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정신없는 액션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우선 내가 가장 열심히 살펴보는 것은 이야기의 개연성과 이야기의 몰입도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야기를 구성할 때 많은 것을 포기한 것 같다. 무엇을 위해서 포기했을까?
영화는 이야기보다 액션이 힘을 주고 있다는 것 같았다. 이야기의 몰입도보다 액션의 화려함으로 승부를 보는 다른 헐리웃 블럭버스터처럼 말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액션에 치중한 것치고는 화려하긴하지만 멋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들이 보여주는 액션은 그저 정신없이 오락가락할 뿐이다. 액션에 힘을 준 만큼 거북이들의 특징을 나름 살리려고 외형적인 부분에서 꽤 노력한 흔적은 보였다.
그렇다면 그 특징이 액션에서도 뭍어나와 하는데, 무기만 달리 들었을 뿐 무엇이 다른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액션에 개성이 있어야 이들이 함께 싸울 때도 빛을 발하는 법인데, 모두 똑같은 액션을 선보이고 있어 단체로 선보이는 액션 장면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 덕분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누가 미켈란젤로고, 누가 라파엘이고, 누가 도나텔로며, 레오나르도인지 헷갈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닌자라는 이름에 걸맞는 액션을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반적인 닌자의 이미지는 재빠르고 신속하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깔끔함이 핵심이다. 그것을 처음 등장할 때 이미지를 연상하게 만들어 보여준다. 그런데 닌자거북이들이 영화의 중심으로 드러나는 영화의 중반이후 선보이는 액션은 닌자보다는 단순한 파이터의 느낌이 강했다. 열심히 닌자라고 설명해놓고 뒤에가서 닌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닌자거북이들의 숙적 슈레더도 비슷했다. 일본식 무사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며 초반에 그렇게 보여지도록 그려놓고, 재빠른 액션보다는 로봇물의 둔탁한 액션을 선보이기만 한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이들 액션은 앞서 영화가 보여준 설명과 실제 행동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들의 액션에 큰 기대를 한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음 문제는 에이프릴 오닐역의 메간 폭스에게도 있었다. 이 영화는 에이프릴이란 인물에 집중되어 중반까지 독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닌자거북이들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에이프릴이란 인물이 왜 그리고 어떻게 닌자거북이들과 가까워 지는지 등등을 설명하는 인물인 셈이다. 이야기의 깊이가 많이 부족해서였을까? 연기력이 부족해서였을까? 나는 왜 에이프릴이란 인물에 영화가 이렇게 시간을 쏟아서 보여주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매간 폭스라는 스타의 장점을 살릴려는 의도였다면, 그녀의 연기력 보다는 몸매에 집중하고 보여주는 편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메간 폭스의 에이프릴에겐 강렬한 몰입력이 없었다.
뭐 그녀의 몸매가 드러나지 않아서 불만인 것을 부정할 수 없긴 하지만, 굳이 메간 폭스의 이름이 돋보일 필요가 없는 배역이라면 신인 여배우로 그 자리를 채워넣는 편이 영화의 집중도를 위해서 훨씬 낫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에이프릴 오닐이 닌자거북이란 이야기에서 주인공격이긴 하지만 사실상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닌자거북이들이지 에이프릴 오닐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메간 폭스라는 인물이 닌자거북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시간과 관심을 빼앗아가는 느낌이 강했다.
전체적인 평을 정리하자면, 액션도 잃어버렸고, 닌자라는 특징도 잃어버렸고, 이야기도 잃어버려서 코와붕가 조차도 영화에서 사라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닌자거북이들의 대표 구호인 코와붕가를 들은 것은 간간히 두번 정도 였던 것 같다. 코와붕가란 단어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과거 만화책으로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닌자거북이를 봤던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찾아게가게 만드는 단어다. 그런데 그 단어가 영화속에서 힘 없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는 이 만화의 매니아층까지 등 돌리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결론적으로 심하게(?) 혹평을 했는데, 조조로는 나름 볼만했다. 6000원의 값어치가 간신히 될 정도랄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름 장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화려한 영상과 실사같이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게 구현된 CG정도라고 할 수 있다. 닌자 거북이 하나 하나의 세밀함이 매우 잘 살아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