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본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오년쯤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돈도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이처럼 여행하다가 지방의 인적드문 소도시에 밤에 도착했는데,
하늘이 맑아서 잘 보였습니다. 헌데, 도시가 완전히 깜깜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날따라 달이 좀 유난하게 보이더군요.
서늘한 바람이 이따금 부는 아무도 없는 휑한 도로에서 바라본 그 달은...굉장히 기괴했습니다.
누운 하현달이 아직 좀 낮게 떠있었는데, 크기도 컸지만 색이 이상했습니다. 노란색 크레파스로 마구 칠한다음 주황색과 초록색을 약간 섞은듯한 색으로 기억하는데, 괴상한 그 색조합은 느릿느릿 떠오를뿐인 달을 굉장히 역동적이고 커보이게 하더군요. 마치 저를 노려보는것 같아서 가만히 바라볼수가 없었습니다.
달한테 눈깔아 당한기분ㅠㅠ
제가 환각을 봤거나 단순히 감정 상태의 불안으로 그렇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는건 그당시 후진 폰카로나마 찍어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이 대개 그렇듯이 저도 지금은 그 사진을 잃어버렸지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