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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앞바다 속 ‘청동 물체’ 탐사 중… 황룡사 대종일까, 감은사 대종일까
ㆍ어민이 “조업 중 목격” 신고
ㆍ옛 문헌에도 ‘대종 수장’ 기록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는 2일 포항과 경주의 경계지점인 장기항과 감포항 사이의 해역에 청동 금속류의 물건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현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발굴탐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그동안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만 전해지고 있는 ‘황룡사 대종’이나 ‘감은사 대종’일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발굴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김모씨(46·어민)는 지난달 8일 경북 동해안에서 조개잡이를 위해 잠수하던 중 수심 25m 지점에 높이 2m가량의 청동 금속제 물건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포항시에 신고했다. 문화재청은 경북도를 경유해 접수된 문화재 추정 신고 내용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통지하고 구체적으로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10일 4명의 수중발굴팀을 파견해 신고자 등을 상대로 수중 물체에 관한 조사를 벌인 데 이어 지난달 14일부터 26일까지 탐사선을 동원해 탐사활동을 벌였다. 탐사선(19t급)은 음향·음파·금속탐지기와 함께 무인잠수정을 갖추고 있다. 이번 탐사에는 모두 7명의 발굴팀이 활동 중이다. 포항해경도 경비정을 동원해 탐사팀의 활동을 돕고 있다.
경북 동해안의 수중 문화재 탐사는 1997년 해군 탐사팀이 황룡사·감은사 대종을 찾기 위한 탐사를 약 1개월 동안 벌인 데 이어 17년 만이다. 당시에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수중탐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역사문헌의 기록이나 선조들로부터 구전돼 온 내용에 경주 황룡사 대종과 감은사 대종의 수장이 있기 때문이다. 황룡사 대종(높이 312㎝, 두께 12㎝)은 고려 고종 25년 몽골의 침입 때 황룡사가 불에 탄 후 바닷길을 따라 옮겨지던 중 배가 풍랑으로 침몰했다고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또 감은사 대종은 제작연대와 규모 등에 관한 기록은 없지만, 임진왜란때 왜군이 이를 훔쳐 일본으로 반출하려다 역시 배가 침몰하면서 수장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아직 청동 금속제 물건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유물인지, 일반적인 금속물체인지 여부는 계속 탐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탐사기간을 오는 8일까지로 연장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황룡사 대종이나 감은사 대종이 아니더라도 바닷속에서 유물로 인정되는 물체가 나온다면 이는 경주의 또 다른 역사 문화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