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이후 수없이 터져나오는 망언과 이해할 수 없는 광적인 행동들, 특히 선거 때 대통령을 도와달라며 벌이던 일인시위 코스프레는 몸서리처질 정도로 잔인했고 환멸이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끔찍한 상황은 진행중이고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의례 왜 저들의 행동이 부당하고 적반하장인 것인지에 대한 성토가 이어집니다. 유민 아버지 일도 그렇지요. 그런데 일단 명예와 정당성을 더럽혀 놓으면 그 더러운 행위에 아무리 성토와 해명이 나와봐야 원상복귀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진실은 밝혀진다 이긴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 우리 사회에서 선악 성의 진심 진정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독재정권에 세뇌당한 세대라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많은 성인(!)들이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진실에 눈을 감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마도 그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습니다. 새누리당은 그 믿음이 흔들릴 때마다 적절하게 국민이 원하는 믿을 거리를 생산해서 던져주는 거고요. 상식적인 사람들과라면 진실을 따지는 것이 효과가 있겠지만 믿기 위해 믿는 사람은 주장을 취사선택 해서 믿습니다. 토론이 불가능합니다. 새누리당과 그 지지자들은 그런 상태이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건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상황이 역전되긴커녕 더 구차해지기만 하기 때문에, 진실 공방 프레임으로 가면 새누리당이 흥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정국이 비정상인데 정상적인 방법이 어찌 통하겠습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야당이 좀더 독했으면 좋겠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권위 있는 지도자가 없다고 이미지 좋은 대선 후보 섭외해다가 망쳐놓지 말고, 오기로라도, 꽉 물고 안 놓는 악어 같은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나라 전체가 새누리당이 짜놓은 온순함 프레임에 제대로 사로잡힌 것 같아요. 다음 총선 때는 당 관계 없이, 아 새누리당은 빼놓고, 독하게 싸울 사람 찍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