서야 그렇게 생활하면서도
버티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 사람의 불만은 당연히 승진이었는데 입사야 어떻게 들어왔지만
도데체가 일을 해야 승진을 하던가 말던가 할텐데 일(설계)을 전혀
모르는데다가 하루종일 왔다갔다 하면서 소일을 하니 승진을 시키고
싶어도 시킬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사장 회장 빽이라도 어느정도
웬간해야 승진을 시키지 이런식으로 개판을 치면서 회사생활을 하는데
남의 이목때문이라도 승진을 시킬수 없었을 것이다.

하기사 그사람은 월급가지고 용돈 정도 쓸텐데 무엇하러 손가락질
받아가며 회사에 나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해 인사발표가 나던날이었는데 너 이x끼 죽인다 하는 고함이 들리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보니 부장동기 그 또x이 대리가 칼을 들고 설치는
것이었다. 아니 설치는 정도가 아니라 부장은 저 멀리 엘리베이터로
도망가고 있고 그 또라이가 칼을 들고 쫒아가는 중이었다.

막 뛰어가면서 하는 소리가 "씨x 부장이면 배에 철판 둘렀냐? 거기 안서?
죽여버린다!!"

부장이 이번에는 꼭 과장승진 시켜준다고 하고서는 싹 입을 씻은
모양이었다. 이런 일을 벌이고도 경찰에 체포되지 않고 다음날
멀쩡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는게 정말 신기했다.

이런 장면이 벌어지는 곳이 대학, 대학원까지 나오고 배울것 다 배운
인간들이 모인 한국의 회사, 그것도 일류를 지향한다는 회사다.




** 50대 만년과장의 비애: 보험하나만 들어줘~

관리쪽에 50대의 과장이 있었다. 이 사람은 만년과장이라는 직함에
걸맞는 고문관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었는데 이사람의 업무는 주로
품의서 같은 서류의 오자 탈자 컴마 점 빠진것, 줄 맞춤이 틀린것을
추려내어 서류를 반려하는 것이었다.

과연 전문가 답게 이사람에게 걸리면 단 한번에 서류가 통과되는
사람이 없었다. 줄 맞추기, 띄어쓰기, 컴마 빠졌다고 일초가 급한
서류를 반려시킬때 서류를 들고간 사람은 돌아버릴 지경이 된다.

이 사람도 IMF를 못 넘기고 짤렸는데 서류에 오자 탈자 줄맞춤
체크하는 전문기술로는 다른곳에 취업을 할 수가 없었는지 결국
보험모집인으로 변신해서 보험모집하러 회사에 찾아왔다.

그나마 친했다고 생각하는 몇몇 사람에게 보험 한개만 들어달라고
사정하는 것을 곁눈으로 보았는데 측은하고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 하오니 사건

입사해서 얼마 안되었을때의 일이다. 서류를 작성해서 과장 싸인을
받는데 과장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내가 작성한 서류를 읽더니
줄마다 빨간 싸인펜으로 찍찍 긋는것이었다.

서류에는 "... 해서 ...를 보내 드립니다....를 가능한 빨리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되어있었는데 이사람 말이 걸작이다.

"지금 연애편지 쓰냐? 하오니라고 해야지!" 하오니가 뭔지 몰라
어리벙벙하게 서있는데 그사람이 고친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 해서 ..를 송부 하오니..를 조속 반영 요망합니다"

이것이 내 기억속에 있는 하오니 사건의 전말이다. 그 사건후
서류에다가 일부러 하오니를 넣느라고 고생깨나 해야 했다.





** 감히 과장 새x가 그따위로 행동해?

입사한지 두어달 되었을 때의 일이다. 갑자기 복도가 소란스러워지면서
점잖게 양복에 넥타이를 맨 과장님 두 분이 육두문자를 쓰면서 서로
멱살을 거머쥐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중이었는데 회의중에 무슨 불만이 있었는지
몰라도 나오면서 말로 티격태격하다가 둘이 감정이 폭발했는지
막가는 식으로 붙은 것이었다.

지금도 그 대사가 생각나는데 웃겨서 죽을뻔했다.

"야 너 이x끼 감히 과장 x끼가 그따위로 덤벼?"
"뭐? 과장새x? 이 x끼가 눈에 뵈는게 없나?"

입사한지 두어달 된 신입사원의 눈에 과장, 그것도 고참 과장이면
하늘같이 보이는 존재였는데 "과장 x 끼"라는 단어가 무척 생소했다.

그밖에 이런 류의 활극이 심심찮게 일어나곤 했는데 가장 경미하고
일반적인 대사는 이것이다.

"야! 너 몇살이야?"

또 한가지는 "너 이 x끼 오늘 나한테 죽었어. 따라와" 하면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상대편도 지지않고 따라가다가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불시의 뒷발차기를 맞고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고. 다음날 그
사람은 시퍼런 눈에다 계란을 부비면서 자리에 앉아있다.

대학 다 나오고 처자식 다있는 인간들이 이따위 짓거리나 하고
있으니 이건 뭐 개판이 다 된 고등학교 교실인지, 죄수들이
주도권 다툼하는 깜방 안인지 모를 지경이다.


** 사장의 현장 순시: 구보/ 발길질/ 욕설/ 이 x끼 이것밖에 못하겠어?

계열사 사장중에 아주 괴짜인 사장이 있었다. 계열사 사장, 그것도
큰 그룹의 계열사 사장 이니 한국의 소위 사회적인 신분으로 보아서는
굉장히 높은 지체라고 할수 있었다.

이 사람이 현장 순시를 오면 모든 사람들이 비상이 걸린다.

자동차를 타고 현장에 오면 차에서 내리자 마자 한마디도 안하고
따짜고짜로 구보로 현장을 도는 것이다.

그 뒤로 전무 상무 이사 부장들이 서열순으로 쪼르르 따라 뛰면서
현장을 둘러본다. 얼마나 웃긴지..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부장, 이사, 상무전무 상관없이 욕설이
나간다.

"너 이 x끼 이것밖에 못하겠어? 그따위로 할거면 당장 그만둬! 이새x야"

무슨 뒷골목 양아치 x끼들이나 쓰는 상소리를 입에 달고 게다가
폭행까지 한다.

속칭 쪼인트 까는 폭행을 하는데 애들이 고등학생 대학생인 머리
허연 상무 전무가 무릎을 채여가면서 욕을 먹는다.

이런 정신병자가 사장이었다. 들리는 얘기로는 아주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고 하던데 결국 짤려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다가
꿈속에서 신의 계시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쫄딱 망했다고 한다.
결국 무속 비슷하게 기독교를 믿었다는 얘기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따위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양아치
떨거지 같은 인간들이 사장이랍시고 떡 하니 앉아서 옛날 군인들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듯이 사업을 하니 사업이 잘 될리가 없다.


** 거기 웃도리 안입고 온놈 뭐야?

옛날 회사에서는 기술직이건 인사 관리직이건 상관없이 양복에
넥타이 매고 출근해야 했다. 여기에서도 넥타이 양복은 답답해서
못 입는데 서울에서 넥타이에 양복이란 정말 고역이었다.

몇차례 기술부서 만큼은 평상복으로 출근하자고 건의가 들어갔지만
뭐 "위화감"을 조성한다나 뭐라나 하는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묵살되곤 했다.

그 절차도 뭐 사장이 끙~ 하고 불편한 표정을 한번 지으면
아랫것들이 알아서 안됩니다 위화감 생깁니다 와글와글 개굴개굴
떠들었을 것이다. 내가 더워도 양복입는데 다른 사람이 시원하게
캐주얼 입으면 기분이 나빠져서 일이 잘 안되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항상 하얀 와이셔츠를 준비해야 하는
와이프도 고생이었다. 특히 여름만 되면 하루만 입어도 후줄근
해지는데다가 소매와 목이 새까매지는 바람에 양복입은 거지가
따로 없었다. 전철은 왜 그리 만원에다가 에어컨도 안나오는지
에어컨은 커녕 바람조차 통하지를 않아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터널의 먼지와 공해로 가득찬 공기라도 마시려고 지하철 열차의
창문을 열곤 했다.

그렇게 한참을 터널공기 맞고나서 내리면 시커먼 땟국물이 얼굴에
줄줄 흐르곤 했다.

이런 고역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여름에는 양복 웃도리를 안
입고 넥타이는 가방에 넣어와서 회사에서 넥타이를 매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어느날 이런식으로 양복 웃도리를 안 입고 왔는데 무슨 본부장이
갑자기 훈시를 한다고 사무실 한곳으로 다들 모이라는 것이었다.

모이는 것도 사열종대! 사열 횡대! 강아지 x끼들 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부장이란 인간이 군대 쫄다구 부리듯이 줄을 세운다.

그런 부장의 눈에 나를 포함한 몇몇 와이셔츠 바람의 인간들이
눈에 띄였겠다.

어이, 거기, 양복 웃도리 안 입은 놈들 뭐야? 어서가서 입고와.
뭐? 없어? 이것들이 정신이 있나 없나, 본부장님 오시는데 와이셔츠
바람으로 떡 서서 뭘 어쩌겠다는거야? 어이, 거기 와이셔츠!
뒤로가 뒤로.

졸지에 나를 비롯한 몇사람이 인간이 아닌 와이셔츠로 둔갑을 한다.

짜증을 있는대로 부리면서 하는 말이다. 양복에 와이셔츠라.
좋기는 한데 그게 자가용 뒷좌석에 제끼고 앉아 에어컨 바람
쐬면서 다니는 사장이나 폼나고 좋은거지 마을버스 시내버스
지하철 갈아타가면서 땟국에 땀 줄줄 흘리면서 다니는 사원들에게는
얼마나 고역인지 생각이나 해 보았겠나.

아니 그들에게 직원들이 인간으로나 보였을까.
슬금슬금 뒤로 빠져나가는 나에게 또 하나의 특명이 떨어진다.
본부장님 보기 좋게 삐뚤어진 의자들을 똑 바로 줄맞추어서
놓으라는 것이다. 의자를 정리하면서 회사생활의 비애가
느껴졌다.

이런 멍멍이 x끼들이 경영을 하니 회사가 개판이지라고
한마디 하고 싶다.

< 계속>



** 감히 공무원과 시간약속을? 아침부터 가서 공손하게 기다렸다가 만나야지

현장에서 전화가 왔다. 공사 착공전에 신고를 하러 시청에 들어가야 하니
내일 첫 비행기(6 시 출발)로 내려 오라는 것이었다.

듣고있다 보니 은근히 짜증이 났다. 지금 차고 있는 일도 바빠 죽겠는데
다짜고짜 내일 첫 비행기로 내려오라는, 그것도 이쪽 사정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명령 하듯이 말하는데 뭐 이런 인간이 다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러면 그쪽 공무원하고 약속을 하시고 몇시까지 내가 가면
되는지 알려달라고 하니 이 인간 대답이 가관이다.

아니 감히 공무원하고 시간약속을 하다니? 허, 참,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 당신 관청에 몇번이나 들어가 봤어? 도면 싸들고 내려오라면
내려오지 무슨 잔말이 그렇게 많아?
담당 공무원하고 감히 시간약속 했다가 일 틀어지면, 이 싸가지 없는
자식아 니가 책임질거야?

일이 이쯤되자 나도 열이 있는대로 받아서 이런 개 x끼야 니가 뭔데
나보고 내려오라 마라 명령이야 공무원하고 업무시간 약속 하라는데
뭐가 잘못된거야 이 씨x놈아

그랬더니 이 개x끼 올라가면 쳐발라버린다(뭘 쳐바르는지 아직도
그 뜻을 모르고 있다) 죽여버린다, 뭐 별 같잖은 양아치 x끼들
욕지거리를 하길래 그냥 말없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랬더니 이 같잖은 놈이 부장에게 전화를 때린 모양이었다. 부장이
날 부르더니 야, 그냥 내일 아침 비행기로 내려가 줘라. 그러는
것이었다.

부장이야 내 직속 상관이니 어쩌겠는가. 그러겠다고 하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내려갔다.

다음날 비행기에서 내리니 어쩔수 없이 나를 픽업하러 차를 가지고
오긴 했는데 이미 개x끼 씨x놈 주고 받은 사이에 어쩌겠는가.
인사도 없이 그길로 관청으로 들어갔다.

도착을 하니 8시 반,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이놈의 담당자가 도데체
출근을 해야 말이지.

12시를 넘기고 잠깐 시청앞 국밥집에서 밥한그릇 후딱 말아먹고 또
민원실에서 죽치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오후 2시가 넘으니 도저히
기다리지 못하고 사무실로 들어가 물어보니 오늘 외근을 나갔는데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나. 이런 개같은 공무원 x끼들 사람이
사무실에 들어가면 어떻게 왔냐고 묻지는 못할망정 서류에 코박고
묻는말에 대가리도 안 들고 볼펜으로 가르키면서 반말 비슷하게 저사람
에게 물어보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몇번 뺑뺑이 돌다가 얻은
답이 오늘 언제 들어올지도, 아니면 안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대답이니
기가 막혔다.

오후 4시까지 기다리다가 견디다 못한 내가 짜증을 내면서 이게 뭐냐고,
이럴려고 나를 오라고 했냐고 했더니 오히려 나에게 눈을 부릅뜨고
위협한다. "당신 관청에 처음 들어와봐?" "이 x발놈아 관청이 조선시대
포도청이냐? 왜 그렇게 설설 기어?" 또한번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러더니 오늘은 그만 철수하고 내일 다시 오자고 한다. 정말 기가
막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막 가려고 하는데 담당 공무원 새x가
저멀리서 건들거리면서 들어오는 것이었다. 나하고 같이 막 떠나려던
놈이 쪼르르 달려가서 무슨 조직 깡패 x끼 쫄다구처럼 90도 인사를
하자 제대로 인사도 안 받고 "어, 나 지금 바쁘니까, 내일 봅시다" 하더니
휙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일 생각하면 열이 치받고 이런 x끼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나의 친구들 동료들의 수고가 헛되이 날아가는 것 같아 정말 더러운 벌레
밟듯이 짓밟아 뭉게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음날도 몇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공무원을 만났는데
설명 시간은 단 10분, 그것도 보는둥 마는둥 하다가 그 공무원 x끼가
"어 나머지는 내일 현장 점검할때 봅시다"

현장 사정이 어떤지 내일 현장 점검을 해도 괜찮은지 형식적으로
묻는것 조차 없다.

현장 점검할때 보자는것은 봉투를 준비해 놓으라는 암시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결국 나는 그곳에 사흘씩 머무르면서 한 일이라고는 단 10분 공무원
만난것 뿐이었다. 나머지 시간에 일 안하고 잘 놀았으면 된거 아니냐?
천만에 말씀 사흘간이나 자리를 비웠으니 본사에 내 일은 누가 대신해
주는것도 아니고 그 후 며칠을 밀린 일 때문에 고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고 그 불편한 민원실 의자에 하루종일 대기하는
것은 일종의 고문같아서 정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공무원은 왕 이상의 존재라더니 그 말이 실감이 갔다. 이런 x끼들을
내 세금에서 월급을 주니, 그리고 이런 공무원 x끼들을 고발은
못할망정 하늘처럼 떠받들고 앉았으니 정말 한국은 신기한 나라다.




** 나 어제 사업주 만났는데, 뭐 가볍게 한 500 정도 마셨지,

영업팀에 있는 내 동기가 한 말이다.

"아니 사업주 만나는데 겨우 생맥주나 마셨단 말이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룸싸롱에 가서 500만원을 썼다는
뜻이었다.

사업주 접대에 하룻밤에 500만원을 가볍게 쓰는 회사나 그걸
또 자랑이라고 떠버리는 놈이나.. 정말 얼굴을 한대 갈겨주고
싶었다. 500만원으로 먹고 마시고 또 창녀들하고 같이 자는데
썼을 것이다.

물론 그들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이
성사되지를 않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500만원 들여서 5억짜리
공사 따오면 되는거 아니냐고. 지나가는 개가 웃을 소리다.

보통 선거철만 되면 쓰레기 같은 정치인들이 돈을 "실탄"
이라고 표현 한다지만 기업들도 그 흉내를 내는 것인지는
몰라도 돈을 실탄이라고 부르면서 사업주와 진탕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데 거액을 쓰는 것이다.

요즘 한국말로 식당같은 곳에서 혼자 돈을 내는것을 "쏜다"
라고 표현 한다는데 이것도 돈을 실탄으로 보는 같은 맥락
인지 모르겠다.

그 돈은 누가 벌었는가? 오버타임 수당 한푼 받지 못하면서
잠든 애들 얼굴만 보며 묵묵히 일한 사람들의 돈이 아닌가?
어떤 명목으로 그런 돈을 실탄이라고 부르며 먹고 마시고
싸는데 써버릴수가 있는것인가.

한국의 룸싸롱 러브호텔을 전문적으로 폭파시켜 버리는
지하단체는 없는가?

아니면 한국의 법은 이따위 뇌물로서 돈을 버는 놈들을
처벌하는 법조차 없는 무법 천지라는 말인가?

아랫글은 지은이가 글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남기는 글.
============================================================
나의 글은, 이런 실력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캐나다 공장에서
단순노동직이나 받는 저렴한 보수로, 새벽부터 밤중까지, 때로는 휴일에도
부려먹는 못된 재벌 기업주들,(한국의 엔지니어의 월급을 시간당 보수로
계산해 보라) 그것도 모자라 휴일날 온갖 명목으로 회사에 충성하자는
억지춘향 대회나 생각해 내는 또라이들.

이런 못되먹은 기업주들 밑에 빌붙어, 그들의 체제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며,
그들이 흘린 찌꺼기를 받아먹으며 나와 동료들에게 으르렁 거리던
탐욕스러운 개x끼들,(그들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하다)

그리고 국가 경영을 개판쳐서 실력과 능력과 그리고 양심을 가진 사람이
못배겨나고 줄줄이 이민짐을 싸게 한 정치인들을 질타하는 의미에서 쓴
글이다.

캐나다에서의 직장 생활이란것이 한국과는 많이 달라서 한국 직장에서는
혓바닥만 잘 놀리는 인간 기생충들이 많았지만(당시만 해도) 여기는
그런 태도로는 단 하루도 견딜곳이 못된다. 그만큼 업무가 빡빡하게
돌아가고 업무의 강도도 한국보다 높으며 고용에 대한 안정감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수 있다.

그렇다고 살아남자고 회사에 충성하는 인간은 본적이 없다.(어딘가에
있기는 있을것이다) 항상 직장 보다는 가정이 중요시되고 아무리 급한
직장일이 있어도 가족에게 급한일이 있다면(예들들면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큐바 여행등등) 무조건 용납이 되는 분위기이다.

회사는 고무공, 가정은 유리공이다. 회사를 놓치면 다시 튀어오를때 다시
잡으면 되지만, 가정과 가족은 한번 떨어져 깨져버리면 다시 잡을수가
없다. 회사 동료들이 늘 하는 말이다.

한국에서처럼 동료와 계단실에서 커피한잔에 담배를 나누며 상사를
씹는 맛도 없다. 환경이 열악할수록 같이 고생하는 동료애는 진해지는
법이라 한국에서와 같은 진하고 끈끈한 동료애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하며 단지 개인적으로 친구를 만들어 가까와 질 수는 있다.

캐나다 회사라고 관리자가 완벽하기 때문에 씹을거리가 없는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한국과 같이 못된 관리자, 무능한 관리자가
그들의 역량(?)을 펼칠 틈이 없는 것이다.

나도 몇사람과는 각별히 친하게 지내고 있으며 이들과는 마음속 얘기도
가끔씩 나누고 있지만 아무래도 외국인이라 그만큼 가까이 가는데 서로
시간과 참을성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이 즉 그냥 직장동료 로서의 관계는 무척 좋은 편이어서
하키, 볼링, 골프등의 스포츠 클럽에 들거나 모터사이클 클럽같은 취미클럽에
들어서 같이 어울리는데 뭐 불알친구처럼은 아니지만 그냥 같이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로서는 한국보다 좋은것 같다. 사실 한국이라고 해서
그렇게 마음까지 열고 대하는 동료는 많지 않을것이다.

물론 퇴근길에 직장 친구들과 포장마차에 들러 술한잔 하는 즐거움은 없다.

무림천하 한국직장..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사람
에게는 여하간 당혹스러운 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글에 있는 내용은 100% 사실이었으며, 단지 5년-15년이 지난 일이
므로 지금은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회 초년생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직장생활에서 성공하는 길은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왜 사원이 회사를 위하고 사랑해야 하나? 회사는 학교에서 배운대로 게젤샤프트,
이익 사회이다. 열심히 일하고, 일한만큼 합당한 보수를 받아야 하는 곳이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이 회사에서 견디지 못하고 나가야 하는 것처럼,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어떤 형태로든 합당한 보수를 제대로 안주는
회사는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도 최고 경영자부터 깡통을 차고 거리에 나앉을 정도로 그동안
책임있는 자리에 앉아 분탕질 치며 엉터리로 경영해온 책임을 철저하게
져야 한다. 큰 회사가 망하면 과연 최고 경영자는 책임을 지는가?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고간 경제위기에 대한 국가경영책임을 과연 누가
졌는가?

그들은 지금도 직원위에, 국민위에 군림하고 지배하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수고로 치부를 하면서도 오히려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멸시하고 있지 않은가? 아니 이 순간에도
편법 주식으로, 편법 금융으로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등을 치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자신은 물론 자식 몇대가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부유함
조차도 불타오르는 인간의 탐욕을 진화 시킬수 없는것일까?
..........................................................

회사경기가 나빠도, 경제가 나빠도, 자신의 실력이 있으면 아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50%를 감원을 한다고 해도 50% 내에 들수 있는 실력만 있
다면 걱정이 없다. 정치인들이 국가 경영을 잘못해 국가 부도가 나고 회사가
줄줄이 쓰러져도, 실력만 있으면 전 세계에 널린게 직장이다.

그 분야에서 1등이 되라는 무리한 소리가 아니라 주변에 남들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소리같지만 이것이 원칙이고
원론이다. 실력있는 사람이 살아남는것, 너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하지만 한국에서 원칙대로 되는것이 도데체 몇가지나 있었던가.

회사도 임직원이 공정하게 일한만큼 보상을 받을수 있는 경영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경영이 그렇게 어려운 만큼 경영자들은 일반 직원보다 엄청나게 많은 보수
를 챙기고 있지 않는가? 한마디로 밥값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염치로 그렇게
많은 보수를 챙기는 것인가? 아니 무슨 염치로 직원들 위에 군림하려 드는가?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직원에게 보수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무슨놈의 애사심을
들먹이는가? 애사심을 실천하려면 엉터리 경영자들부터 그동안 부당하게
받아간 월급을 모두 토해내고 회사를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도 국민을 위해 합당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 다시말해 밥값을 하라는
것이다. 국가경영을 그렇게 엉터리로 하면서, 도데체 무슨 낯으로, 무슨
명목으로 국민에게 의무를 지우고 세금을 거두는가. 국민들을 존중하기는
커녕 엉터리 국가경영으로 국민들의 생활을 더욱 고단하게 하면서 책임은
커녕 오히려 국민의 세금으로 호사를 누리는 주제에 무엇을 바라는가.

공직에, 그것도 교육계통의 공직에 있으면서 자녀들은 조기 유학시키는게
한국의 국가 경영자다. 법조계에 있으면서 폭력배들과 놀아나는게 한국의
국가 경영자다. 썩은내가 진동하는 무능한 기업가들이 잘봐달라고 주는
돈을 덥썩 덥썩 잘도 받아 쳐먹는게 한국의 국가 경영자다.

어떤 사람이 쓴 글에 경영자 즉 매니져도 엄청나게 바빠서 항상 직원들보다
늦게 퇴근한다고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다행이다. 단, 그 매니져가 똑똑한
사람일 경우에 한해서다. 정말 못말리는 경우가 무식한 사람이 열심인 것이다.
열심히 하는 만큼 아랫것들의 뒷처리 일이 늘어나니 말이다.

무림천하.. 쓸 말은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만하고 이쯤해서 매듭을 짓고자 한다.

이유중 하나는,
사회 초년생이 모처럼 의욕적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하는 마당에 내 글을 읽고
혹시나 의기소침 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이고,
(이 글은 5년에서 15년 된 일이므로 현재와 다를수 있다는 것을 이미 밝힌바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기 바란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을 수도 있으니까)

또 하나는 외국에 나와 공부하고 있는 사람 몇몇이 내 글을 읽고 메일로
한국으로 돌아가는것을 포기했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다른이들이 나와 똑같은 견해를 가지길 바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결국 무림천하... 는 내가 경험한 나의 의견일 뿐이다.

한국은 지금 무슨 선거철이라던데, 노태우 시절 국회의원 선거때 식당에서
이빨 쑤시며 줄줄이 나오던 동네 사람들의 벌개진 얼굴을 잊을수가 없다.

그 술취해 벌개진 얼굴로, 그 뱃속에 채워넣은 공짜 술과 쌀밥덩이와
고깃국에 양심을 팔고, 결국 탐욕스럽고 무능한 인간을 머리 꼭대기에
앉혀놓고 힘겨워 하는 바보천치들...

이런 얼간이들이 이번에는 싹 없어지기를 바라며, 원칙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멀리서나마 기원해 본다.

캐나다에서 이민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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