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섯딸이 있는 딸부잣집에 딸이 한 녀석 더 태어났다.
이제 막 태어난 딸은 앙칼진 목소리로 마구 울어댔다.
"어떡해? 또 딸이래, 난 몰라."
엄마와 할머니의 동태를 살피던 첫째 딸이 같이 숨어있는 자매들에게 속삭이며 신음했다.
"개똥이 언니, 엄마는? 엄마는 괜찮아?"
막내딸이 조심스럽게 첫째 딸 개똥이에게 질문했다.
"엄마 꺼이꺼이 울다가 기절했어, 아빠는 어디 갔는 지 안 보여."
다섯딸들이 동시에 울음을 터뜨린다.
"불똥이 우리한테 튈 꺼야. 우린 모두 죽을거야. 어떡해."
"엄마 어떡해. 할머니가 너무 무서워."
"난 아빠한테 갈래!"
2.
여인의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다.
여인은 다리를 벌리고 기절한 듯 쓰러져 있다.
여인의 옆에는 한 노파가 이제 막 태어난 핏덩이를 안고 있다.
노파가 여인의 귀에 속삭인다.
"이 년 이름은, 미역국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