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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만남이 없으면 어떠랴
게시물ID : lovestory_869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
조회수 : 5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29 13:22:30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0998zZGAuIU






1.jpg

도경원철길

 

 

 

굳이 만남이 없으면 어떠랴

혼자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내가 있어 네가 있듯이

네가 없으면

나조차 없는 것을

 

만남이 없으면 어떠랴

만남은 결국

이별을 안겨 주는 것

 

처음 시작하는 순간부터

더는 갈 수 없는 그곳까지

한 번의 포옹마저

없으면 또 어떠랴

나는 네 곁에

너는 내 곁에

늘 같이 있다는

그것만으로 행복한 것을







2.jpg

김언

 

 

 

나무 한 그루 만들지 않고 숲이 되는 방식을

손 한번 잡지 않고 애인이 되는 방식으로

피 한번 섞지 않고 형제가 되는 방식에서

눈 한번 주지 않고 경치가 되고 풍경이 되는

그 기특한 방식과 더불어

 

풀이 자라는 방향으로

꽃망울이 터지는 방향으로

하늘보다는 땅에 가깝게

좀 더 축축하게

가라앉는 그 문장을

모조리 끌어올려

새로 태어나는 나무

 

하늘보다는 땅에 가깝게

뿌리보다는

좀 더 뿌리 밑으로

나무가 자라는 방향으로

말은 퍼진다

하늘인가 땅인가

이 방향인가

저 방향인가

나뭇가지가 퍼지는 모양으로

 

하늘보다는 땅에 가깝게

뿌리보다는

좀 더 뿌리 밑으로

풀도 나무도

숲도 모조리 끌어올려

말은 터진다

몸 한번 섞지 않고







3.jpg

나해철황태해장국

 

 

 

아침 식사

독상

 

시장 골목 입구

해장국집

일인용 내 자리

 

몸을 위할 뿐

마음은 더 헛헛한

날마다 아침 식사

 

저녁 식사

광막한 우주와 겸상







4.jpg

길상호눈의 심장을 받았네

 

 

 

당신은

새벽 첫눈을 뭉쳐

바닥에 내려놓았네

 

그것은

내가 굴리며 살아야 할

차가운 심장이었네

 

눈 뭉치에 기록된

어지러운 지문 때문에

바짝 얼어붙기도 했네

 

그럴 때마다

가만히 심장을 쥐어오던

당신의 손

 

온기를 기억하는

눈의 심장이

가끔 녹아 흐를 때 있네







5.jpg

조연향바비인형

 

 

 

오른쪽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내게도 오른팔이 있었다는 걸 안다

혹 무잡배처럼

누구의 오른팔이 된 적도 있었고

심장과 가장 가까운 푸른 팔손이인 양

사랑하는

너의 따귀를 후려친 적도 있지 않았던가

오른쪽이 하는 짓은

똑바른 일이라고 믿었지만

주로 내 먹이와 일상의 문장에게 바쳐진알량한

욕망의 쇠스랑이었을 뿐이었다

폭력과 거짓 앞에 순종하면서 순수한

네 마음을 오른손으로 받아주지 못한

그런 죄밤마다 시퍼런 가시로 찔러댄다

오른쪽이 옳지 않다는 걸그 말씀 쓰리고

깊다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가고

발가벗겨진 채 버려져 있는 바비인형처럼

팍팍한 관절의 문장 속에서 헤맬 뿐

오른쪽에 숨겨진 비밀의 힘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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