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향 -
내가 비로소 닿을 곳은 황톳길 저너머 구름 넘실대는 곳이라
봇짐에 짚새기 두어개를 넉넉히 챙기겠소
망개잎 감자서너알은 바람좋은 당산나무 너른 바위위에
아무렇게 퍼질러 앉아 고시레 고시레
볼이 빨간 처녀가 길쌈하는 마을을 지날 요량이면
수줍은 미소로 장난하는 눈길을 던져볼까
비석치기, 자치기 노는 아이들의 땋은머리가 동백기름에
번질번질. 아따 그놈들 제 어미가 부르는 것도 잊었는 갑다
여름내 지친 소나무가 유난히 초록을 뽐내면
이제 고향에 가야하는 시절임을 사람들은 제먼저 알고
내가 비로소 닿을 곳은 징검다리 개울물이,
군불연기가 어서오라 손짓하는 어머니품. 고향.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