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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 편입니다.
게시물ID : wedlock_8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타는근두운
추천 : 12
조회수 : 2007회
댓글수 : 67개
등록시간 : 2017/06/15 12:19:48
네... 제목처럼 제 남편은 제 편입니다. 심하게 ㅜㅜ
 
긴 연애 후 남편과 저는 결혼 했습니다.
시부모님도 모두 좋은 분들이라 문제될 일들은 거의 없는... 행복한 생활을 합니다.
다만, 딱 한가지 시누이는 조금, 아주 조금 문제가 있네요.
긴 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죄송요.
 
예를 들자면,
 
시부모님, 시누이댁, 우리 식구 이렇게 외식을 나가면... 계산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저희는 지방에 있어서 시부모님댁을 자주 못가는 편이고, 시누이는 옆 동네에 살아서 자주 가 뵙죠.
시누이는 저희에 비해서는 자주 부모님과 식사도 하고, 과일이나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술 등을 사다드리는 편이죠.
지난 번 외식 후 집으로 오는 길에 신랑에게 불평아닌 불평을 했더니 위의 예를 들면서 제게 이해를 바라더라구요.
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자주 가 뵙지 못하는데 자주 가서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시누이가 한편 고맙기도 하니까요.
그래도, 얼마나 나왔는지, 같이 부담하자든지 등등 관심이라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남편 제 불평이 마음에 걸렸는지... 요즘 시누이댁과의 외식을 교묘하게 피합니다 ㅠㅠ
시부모님과 따로 외식해요. 아무 생각없이 보면 모르지만, 관심가지고 보면 같이 하는 외식 자리 피하는게 보여요.
저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시부모님, 시누이댁, 우리 식구 이렇게는 여행도 자주 다니는 편이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다 좋은데, 숙소로 들어가면 조금 불편해집니다. ㅠㅠ
아버님과 신랑은 워낙 술을 좋아해서 술 상을 봐야합니다. 가끔은 숙소에서 저녁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죠.
어머님이 부엌으로 들어가시면 저도 따라 갑니다. 당연하죠! 근대 시누이는 소파에 앉거나 방에 눕습니다.
여행이 즐겁기도 하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피곤하죠. 당연합니다. 다만, 그 피곤은 누구나 그렇다는 것!
처음엔 안 그랬는데 그 횟수가 늘어나니 저도 모르게 신랑에게 짜증을 부리곤 했나봅니다.
여행의 대부분을 신랑이 운전하는데(힘든 일은 남자가! 라는 주의자라 ^^)... 숙소로 들어오면 주방으로 직행합니다.
자기가 하는 만큼 제가 덜 힘들 것이라는 생각과 이러면 시누이도 따르겠지 하는 마음일 것으로 추측해요.
밤 새도록 아버님과 술을 마시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어디든 가서 해장국 사와요 ㅋ (자기도 하긴 힘든거지ㅋ)
아니면, 모두를 끌고 나가서 "엄마 쏘리! 근대 아침은 사먹어야 제맛!" 이래요 ㅋㅋ
 
짧지만 위의 예를 보면 신랑이 저를 참 많이 위해주는 것 잘 알아요. 문제는 바뀌지 않는 시누이겠죠. ㅜㅜ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사단이 벌어졌네요.
어머님 생신연으로 아버님 형제분들을 모두 초대했어요. 신랑 회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숙소가 있어서 거기로 모였죠.
모이기로 한 시간은 오후 두 시! 바베큐 파티를 하기로 했어요.
우리 집에서는 이거, 이거를 준비하고, 시누이댁에서는 이거, 이거를 준비하기로 했죠.
두 시에 모이기로 했지만 우리는 두시간은 전에 도착해서 미리 준비를 했죠. 그래도 우리가 호스트라는 생각에...
작은아버님들은 모두 두 시 전에 도착하셨는데, 시누이는 네 시가 넘어서 도착했네요.
그동안 저와 신랑은 숯불에 불 붙이고, 테이블 세팅하고, 숙소를 정리하고, 기타 음식물들도 냉장고 등에 정리하고,
신랑은 고기를 굽고, 어르신들과 술자리에 있으면서도 자주 주방으로 와서 상추를 씻고, 마늘을 편썰고...
작은 어머님들도 많이 도와주셨지만 그래도 신랑이 제일 많이 도와줘서 잘 대응했습니다.
모든 식구가 모여서 거하게 술 마시고, 숙소 옆 운동장에서 운동도 하고, 노래방도 잘 다녀왔습니다.
어른들은 윗층 숙소로 배정해서 모두 주무시러 들어가고, 신랑, 저, 시누이, 고모부(시누이 남편) 이렇게 넷이 남아서
마무리 술을 한 잔 더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뭐 그럭저럭, 아니 즐겁게 잘 지냈죠.
근대 우리 신랑이 한 마디 합니다.
 
"누나! 이런 날은 좀 일찍 와서 같이 해주면 좋자나?"
 
제 기억의 외곡일 수도 있겠으나 신랑의 말투는 힐난도, 비난도 아닌 의견을 내비치는 정도였죠. 그런데,
갑자기 시누이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술은 많이 취한 상태기는 했어요.)
술 상을 뒤엎고, 술 병을 던지고,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신랑 그래도 사태를 수습하고자 고모부와 같이 말립니다.
그런데 시누이가 한 마디를 했습니다.
 
"야! XXX(제 이름) 너 이리 와! 죽여버릴꺼야!"
 
우리 신랑 원래 한 성격합니다. 저한테는 안 그럴꺼라는 믿음이 있어서 막 까불지만, 연애 때 다른 사람에게 화 내는 것 보고는 무섭습디다.
시누이를 잡아서 제압을 합니다. 무슨 인형 다루듯이... 그리고는 고모부에게 한 마디 던집니다.
 
"매형 데리고 가요! 내 눈 앞에 또 보이면 이렇게 안 끝냅니다. XX(조카 이름) 결혼 할 때나 봅시다"
 
시누이네 방으로 집어넣고 저한테 고개 숙여 사과합니다. 이런 말 듣게 했다고, 이런 취급 받게 해서 미안하다고...
다음날 아침 가족 모두 아침 식사 후에도 시누이는 제게도, 신랑에게도 어제 일 관련 아무 말도 없습니다.
신랑에게 한마디 했는데 일언지하에 자르더군요.
 
"XX(신랑 이름)! 그래도 내가 너 누나야..."
 
"허! 제일 먼저 꺼낼 말은 누나고 뭐고가 아니라 "미안" 이었어야 해! 됐고, 다시는 보지 맙시다."
 
그 후로 진짜 시누이네랑 연을 끊고 삽니다. 제게도 때에 따른 전화 한 통, 선물 한 개 보내는 것도 못하게 합니다.
사실 속 편합니다. 제 이기적인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불편했던 것들이 없어진건 사실이니까요.
 
시부모님이 눈치를 채셨네요. (작년 사건 발생 시에는 숙소 방음이 잘 돼서 모르셨어요.)
어머님은 사건의 전모를 대부분 아시고, 시아버님은 모르시는 상태세요.
어머님은 제게 미안하다고, 볼 면목이 없다고 하시면서도 시누이랑 화해를 시키라고 부탁하십니다.
아버님은 말씀은 안 하시지만 저로 인해서 문제가 발생한거라 생각하시는지 불편한 얼굴을 하십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시부모님 모시고 바닷가로 조개 구이를 먹으러 갔었는데, 제게 한 마디도 안 하시네요.
신경을 써서 그런지 다녀와서 개도 앓지 않는다는 여름 감기로 3일째 고생입니다.
신랑에게 이런거 신경쓰기 싫으니 시누이와 화해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자니 신랑 자존심 문제인것 같아서
쉽게 얘기도 못 꺼내겠고, 그렇다고 이런 상태로 시댁과 오랜 시간 같이 할 생각하니 자신이 없고...
아마도 제 생각은 신랑은 제가 원하는대로 해 줄 사람이기는 한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너무 답답해서, 매번 눈팅만 하다가 장문의 글을 남깁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오유분들이 계실까 걱정스럽습니다만, 좋은 의견 있으면 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 비 좀 와라 이노무 하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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