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유튜브, 필라코리아 2014 세계우표전시회 시월의 노래
햇살을 묶어
풍경風磬처럼 처마에 걸어놓으리.
그대가 올 것 같은 길에 나가
잠시잠시 서성이리.
저녁밥 짓는 연기를 굴뚝에 올리고,
서늘한 밤기운 스며도
아직은 문을 닫지 않으리.
더 밝은 등을 켜고
그대를 향해 내 귀를 기울이리.
그리고 더 깊게 어두워지면
내 그리움은
별들로 가득 채워지리니,
쓸쓸하고 야윈 발을 가졌더라도
내게 오는 그대
따뜻하고 소중하게 감싸안으리.
바람이 불면
잎처럼 아래로 내리는 것들의 노래에
더 낮은 내 노래를 더하여
그대 이름 낮게 부르리니,
높은 하늘 아래 너른 들판
혼자 떠돌던 걸음을 멈추고
시월에는 그대에게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