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동네에서
손바닥한만한 길냥이 애기를 보았어요
어미와 너무 일찍 떨어진탓인지
뼈가 그대로 드러날정도로 말랐고
온몸도 꼬질꼬질.. 위태로워 보여서
집에 데려와 따뜻하게 적신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물이랑 사료를 주었습니다
다행히도 경계심없이 먼저 만져달라는듯이 손만대면 그릉거리고
적은양이지만 물도 마시고 사료도 먹고, 잘 울고 하길래
'넌 살겠구나'
하고 새벽늦게까지 옆에 앉아있다가 잠들었어요
그런데 몇시간 안자고 일어나서 눈뜨자마자 다시 가보니
그새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네요..
워낙 다 죽어가는듯이 보였지만 그래도 혼자 밥도 먹고
사람손길 찾아 우는게 살아날 팔자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너무 허탈하고 뭔가 맥이 탁 풀리더라구요
에휴..
그래도 마지막 가기전에 굶주린 배도 채우고
깨끗한 물도 마시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차디찬 길바닥이 아니라 집에서 조용하고 따뜻하게 간거같아서..
그걸로 나름 의미가 있었다.. 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이제 조금 있다가 산에 묻어주려 가려구요
마침 비도 온다네요
가는길 하늘도 같이 울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