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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誦詩抄- 나이 든다는 것
게시물ID : lovestory_87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크리엄
추천 : 1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5/13 07:31:11
 늙은 밥솥을 위하여   


저 밥솥처럼 씩씩 거리다가 
더 내지를 소리없이 숨이 막힐 즈음이면 
마지막 탄성으로 뜨거운 콧김 길게 내뿜고는 
언제 그랬냐는듯 다소곳해졌다. 

이젠 늙은 밥솥을 이해 할 나이 
겉은 제법 번자르르 하나 
속내 드려다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콧김은 잦이들고 
잠잠한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고슬고슬한 밥은 간데 없고 
늘 타거나 설었다. 

늙은 밥솥 하나 
흐린 정물처럼 고즈넉하다. 


......................... 김 수 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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