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무지게
대부분 우리 농촌의
일상은 비슷했습니다.
산에 나무 하러 가신 아버지
봄에는 진달래꽃 한 아름
가을은 머루 다래 따며
나물 반찬 도시락 싸준
엄마를 생각했습니다.
말이 없는 아버지라고
늘 엄마는 푸념하지만
그래도 아들 딸 대여섯씩
길러내신 부모님들입니다.
이야기 2
말 수가 적을수록
남자는 듬직하다했고
여자는 말을 곧 잘해야
사근사근하다 했습니다.
“ 침묵은 금이요 다변은 은이라 ”
당시 세상에 떠돌던
답답한 침묵이 금이고
말 많거나 아무리 잘해도
그 것은 은이라 했습니다.
요즈음 신세대에 따르면
알릴 것은 널리 알리고
피할 것은 적당히 피하라
지금은 피알 시대랍니다.
이야기 3
요즈음은 현관문만 닫으면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온전하게 나만의 공간으로
문 밖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고 살며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자기의 주장이 강해지고
자기 것에 강한 모습으로
되도록 타인의 간섭이
싫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사를 왔다며 이사 떡을 돌리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그런 시대랍니다.
이야기 4
기와집의 토담을 따라가면
탱자나무 울타리를 만나고
돌로 쌓은 돌담도 만나고
담장이 높아서 그네를 매고
그네 타고 놀면서 담장 밖
세상을 보던 시대도 있었고
싸리나무 담장사이로
아낙네들이 붙인 전을
나누어 먹던 시절도 있었고
누구네 집 수저 몇이라는 것도
이것이 그 시절 전국의 우리 농촌
어른들 살아오던 그 당시 세상 모습이고
나무 해온 아버지 이마 땀 닦아주시던 어머니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