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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허공을 연주하여 소리를 낸다
게시물ID : lovestory_870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4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3/01 13:55:16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2qaM6KU6hkU





1.jpg

조용미허공의 악기

 

 

 

허공을 연주하여 소리를 낸다

 

허공을 눌러 연주하는

저 손가락들

현이나 구멍도 없이 소리를 낼 수 있는

테레민처럼

 

보이지 않는 허공의 악기를

나도 한때 가지고 있었지

 

허공의 음계는 놀라워라

먼 공중에서 천천히

깃털이 내려오네

높게 떠 있거나 살며시 내려앉는

 

저 음계들

다정한 손이 쓰다듬는

나지막한

숨결에 숨결이 더해지는

 

허공의 악기를 가졌던 그때

내 손은 자주 심장 위에 얹혀 내 숨소리를

듣고 있었지 가만히

너의 심장을 어루만지듯

 

나뭇잎들허공을 연주하는 내 손을

오래도록 쓰다듬네







2.jpg

이현우분수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이별이구나

둘이 되어 돌아서도

하나로 다시 솟는

불멸의 사랑







3.jpg

박일만

 

 

 

기대오는 온기가 넓다

인파에 쏠려 밀착돼 오는

편편한 뼈에서 피돌기가 살아난다

등도 맞대면 포옹보다 뜨겁다는

마주보며 찔러대는 삿대질보다 미쁘다는

이 어색한 풍경의 간격

치장으로 얼룩진 앞면보다야

뒷모습이 오히려 큰 사람을 품고 있다

피를 잘 버무려 골고루 온기를 건네는 등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두 다리를 대신해

필사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사람과 사람의 등

비틀거리는 전철이 따뜻한 언덕을 만드는

낯설게 기대지만 의자보다 편안한

그대사람의 등







4.jpg

이진흥

 

 

 

저기 저

허공에 걸린 상처

아름답다

어둠의 장막을 찢고 나온

투명한 손이 어루만지는

고통의 숨결

들릴 듯 말 듯

홀로 견디는







5.jpg

김연대배추밭

 

 

 

누구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했는데

나는 오늘 흙으로 나비를 때렸다

나비는 팔랑팔랑 하늘로 날아가고

참 못난 내가 거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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