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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같은 가족사
게시물ID : bestofbest_87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몽블몽블
추천 : 875
조회수 : 60709회
댓글수 : 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10/25 07:30: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0/25 00:57:10


어머니가 커리어우먼이셔서 제가 태어났을때부터 육아를 소홀히 하셨습니다.


일종의 공예 관련된 일을 하시는데 미국 진출할 기회가 생겨서 그쪽 프로젝트에 열중하셨죠.


그러다보니 저하고 제 동생은 어머니 애정을 별로 받지 못한채 자라왔고, 성격도 내성적이게 되었습니다.


결국 집에서 엄마가 집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났는데 엄마는 동생보다 공예에 열중하셨어요


동생은 그때 정신적으로 충격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 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처음으로 가족이 놀이공원에 놀러갔는데, 동생이 엄마를 피했습니다. 가족사진도 같이 안 찍으려 했어요.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죠.






아빠는 이혼을 결심하셨습니다. 엄마는 미국에 가셨어요.


그게 제가 초2때였습니다.




아빠 동생 저 이렇게 세명이서 살게되었고, 아빠의 사업은 궤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2가 되었을때 1월1일에 강원도에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전 왼쪽 팔이 아작이 났고




동생과 아빠는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아빠는 고아라서 친족이 없었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그런 아빠와 엄마의 결혼을 반대하셨던 분이라 막막했어요. 

부모님이 이혼하시기 전에도 명절마다 외가는 가기 싫었습니다.


장례식 이후에 알았는데 부모님 이혼하셨을 때부터 엄마가 양육비로 매달 얼마씩 보내왔다고 하네요.

아빠한테 보내던 걸 외할머니;외할아버지한테 보내서 제 학비며 생활비에 보태라고 했다고 하네요.


통장을 확인해보니 아빠는 엄마가 보내던 그 돈을 하나도 쓰지 않으셨어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저를 부르시고는 그 돈을 돌려달라고 하시는겁니다.

부모님이 이혼할 때 양육비는 보내야 할 의무는 없었고, 따라서 엄마가 보낸 돈은 엄마돈이며, 곧 당신들의 돈이라는 겁니다.


가족이 하늘로 떠난 직후라 매우 지쳐있던 상태였고, 거기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한테 오랫동안 닥달받으며 스트레스 받을 바에


차라리 깨끗하게 관계를 끊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었어요. 지금생각해보면 멍청하기도 하지만서도..


결국 돈은 모두 외가에 드리고, 그 후로 스스로 살아야 했습니다. 중2였어요.


아빠 친구분 회사 아저씨들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알바에 전전긍긍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지금은 고3입니다.


수능이 14일 남았네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저번주에 엄마가 한국에 오셨기 때문


전 개명도 하고 주소도 바꿨는데 절 찾아오셨더군요. 요즘 동사무소에서 그런거 알려주나요? 흠;


뭐 아무튼


미국에서의 공예 사업은 성공하셨고 한국 시장에도 진출하실 거라네요. 현지인이랑 재혼하셔서 딸이 두명이라네요. 7살 5살  한국에는 2년간 있을 예정


엄마가 갑자기 찾아오셨을 때는 놀랐어요. 그렇게 10년동안 있었던 일 이야기를 했음


동생과 아빠가 하늘로 떠난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나봐요. 아마 그 때문에 찾아온 듯


저야 뭐 딱히 기쁜 마음이라기보다는 혼란스러웠죠. 그냥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랬어요.


아버지의 유품도 드렸고


뭐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 물어보시길래 덤덤하게 말씀드렸죠.



엄마는 외가쪽이 나에게 한 짓을 모르셨나봄


놀라시더니 우셨어요. 그동안 혼자 고생했다고 미안하다고


큰 사고를 겪고 4년 넘게 혼자 생활하다보니 감정의 기복이 적고 내성적인 저는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어제 수요일에 한번 더 오심 그것도 지금 배우자인 미국인 아저씨하고 ( 방금 글쓰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셨음)


아마 그 사이에 외가에 가서 뭔가 하신 것 같지만 이제 와서 뭐 어쩌겠나 싶어서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뜬금없는 제안을 하셨어요


양자로 들어오라고








거절했죠






내가 들어가면 당신의 가족이 힘들거라고


옆에있던 미국인 아저씨가 괜찮다고 말함 근데 내가 안괜찮음 난 지금 이 상태가 만족스럽다고 말함


엄마가 날 막 설득하심 혼자서는 살기 힘들거라고 학비며 생활비며 앞으로 대학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뜬근없는 이야기지만 성적이 잘 나오는 편입니다 9월모평 언어 98 수리 96 외국어 98


담임선생님이 이정도면 중경외시 4년장학도 가능하다고 말하셨다고 막 이래저래 말씀드렸음 


항상 아르바이트 허벌나게 하고 있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앞으로 못살겠냐고


말하다보니 어릴적 그 배신감과 애정결핍과 원망이 점점 올라오더라구요 나도 모르게 독이 올라서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서로 연락 끊고 서로 잊고 살자고 말씀드림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일을 소중히 하시라고






엄마 막 우셨음 




그랬더니 돈이라도 주겠다는거임


거절했지요





가난한 사람이 그나마 살아갈 수 있는건 거지근성이 아니라 자존심이니까


그 돈을 받을 수는 없었음


가난한 주제에 무슨 배부린 소리냐는 비난을 들을 수 도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동정심은 나같은 사람을 살 의욕조차 없게 만들어요.



뭐.. 결론은


현재진행형인 상태로서




많이 심난하네요. 수능도 얼마 안남았는데 




양자로 들어갈 마음 없어요. 미국 가서 살 마음도 없고, 그 가족에 끼어들 용기도 없고 


그냥


많이



심난해서


글 써보는거에요.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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