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후 탐라국에서 꿋꿋이 덕질하는 아줌마입니다.
저같은 덕후가 남편도 덕후면
당연히 친구도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30대가 되어도 결국 덕은 덕이라...
끼리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덕질을 하게 되더라고요 헤헤
이번 코스프레의 핵심은 강제로 코스프레 당했다는 데 있습니다...
썰을 풀기 위해 제 친구를 간단히 소개해볼게요
닉네임:
소금에 절인 멀록
(이하 멀록이)
특징:
글쓴이의 남편을 글쓴이에게 소개시켜준 장본인.
에반게리온의 나기사 카오루를 엄청 좋아함.
벌레를 혐오하다 못해 미친듯이 무서워함. 특히 바퀴는 경기일으킴.
후....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주도에서 에반게리온 Q의 카오루 코스프레 당했습니다
처음엔 분명히 걍 농담삼아 주고받는 말이었어요.
멀록: 아~~~~~카오루 코스프레 보고싶다 카오루~~~
나: 가발이랑 옷 가져오면 해주지롱
멀록: 제주도..... 비행기값은? ^ㅂ^
나: 즐 ^ㅂ^m
그냥 이런 가벼운 느낌이어서 잊고있었는데.......
정말로 왔습니다
제주도로...
카오루 코스프레 풀셋 들고.....
어..어찌되었건 저도 카오루는 무척이나*-_-*
좋아하기 때문에 결국
제주도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카오루 코스프레를!!!!!!!!!
강제로 뒤집어쓰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이래서 친구는 잘 둬야 해요)
하지만 제주도로 가발과 옷을 가져왔다고 해서 촬영이 순탄했냐면
네이버...
이번 카오루 코스프레는 촬영전 준비부터 보정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던 것이예요.
1. 멀록이 카메라를 안가져옴.
카오루 코스프레를 찍겠다던 일념으로 똘똘 뭉쳐서
비행기표까지 산 사람이
카메라가 없ㅋ음ㅋ
.....
이건 남편 카메라 빌리기로해서 해결 'ㅅ'a;;;;
2. 카오루 보라색 티셔츠 안챙겨옴. 벨트 없음.
음..이건 적당히 집에있는걸로 때웠으니 패스....
3. 가발에 숱이 너무 없음....
어케 그동한 했던 코스 경력으로 그럭저럭 세팅을 때우긴 했는데
가발에 정말정말정말정말 너~~~~~무 숱이 없어서
머리숱만 놓고보면 뭔 머리 다빠진 50대 카오루인줄.....ㄱ-
4. 옷이 너무 큼 ㅠㅠ
중학교 남자학생 SS사이즈로 사왔는데
아... 안맞아요...
심지어 바지는 너무 후줄근해서 똥싼바지 st.
농담이 아니라 쪼끔 오버해서 딱 이정도 느낌...
어헝어허헝.....ㅠㅠ.....
아무리 남자바지가 작다해도 여자가 입는게 아니라는걸 알게되었어요
이건 진짜 안되겠다 싶어서 촬영 전날 밤 재봉틀로 드륵드륵 사이즈를 줄였습니다
휴....
어케어케 해결 ㅋㅋ
5. 동쪽으로 갈수록 왜 먹구름요
분명 날씨 좋았는데...
하....
동쪽으로 가면갈수록 해는 사라지고 ㅠㅠ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장소도 그러하다
그래도 우울한정도 날씨는 아니어서 찍긴 찍었습니다 ㅋㅋ
6. 관광객들
이 왤케 많음..ㅠㅠ
촬영 장소로 가기 전까지 잭프로스트 후드티 뒤집어쓰고 죄인처럼 숨어서감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원 원숭이 된 기분..이었지만
그것으로 나와 친구의 덕심을 막을 수는 없다!!!!!!
보든말든 꿋꿋이찍었습니다'ㅅ'ㅋ
근데 남편 왈
아내가 남자 캐릭터 코스프레 하는것도 슬픈데
심지어 어울리는 것 같아서
보고있는 것 만으로도 무언가 굉장히 슬픈 기분이 되어버렸대요.
결국 친구들 데리고 근처 카페로 피신함......ㄱ-
(분명 나한테 잭 프로스트 코스프레 하라고 영엽한 사람이 남편이었는데..?)
7. 바람
삼다도 아니랄까봐 부는 엄청난 바람은 나의 가발을 날려버릴기세로 불어오고
.....
호
옹
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이정도 느낌.
8. 갯강구
네. 갯강구요
갯강구
바다 바퀴벌레 갯강구....
사진을 올리고싶지만 차마 올릴수가 없음
혐짤은 자제할게요 ㄱ-
와 무슨 갯강구가
바글바글바글바글바글바글바글바글
한 발 내딛으면 홍해처럼 갈라지는것이예요
아주그냥 삼다도가 아니라 사다도라고 해야함
돌, 여자, 바람, 그리고 갯.강.구
저는 그렇다치고 멀록이에겐 정말 끔찍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눈꼽만한 새끼 바퀴벌레에도 기겁하는 멀록이 ㅠㅠ
카메라 몇 번 떨어뜨릴 뻔 한 멀록이ㅋㅋㅋㅋ
반쯤 정신이 나가서 촬영한 멀록이...
갯강구가 발목위로 기어 올라가든,
머리 위 절벽에서 갯강구가 머리위로 툭 떨어지든
카오루 촬영하겠다는 그 일념 하나만으로 정신줄 붙잡고
그것도 굽 높은 샌들 신고
우둘투둘한 현무암 바위 위에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멀록이......
존경합니다.
멀록이의 덕심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