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마이클에게 형을 선고한지 10년이 지났다. 변호사는 단 한가지의 탄원에 지쳐버렸다. - 인도주의적 관용을 탄원하는 최후의 전화를. -
마이클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진심으로 죽음을 원하기 그지없었다. 특히 '대안'에 대해 떠올리기만 해도 차오르는 두려움과 공포에 뼈가 비명을 지르는게 들릴정도였다.
과학적으로 사형제도가 범죄에 대한 억제제가 될 수 없다는게 증명된 이후, 사람들은 사형제도 폐지 운동을 해왔다.
2022년, 사형제도 폐지는 현실이 되었고, 그걸 대체할만한 방안이 - 강한 반대를 마주함에도 불구하고- 자리잡았다.
이 방안은 다른 모든 방법들을 끝냈다. 살인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누구도 새로운 처벌-생매장-의 결과를 무릅쓰고 살인을 하진 않을것이라고.
처음에 재소자들은 움직일 수 없고, 의식은 깨어있는 상태로 만드는 마비약물을 주사받는다. 그리고 이어서, 그들의 다리와 팔은 외과적으로 제거된다. 혀와 눈알 역시 같이 제거된다.
그리고 마비가 영구적으로 지속되도록 척추를 자른다.그 다음에는 양 귀의 고막을 모두 태운다. 마지막으로 입과 코를 꿰매고 두 개의 튜브가 삽입된다.
하나는 위장으로 가서 영양을 공급한다. 하나는 목으로 가서 인공적으로 호흡을 시킨다.
인간의 기본적인 감각들을 모두 무력하게 한 채로 재소자들은 죽을 때까지 그 상태로 지내게 된다.
움직일수도 볼수도 들을수도 맛볼수도 없는상태로 말이다. 이 참을수 없는 고립과 암흑에 쌓인 상태로는 하루하루가 몇년처럼 느껴질 것이다.
마이클은 판결이 내려지고 나서 몇번이나 자살시도를 했고, 그 이후 24시간 감시를 받게 되었다. 곧 임박한 생매장에 대한 공포가 그를 미치게 만든것이다.
고작 32살의 마이클에게, 그 처벌이 내일 아침으로 다가왔다. 마이클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생매장된채로 보내게 될것이다.
마이클은 핸드폰이 울리는걸 들었다, 뇌에서 아드레날린이 터진 둑처럼 분출되었고, 그의 손은 통제불능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토하기까지 했다.
이 전화가 관용을 탄원하는 최후의 전화다. 마이클의 변호사는 전화를 받았다. 통화는 짧았다. 하지만 마이클은 전화가 끝나기도 전에 변호사의 얼굴에서 색채가 빠져나가는걸 보면서 탄원의 결과를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