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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詩抄- 이 서러운 악보의 표음을 이해하는 이 있을까?
게시물ID : lovestory_868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크리엄
추천 : 1
조회수 : 3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1/25 08:04:47
  내 낡은 기타는 서러운 악보만을 기억하네. 


나 집시처럼 떠돌다 그대를 만났네. 그대는 어느 먼 길을 돌아왔는지 
바람이 깎아놓은 먼지처럼 길 위에 망연히 서 있었네. 
내 가슴의 푸른 샘물 한 줌으로 그대 메마른 입을 축여주고 싶었지만 
아, 나는 집시처럼 떠돌다 어느 먼 옛날 가슴을 잃어버렸네. 가슴속 
푸른 샘물도 내 눈물의 길을 따라 바다로 가 버렸다네. 나는 이제 너무 
낡은 기타 하나만을 가졌네. 내 낡은 기타는 서러운 악보만을 기억한다네. 
쏟아지는 햇살 아래서 기타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면 가릉가릉 나의 기타는 
추억의 고양이 소리를 낸다네. 떨리는 그 소리의 가여운 밀물로 그대 몸의 
먼지를 날려버릴 수만 있다면, 이 먼지나는 길 위에서 그대는 한잎의 푸른 
음악으로 돋아날 수도 있으련만, 나 집시처럼 떠돌다 이제야 그대를 만났네. 
그대는 어느 먼길을 홀로 걸어 왔는지 지금 내 앞에 망연히 서 있네. 
서러운 악보처럼 펄럭이고 있네.  


................................... 박 정 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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