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가 갑자기 메갈,페미니즘 이슈로 진짜 집중해야할 우리 사회 적폐청산 과정중임을 잊게 만들고 있는듯 보여 마음이 좋질않네요.
박근혜탄핵인용과 거의 동시에 터져나온 이번 이슈가 어렵게 이뤄낸 연대의 물결을 갈라놓진 말아야할텐데요.
제 세대에 사람이라면 페미니즘이란 단어에 어느정도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겁니다.
제 세대에 여자는 상당한 차별과 불이익을 감당하고 살고 있습니다.현실적으로 맞벌이인 저희도 와이프가 먼저 퇴근한다는 이유로 저보다 많은 시간을 육아에 할애해야합니다. 명절이면 시댁에 먼저갑니다. 직장에선자로 살아남기위해 더 노력해야하죠.
아들의 경우엔 이야기가 또 다릅니다. 초등학교는 여자 선생님이 9할이상이고, 남녀발달시기의 차이,성향의 차이로 인해 여자애들에게 치이고, 차별받고있죠. 활달하고 에너지를 방출해야하는 남자아이들은 산만하고 나댄다고 지적받고,상대적으로 조숙한 여자아이들이 더 선호됩니다. 남녀가 싸우면 얻어맞는 쪽은 오히려 남자입니다. 힘으로 맞서면 고발당하니까요. 초등학교는 이미 남자아이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는게 현실이죠
장황하게 썼지만, 전 20-30세대의 양성평등이 어느쪽으로 기울어졌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저를 포함한 윗세대의 여성차별은 분명히 존재했고, 남자는 여자에 비해 기득권이였습니다. 제 아들세대는 더 평등한 사회가 되겠죠. 청년들의 세대는 그 중간어디라 짐작만 해봅니다.
한발 물러난 입장에서 보면 여혐,남혐,메갈, 이런 문제는 결국 양성평등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오는 진통이라 봅니다. 또, 그 와중에 쏟아내는 불만과 불평등의 문제들은 어쩌면 남녀의 차별이나 성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양극화에 더 기인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더욱더 이 양극화와 살벌한 경쟁에 시달리는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젠더의 문제를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길 바랍니다. 이런 구조하에서 양성평등이 가능할까요?
자신의 가치와 맞지않는 부분을 지적하고 비판하는건 좋습니다만, 그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것인지 현실에 뿌리내린 판단이 아쉬운 시국이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건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으면 그 누군가의 구체적인 무엇이 문제다 라는 비판이 된다면, 그 사람은 빨갱이야, 수구꼴통이야, 메갈이야 라고 비난하는것 보단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