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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에 있었던 일 (feat 문재인 & 이재명)
게시물ID : sisa_866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맑을청
추천 : 27
조회수 : 1085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7/03/14 20:16:54
2002년도는 월드컵이 있던 해입니다. 
근데 당시에 월드컵 경기를 공중파 방송 3사가 
동시에 같이 중계를 했드랬죠.

MBC는 차범근, KBS는 허정무, SBS는 신문선
이렇게 해설을 했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16강을 가느냐 마느냐 하는 부분도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저 세 명의 해설 위원을 내세운 방송사 중 
어느 방송사가 시청률 승자가 되느냐 하는 부분도
엄청난 관심사였습니다. 

당시 그래도 가장 우세할 것으로 추측되는 쪽은
신문선을 내세운 SBS였습니다. 왜냐하면 신문선의
말빨이 장난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신문선은 98년에 해설 위원으로 이미 시청률의 승자가 되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 비해 MBC의 차범근 쪽은 절대적으로 불리해 보였죠. 
왜냐하면 충청도 출신이라 말이 무척 느리고, 
말빨도 형편 없었거든요. 

해설을 해 본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듣는 시청자 입장에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상황에서 차범근이 내세운 것은
축구 선수로서의 실제 경험에 기초한 진솔한 해설 뿐이었습니다. 

신문선 쪽은 자신만만했죠. 
"가장 재미있는 방송을 보라"고 당당하게 인터뷰할 정도였습니다.
자기네 해설 방송이 가장 재미있을 거라는 자신감이었죠. 

그러나 월드컵이 가까워지자 놀랍게도 
시청자들의 대부분은 어눌하고 말빨 형편 없는 차범근쪽 해설을
선택해서 듣기 시작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었는데
첫째는 상황을 파악하는 진솔한 해설 능력이었습니다. 

월드컵 직전에 한국이 치른 경기가 프랑스전이었는데,
당시 김남일의 태클로 인해 프랑스 팀의 지네딘 지단이 부상을 입게 됩니다. 
결국 지단은 어쩔 수 없이 교체되죠. 

근데 그 상황을 두고 신문선 쪽은 지단이 월드컵을 앞두고 몸을 사린다 하는 
식으로 잘못된 해설을 해 버립니다. 
화려한 말빨로 한 해설이었지만 내용이 아주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차범근은 그 상황을 보고는 특유의 어눌하지만 차분한 어조로 
"부상 같군요." 하는 정확한 판단에 기초한 해설을 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경기의 상황 판단을 더 정확하게 하는 것은
말은 어눌하지만 차범근 쪽이라는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 원인은 신문선의 무차별적인 네거티브식 해설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차범근의 아들인 차두리가 대표팀에 뽑혔던 건 
국민들 전부가 다 아는 사실이었죠. 
차부자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국민들의 큰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근데 자신의 해설 라이벌인 차범근을 의식한 탓인지 
신문선은 무차별적으로 차두리를 깎아내리는 해설을 합니다. 
실력도 없는 선수가 자기 아버지 빨로 국대에 뽑혔다는 식으로요. 

제 여동생이 축구에 대해서 거의 모르는데
신문선의 저 네거티브식 해설을 보다가 너무 보기가 민망해서 
다른 채널로 돌렸을 정도였습니다. 

신문선의 네거티브질은 차두리에게만 향했던 것은 아닙니다. 
당일 경기에서 실수한 선수들, 
플레이가 좀 부족해 보였던 선수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비난을 하는 해설을 했어요. 

그에 비해 차범근은 그 어떤 경우에도 선수들을
비난하지 않는 해설의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선수들이 잘못된 플레이를 할 때도 
"시도가 좋았어요!"라고 넘어갈 정도였죠. 

차두리에게만 엄격하게 비판을 하고 
따끔한 말로 해설을 했을 뿐,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을 향해서는
보듬고 선수 입장에서 하는 해설을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 수록 차범근 해설 쪽이
시청률이 계속해서 올라갔죠. 
그에 비해 신문선은 아주 참패했습니다. 

오늘 민주당의 경선 토론회를 보다보니
그 2002년의 차범근-신문선 경쟁이 떠오르더군요. 

당시에 신문선은 말빨만 믿고 
네거티브식 해설에 골몰하다가 
시청률에서 큰 참패를 거뒀습니다. 

오늘의 이재명도 말빨만 믿고
네거티브식 토론에 골몰하다가 
지지율에서 참패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더군요. 

어제의 신문선과 오늘의 이재명이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
그건 바로 화려한 말빨보다 진솔하고 겸손한 태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일 겁니다. 

또한 누군가를 비난하는 식의 화법으로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도 
그들 두 사람이 기억해야 할 겁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비슷한 역사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어제의 차범근-신문선과 
오늘의 문재인-이재명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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