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 말그대로 기괴하고 이상한 것들을 일컫는 총칭입니다.
저는 이런 기이에는 어떤 식으로든 기이가 시작하거나 유행하던 시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이를 듣게 되면 그 기이들이 비추고 있는 인간상의 모습을
상상해보고는 합니다.
다음은 그런 망상들의 결과물입니다.
1. 브라우니 서양권 특히 서북유럽 쯕 전승에서 나오는, 집요정이라고 불리는 존재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모습은 역시 해리 포터의 도비일려나요.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하우프 동화집에 실린 브라우니겠지요.
부유한 집의 다락방에 숨어 살며 집 주인이 제공하는 음식들로 살아가지만 사람들의 눈에 띄면
/주인의 옷가지를 받으면 집 밖으로 도망가버린다는 이야기나
구두쟁이 집에 얹혀살면서 재료를 받으면 밤새워서 구두를 만들어 내고 얼마 안되는 음식에 기뻐하면서
사라졌다는 이야기
네, 전 이 브라우니가 근대까지 유럽에서 횡행했던 노예제의 노예.
그 중에서도 씻지 못해 더러워진 어린 노예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아이는 노예의 소재로서 훌륭하지요. 일은 좀 못하지만 어른 노예의 경우와 달리 먹는 양도 적고
반항시 위험도도 낮고,.. 등등등
2. 트롤
아, 반지의 제왕 계열의 트롤 말구요, mischievous가 특징적인 성격이며 못생기게 태어났다고 하는 작은 존재들이요.
뭐 깊이 생각할 것도 없지요. 각종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배트맨 2에서 오스왈드가 기형으로 태어나자마자 그 갓난아기를 버리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원래는 예쁘고 곱게 태어났어야할 아이지만 트롤의 장난으로 이상한 모습으로 태어났으니
그 아이마저도 트롤이라 불리며 평생동안(아마 대부분 장애 때문에 편안한 삶을 살지도 못했을 겁니다만)
살았던 것이겠지요.
3. 좌부동
일본에서 나오는 존재이지요. 어린 소년/소녀의 모습이고 집 안에 있으면 그 집에 온갖 복을 불러오지만
집 밖으로 나가버리면 그 집이 망하게 된다는 설화를 가진...
흐음... 딱히 생각나는 유명한(?) 좌부동은 딱히 없네요. 제가 좋아하는 xxx홀릭에서 좌부동이 나오기는 하지만
좀 큰 모양이라...
여튼
좌부동은 예전에는 그냥 납치해서 집에서 몸종으로 쓰는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최근에는 남색을 위해서 구매하거나 납치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몸종(뭐 이것도 용어의 차이지 그냥 노예죠.)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처우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더라구요. 그래서 집주인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대상으로 마련한 아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겠다 싶더군요.
4. 갓파/빨강 휴지, 파랑 휴지
갓파는 역시 일본의 설화에서 등장하는 존재입니다.
강변에서 볼 일 보는 사람의 항문에서 영혼 구술을 빼간다고 하죠.
그리고 이 갓파가 변형된 것이
화장실의 빨강 휴지, 파랑 휴지 공포담이라고도 볼 수 있겠더라구요.
빨강 휴지, 파랑 휴지의 원형에 가까운 이야기들 중에는
그냥 목소리만 들리는 게 아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차가운 손에 대한
언급이 있더군요.
그래서 두 가지를 묶어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암튼
그래서 이 경우는 재래식 화장실에 숨은 변태 성욕자
강이나 개천이 있는 장소의 경우 그 위로 지나가는 형태로 재래식 화장실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곳의 밑에 숨어서 사용자를 엿보거나 만지는 변태 성욕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갓파의 경우는 좀 다른 모습도 있는 것이
빨강 휴지 파랑 휴지와 연관이 있는 갓파/귀신은 변태지만
이마의 접시에 고인 물이 담긴 접시가 깨지면 죽는 갓파, 오이를 좋아하는 갓파는
집도 없어서, 말 그대로 다리 밑에 사는 사회 빈곤층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우리가 흔히 거지라고 부르는 그런 존재들이요.
흐음...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릿지를 좀더 비참하고 비정하게 그리면...
네, 이런 식의 망상들을 종종하고 있습니다.
이런 망상을 하다보면 드는 생각은 참 사람이라는 존재는 다름을 참아내지 못하는 존재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때가 있습니다.
나와 다른 존재인데 그들을 이해하고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 기이의 탈을 씌워
공경하고/두려워하고/경멸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거든요.
가장 흔한 예로 유대계의 신화에서 두드러지죠.
그래서 기이가 적은 사회일 수록
다른 것들에 대한 차별이 적거나
다른 것들과 접할 기회가 적었거나
하는 사회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나름 긍정적인 것이
기이로 덮어씌워 불어괴력난신(不語怪力亂神)함으로써
사회적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요.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사회적 마찰을 세계 2 차 대전이라든가 팔레스타인, 아니 뭐
멀리 갈 것도 없이 일본강점기 시대의 모습만 떠올려 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