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 소식과 함께 괜히 착잡하해져 옛추억이나 떠올리자 싶어
리그베다위키에서 한국시리즈 역대 우승목록을 들여다 봤습니다 ㅋㅋ
89년 한국시리즈 우승 항목을 클릭했는데 우승팀은 역시 제가 사랑하는 해태타이거즈.
"전무후무한 4연속 우승' 이란 간지나는 글귀가 늘 쓰여 있던 우승 항목에
그새 "전무후무" 란 말은 지워져 있고 각주에 " 전무후무하다는 말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라고 누군가 친절한 설명을 붙여 놓은 걸 보고 불현 듯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빠르기도 하지 ㅋㅎㅎ)
그리고... 역대 한국시리즈 항목을 뒤지며 결국 또 추억여행을 했네요.
근데 제 기억속의 가장 감동적인 시리즈 경기는 해태가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 아니라
1993년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 투수 박충식이 180구의 연투쇼를 보여주며 결국 두팀이 비기고 말았던 3차전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 내가 봤던 훌륭한 퍼포먼스들을 떠올리며 또 그것 때문에 흥분했던 그 감정과 추억들을 떠올리며
삼성 우승에 질투하며 그 가치를 깎아내리고 싶어 했던 저의 옹졸한 심리가 얼마나 부질 없는가가 떠올랐습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안에 드라마와 감동이 있고 선수들의 투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아닌가요?
그런 생각이 들며 그제서야 저는 삼성라이온즈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유에 와보니 어떤 분이 글을 썼더군요.
삼성이 통합 4연패를 이룩했는데 어떻게 글 하나가 베오베에 안 갈 수 있는가 하구요. 생각해 보니 정말 맞는 말이더라구요.
최소한 야구 커뮤티티의 편협하고 배타적인 문화가 싫어서 오유에 오는 야구팬 분들이라면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 팀만 죽자고 응원하는 것이 야구의 참맛이 아닌거란 거 말이죠. 훌륭한 퍼포먼스와 업적의 가치를 아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팬들도 함께 삼성라이온즈 우승을 축하해 줍시다.
2010년대의 삼성은 그야말로 위대한 왕조를 이룩했죠. 역대급의 정말 훌륭한 팀입니다.
한국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이룩한 그 팀에 경의를 표하고 축하를 합시다~
또 !! 이제 그 왕조에 도전하는 많은 팀들이 있기 때문에 더 즐거운 일 아니겠습니까ㅋㅋ
삼성라이온즈의 우승을 축하하며 모두가 각자의 포스트시즌 추억을 얘기하는 아름다운 게시물이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