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관리에 관한 글은 아무래도 패게에 가까운 내용인 것 같아서 끄적거립니다.
10월 결혼 예정인 여징어에요. 워낙 백옥같은 피부를 자랑하다가 자만이 하늘을 찔렀는지 수능 끝난 순간부터 성인여드름이 올라와
산전수전공중전 겪은 뒤로 화농성 여드름만 안 올라오면 썡유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살다보니 피부관리는 거의 안하고 살았어요.
그러다 얼마전부터 결혼 앞두고 맛사지라는 것을 주2회 받게 됐는데...
저도 나름 성인여드름으로 고생할 때 알아본 내용 및 과학적인 정설과 어긋나는 얘기를 맛사지 원장님이 하세요. 뭐 따지고 보면
화장품 사라는 말이지만...
제가 생리 즈음에 턱드름이 창궐하고 가끔 좁쌀 여드름 올라오는 보통의 피부거든요. 눈가에 언젠가부터 쥐젖이라 해야 하나 비립종인지
암튼 좁쌀같은 것들이 눈가에 생기길래 한참 검색도 하고 피부과도 갔었는데 눈가에 기름이 많이 껴서 그렇다고 제거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크림 눈두덩이랑 눈 아래에 듬뿍 바르던거 덜 바르다가 요즘은 아예 안바르고 에센스만 끼얹었더니
소강상태네요. 그런데.. 원장님은 비타민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네요? 이때 1차 멘붕.
그러면서 나같이 피부 방치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한방에 훅가기 전에 얼릉 손쓰기 시작하라며 피부 진피층까지 스며들어 영양공급을
해준다는 미스트와 비타민 엠플을 권유하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피부 진피층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는 화장품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거든요;;; 그게 가능하다면 그건 화장품이 아니라
유독물질 수준의 산성을 띄고 있는 물질이니 피부 깊숙이 침투해서 기미를 잡느니 주름을 잡느니 하는 광고들은 헛소리라고 믿으면
된다는 화장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가 쓴 책을 읽은 것 같은데...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어차피 장사하시는 분인데 학문적 고찰을
해서 무엇하나 싶고 어차피 사지도 않을 건데 논쟁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고..하며 그냥 듣고만 있습니다.
화장품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거 아닌가요? 그만큼 효과가 있으면 화장품이 아니라 약이죠.. 그리고 좋다는
고가의 에센스 발라도 봤지만 기미 주근깨 옅어지는 건 잠시고 그 상품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데 화장품값 대기도 후달리고...
화장품 많이 발라봤자 그만큼의 효과가 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 세안하고 화장솜에 토너 묻혀서 닦아낸 뒤 앰플이나 에센스, 비타민
에센스 중 그날 땡기는 거 바르고 있고요, 화장은.. 안해버릇해서 서툴다 보니 기초만 하고 다녀요. 선크림이랑 에어쿠션이랑 컨실러랑
눈썹 그리고 입술 바르면 끝. 주1회 각질제거하고 팩 붙이고 블랙헤드 심하다 싶음 흑설탕 스크럽으로 문질문질.
물론 신경쓰고 가꾸는 만큼 피부가 좋아지겠죠. 근데 성격상 외모 투자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쉽지 않고.. 남들은 피부 관리를
어떻게들 하는지 모르겠어요. 피부과 시술? 규칙적인 맛사지샵 방문? 비싼 화장품 사용? 저 정도면 정말 방치 수준인가요? 그렇지 않아도
부쩍 요즘 팽팽하던 목에 갑자기 주름 생기고 기미가 확 올라와서 심난한데 맛사지만 가면 구박당해서 우울해지는 여징어였습니다...
*써놓고 나니 의식의 흐름 기법이 과도하네요;;; 그냥 결혼 앞두고 심난해진 마음 끄적인 걸로 이해해 주시는 아량을 베풀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