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역 고3이구요.
수시 6개 중에서 4개를 1차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전부 떨어졌어요ㅎㅎ... 소위 광탈이라 그러나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평생을 사람 그 자체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의사가 되기를 꿈꿔왔어요.
그리고 그러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3년을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생활해왔구요.
사실 저는 고1때 계열 선택을 하면서 많이 갈등했었어요.
제가 계속 꿈꿔온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자연계열을 선택하냐, 아니면 꾸준히 관심있어온 사회과학 공부를 하기 위해 인문계열을 선택하냐.
결국에는 가장 바라왔던 꿈을 위해 자연계열로 진학을 하게 됐습니다.(사회과학은 그냥 마음 한 구석에 꾹꾹 눌러 담아두었어요.)
고1때 최상위권에 있던 성적이 고2에 들어와 사춘기를 겪으면서 뚝- 떨어졌어요.
일반 인문계고를 다니는 제 스펙은 의대를 준비하는 특목고 애들 발 밑에도 못미친다고.. 자괴감이 심했어요.
아침 햇살에 눈 뜨는 것 조차 괴로웠으니 공부는 아예 손 놓고.. 그냥 가방만 매고 학교에 왔다갔다...
부모님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를 원하시지 절대 강요하시지도 않는데 혼자 스트레스 받고..
매사가 우울감에 가득해서 그냥 삶을 내려놓으려고 하던 직전에 엄마랑 부둥켜 안고 울고, 얘기하고 극복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고2가 끝날 때에는 완전히 사춘기를 극복하게 되었구요.
근데 좀 웃기는게, 방황은 끝났어도 1년간 공부를 하지 않은 공백이 커서 그런지 성적은 다시 올라가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고3 1학기까지 마쳤고 저는 의예과에 지원했습니다.
선생님들은 당연히 뜯어 말리셨죠. 성적이 안되는데 미쳤다고ㅎㅎ;;
그래도 고교 3년간 준비했던 거 아까워서.. 넣어보지도 않고 다른 과로 돌리면 평생 후회 할까봐 고집부려 넣었어요.
9월, 서류를 준비하면서 제 결정에 가장 후회가 많이 드는 달이었어요.
타 수험생들도 그렇듯이 너무 지쳐서 잔꾀가 생긴걸지도 몰라요.
3년간 마음 한 구석에 눌러 놓았던 사회과학 공부를 의학 공부보다 더 하고 싶었어요.
물론 사람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는 정말 멋진 직업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사람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마련해 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새로 찾은 제 꿈은 국제 보건기구의 의료 정책 전문가입니다.
결론적으로 저, 정치외교학과/사회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하기로 했어요.
사실 제 고민의 끝에 확신을 세우기 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오유에서 재수, 반수, 전과 하신 분들의 이야기 듣고 확답을 얻었어요!
비록 친구들보다 일 년 늦은 출발이지만, 제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이를 위한 노력이니까 후회하지 않아요. 서글프지도 않구요.
부모님께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응원해주셔서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요.
저, 꼭 지금 결심 그대로 후회없는 일 년 보낼게요.
혹시 이 글 보신 분이 계시다면 두서 없는 글이라 죄송해요(_ _)
아.. 이제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