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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말터진 울집 아들 어록.txt
게시물ID : baby_3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웨리퓨
추천 : 10
조회수 : 172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8/31 00:52:00
 
저희 아들은 말이 참 늦게 텄습니다.
보통 두돌전후로 단어나 세단어 정도의 말을 구사한다는데
저희 아들은 세돌 다 되도록
두굴두굴두굴 으디그으디그으디그 같은 외계어만 남발했죠
그러다 네돌 지나서야 간단한 동사와 단어를 조합해서 말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저의 가장 즐거운 말벗이 되어주고 있어요
오늘도 싱크빅터지는 귀요미 말들로
엄빠를 녹이는 일화들을 보면서
저도 추억이 새록새록 ...

1. 작년 여름이었어요
아이들 손을 잡고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어디선가 재래식 화장실 냄새가 났어요
 
"엄마, 깜장말 냄새나요."
(주말에 다같이 경마공원에 다녀온 뒤였음)

2. 올해 여름에는
자꾸 선풍기를 못틀게 했습니다
꽥꽥 거리며 선풍기 모가지를 제쳐버리거나
코드뽑거나 전원을 껐지요
좋은말로 구슬려보고 타일러보고
도대체 왜 그래? 물었더니
 
"선풍기 바람이 해골돼."
(선풍기 바람쐬면 해골된다는 말인듯.
어린이집에도 물어봤지만 친구들끼리 그런장난 한번도 들은적 없다그래요)

3. 오늘은 아이들과 마트에 갔어요
한개만 사라 그건 커서 안된다 제자리 갖다놔라
한참 실갱이 했죠.
아이들이 역시나 쭈쭈바를 찾더군요
동생이 툭하면 기침을 해서 여름에도 아이스크림을 잘 안주는데
그때문에 오빠도 못얻어먹곤했어요
오늘도 역시 안된다, 다른거 사먹자 타일렀습니다
그때마침 교복입은 누나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지나갑니다
(나갈때 계산한다고 쇼핑하면서 먹는경우 있죠
엄청 난감해지지만 아직 단순한 나이라 잘 말하면 수긍합니다)
"저 언니(누나 형 언니 오빠 헷갈려함) 아스크림 먹는데요?"
"저 누나 동생은 기침감기 안한대요."
"나도 안하는데요?"
"땡땡이는 기침안하지만 동생이 하잖아"
한참 생각하더니,
"그럼 오늘만 기침 안하자"
(그게 맘대로 되느냐 -_-)

번외 - 여름에 한번씩 동생몰래 첫째에게 하드를 줬습니다
어느날은 작은방 구석에 숨어서 쭈쭈바를 줬는데
초코맛 빠삐코였어요
눈이 엄청 커지더니
"엄마 땡땡마트 갔다왔어?"
"이거 땡땡마트에 있어."
(어린이집에서 산책하고 그동네마트에서 빠삐코를 사줬었어요
그래서 빠삐코는 그 마트 한군데만 파는 줄 알아요)

4.오늘 영국엄마 세살배기 아기와 쭈쭈일화를 보고..
큰애는 젖을 바로 빨지 않아
유축해서 젖병으로 먹이고
작은애는 용캐 낳자마자 잘 빨아서
바로 물려 키웠습니다
 
사족이지만, 직수할땐 한달동안은 젖꼭지가 정말아픕니다
겉껍질이 허옇게 일어나서 쓰라리다가
벗겨지면서 피도나고 그래요
하지만 익숙해지면 젖병쓰는것보다 훨씬 편하더라구요
 
수유를 그만둔지도 만 이년이 지나다보니
아이들이 한번씩 엄마젖찾는다고 세차게 빨면
무척 아픕니다
그럴땐 제가 이런 거짓말을 하죠
 
"엄마 쭈쭈는 맛없어
아빠 쭈쭈 먹어 아빠는 초코우유 나온다."
 
형편없는 거짓말이지만 애들은 고지곧대로 듣고
아빠한테 가서 젖찾습니다
그리고 속았다고 에퉤퉤 하지요
 
그래도 큰애는 엄마아플까봐 살살 무는데
작은애는 가차없습니다
아마 부항 갖다대고 쭉 땡기면 그정도 아플것같아요
 
5. 아빠가 애들 어릴때부터 하는 놀이가 있어요.
손을 피아노 치듯이 모으고
바닥부터 다다다닥 애기쪽으로 기어갑니다
거미놀이라고도 하던데 ..
 
큰애가 두돌쯤에
아빠가 거미놀이를 시전하다가
첫째놈이 방어한답시고 폰모서리로 내리찍어서
 
아빠는 반깁스를 2주간 했습니다.
 
6. 큰애가 커갈수록 아들이라고 에너지가 엄청납니다
에너자이저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닌가봐요
엄빠가 번갈아가며 온힘을 다해 놀아줘도
이녀석은 힘이 절절 끓습니다.
아들이 젤 질겁하면서도 좋아하는 놀이가
고릴라 귀신 놀이예요
고릴라 흉내를 내며 쫒아가는거죠
어른이 봐도 무섭습니다
 
동생이랑 사력을 다해 도망가다가
지지 칠때쯤이면 동생은 울고
큰애는 무섭지만 웃기다는 이상한 표정을 하고 빕니다
"아빠, 우리 이제 이거 그만하자.
그만해도 돼.(헥헥헥x100)"

7. 이녀석이 요즘보니 좀 줏대가 없네요
큰엄마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면 큰엄마,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면 아빠
위 질문에는 항상 지조있습니다
 
엄마가 좋아 선생님이 좋아? 하면 줄곧 엄마였는데
요즘은 선생님이래요
엄마가 이뻐 선생님이 이뻐? 하면 줄곧 엄마였는데
요즘은 선생님이 좋고 이쁘기까지 하다네요
 
서운하네요
 
***
 
동게는 사진 10개가 기본이라면서요?(눈팅자주한다고 티내고 싶은마음 ㅠ)
글도 열가지 쓰고 싶었는데 애둘낳고 뇌도 낳았는지 용량이 넘 딸리네요
기억이 안납니다 ㅠㅠㅠ
언제 또 기발한 말 몇마디 건지면
이렇게 글로 남겨놓고 싶습니다
^ ^

p.s. 집에 유선은 안달고 그냥 tv만 두고
잠깐씩 유투브 연동해서 동영상 보여주는데요
4살 딸은 코코몽,키오카,포인포,핑구,라바 등등 왠만한건 별 불만없이 봐서 괜찮은데
6살 아들은 그런거 틀어주면 엄청 화냅니다.
다른거 틀어달라그러는데
공룡,고래,동물의 왕국, 무료 애니메이션 보여주고나니
이제 뭐 틀어줘야할지 고민이네요
6살아들이 볼만한게 있다면 추천해주세용
설마 에비츄 추천하진 않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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