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 구조 당일 사진입니다.
아주 큰 박스안에 손바닥만한 아깽이가 있었어요.
혹시 주인이 있지않을까 그냥 지나쳤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박스 있던 곳에 연락처 남겨놓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손만 들어도 하악거리고 겁에 질려있었어요.
근데 한 두시간 만져주고 같이있어주고 하니까
하악거리지도 않고 물도 조금씩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 날 급하게 마트에 파는 사료사다가 불려서 줬더니
아주 잘먹더라고요. 댓글로 도움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구조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눈이 심하게 부어있었고 눈물과 먼지가 섞여서
얼굴에 정체모를 딱지들이 가득했습니다.
수요일 저녁과 목요일에 데리고 있으면서
피오줌을 싸고 (변은 맛동산으로 ^^;) 눈물이 계속 흘르는 이 녀석을 보고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금요일 오전에 반차내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진찰 결과 '허피스 바이러스'가 의심되서 약 처방 받고
얼굴 주변 털 정리와 귀 청소 받고 왔습니다.
사진에 올려놓은 큰 고양이는 동물병원에 있던 고양이고요,
계속 따라다니면서 새끼고양이를 핥아주더군요.
귀청소할때 새끼고양이가 야옹거리니까
막 달려와서 '괜찮아?, 무슨일이야?' 하듯이
핥아주고 쳐다보고 옆에서 얌전히 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ㅎ
그..그치만 벼..병원비가!!
고양이 : 지.. 진료비는 필요없어!! 너의 손길만 있으면 돼, 닝겐.
길에서 생활하긴 했지만 사람한테 크게 병을 옮기거나 하진 않는다고 하셔서
박스에서 꺼내줬어요. 토요일 오전에 강남에서 있던 애완동물 바자회 가서
고양이 화장실, 간식, 샴푸, 밥그릇 등등 정말 싼가격에 샀네요.
아쉽게도 모래는 팔지않아 동네 주변에서 구입했습니다.
집에오자마자 설치해주고 "앞으론 여기다 쉬하고 똥싸!" 했더니
조금 있다가 바로 가서 쉬 하더라고요 ㅎㅎ 똑똑!
햇볕드는 창가에서 일광욕하면서 쿨쿨zz
아직 치료중이라 얼굴에 눈물 자국이 있네요.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
하이파이브!
닝겐 다리에서 식빵굽기
냄새때문에 큰 각오를 하고 목욕을 감행했으나 의외로
덤덤했던 녀석입니다 ㅎㅎ 씻고나니까 의외로 미묘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하지만 다시 흐른 눈물때문에.. Fail..)
저 베게를 타고 올라가서 굳이 저기서 자는 ㅎㅎ
아직 새끼라서 그런지 놀아줄 때 열심히 놀고
그 외의 시간에는 거의 잠만 자네요~
낮잠을 많이자서인지 새벽에 자꾸 달려들어서 깨우는 바람에 오히려 제가 골골댑니다 ㅠㅠ
어떻게 마쳐야 할 지 모르겠지만..
데려온 그 날 저녁에도 '다시 두고 올까', '나 혼자도 벅찬데 어떻게 키우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조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종종 사진으로라도 아픈 눈 다 나은 모습과 잘 크고 있는 모습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냐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