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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military_86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만주계장수★
추천 : 1
조회수 : 29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2/03/03 06:21:00
수십년전 그때는 몰랐습니다.
첫날 신교대 입소하면서
정말 개처럼 두들겨 맞으면서도
아. 그때는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전방에서 동료가 사고로 다쳐도
동기가 우울증에 걸려 고생해도
그냥 재수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마초라서가 아니고
그냥 하나의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서.
평등한 국민으로서.
군대 안 끌려 간 사람들이,
면제자들이,
운 좋아 군대 뺀 사람들이,
당신들 대신 저렴한 몇 푼 받아가며
목숨 걸고 나라 지켜줘
고맙고 미안하다 뭐 이렇게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면 좋겠습니다.
휴가 나온 장병들에게 목례해 주고
엄지 척이라도 날려주기라도 하면 좋겠습니다.
미국 처럼 군인을 보면 존경해 주지 않아도
중국 처럼 시설에 군인 우대 창구가 따로 없어도 되니까
제발 군인을 함부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남자가 죄는 아니잖아요.
가산점도 없고
월급도 거지 같고
대우도 형편없고
누구도 가기 싫은 곳을
말 한마디 못하고 끌려 갔다 왔으면
보람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군대라는 무거운 납덩이 같은 것 때문에
고등학교 때 부터 늘 부담이 많은
우리 아들들에게
좀 더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해주기를.
그게 싫으면
돈 한달에 300주고 공무원 연금 주세요.
그게 싫으면
아까운 시간 보상 받게
대학졸업 앞당겨 주거나 학점 주세요.
그게 싫으면
최소한 출퇴근하게 해주세요.
미군도 그렇게 하잖아요.
그리고 내 맘대로 햄버거 사 먹게
식비 따로 주세요.
그런 게 안되면
마음으로라도 미안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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