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의 남녀싸움은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지치네요. 

어떤 존재든(10대이든 20대이든 40대이든 남자이든 여자이든, 키가 크든 작든, 학벌이 좋든 아니든, 장애인이든 아니든) 자기 존재를 특정한 틀 안에서 보면 장점, 단점, 혜택받는 점, 차별받는 점이 모두에게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에 팽배해있는 여성 차별, 없다고 하실 수 있습니까?
남성 차별 또한 없다고 하실 수 있습니까? 여성 차별이 일어나는 지점이 다르고 남성 차별이 일어나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차별이 있다고 해서 다른 하나의 차별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둘 다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고쳐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차별이 이렇게나 많은데 남성차별? 난 남성차별을 이렇게나 겪어왔는데 여성차별? 이런 생각은 이성적으로 잘못됐다고 느껴요. 어쨌든 남녀는 배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들은 어쩔 수 없겠죠. 

그런데, 실제로 일베나 메갈에 속하는 분들이 주위에 계신가요? 개인적 경험이라 안 그런 사람도 있어라는 말을 하실 수도 있지만 제 주위에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본인이 겪는 남녀차별을 인식하고 사회를 바꾸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자를 증오하고 남자를 조롱하고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 같이 친구로 동료로 애인으로 가족으로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성이 다른 이 사람과 서로 이해하며 즐거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살아갑니다. 

저는 일베, 메갈이 존재하는 것 자체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편입니다. 그 사람들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집단이든 극단에 치우친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해왔습니다. 100년 전에도 1000년 전에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에 주류로 알려지지 않고 살아왔겠죠. 그 극단은 1퍼센트만 되어도 5천만명 중에 50만명입니다. 일베, 메갈이 50만명을 채울까요? 0.1퍼센트인 5만명은 될까요? 매우 미미한 숫자로 그들끼리 찌질하게 살아가게 만들어야 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언론에서 다뤄주고 우리는 그들이 마치 큰 집단인양 놀라워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중요한 존재처럼 여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을 없앨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사회에서 의미있는 존재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관심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쟤네가 이렇게 말했어 하면서 정보를 퍼나르고 부들부들 떨지 말아야 합니다. 엄청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않습니다. 

물론 제 의견이 나이브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저런 사람들이 실제로 밖에 나와서 활동하지 않느냐라고 비판하실 수도 있습니다.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 현미경으로 보는 것처럼 여자는, 남자는, 서로 배척하고 혐오하고 조롱하는 존재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더 큰 사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결혼으로 무엇을 얻을까 계산하는 여성들이 못났다고 생각하며 집안일을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남성들이 못났다고 생각합니다. 성을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여성들의 타고난 아름다움, 남성이 타고난 아름다움, 그 다름의 조화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