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도 하고 평소 생각도 정리해서 메모장에다가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데드풀을 보고 제 4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도 참 재밌게 쓸 수 있겠다 싶어서
작품 내 인물이 독자들과 소통하는 내용의 공포게시판 적인 단편 소설을 쓰고 있었죠.
열심히 쓰던 중 이런 내용을 써나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키기가 조금 꺼려져서 기억을 되살려 쓰는거라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단지 작가의 무심하게 내려쳐지는 손가락 아래에 우리들이 해왔던 일, 하고싶은 일에 상관없이 모든것이 지워지고 다시 쓰여진다.
내가 바랬던 일도 아닌데 나는 내 손으로 나의 친구들과 가족들을 죽이게 되고, 그들은 타자 몇 번에 다시 살아난다.
그런 그들을 차마 바라 볼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 수록 다른 이들은 나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이 지옥같은 세상에서 정말로 미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내 생각들도 그저 손짓 한번에 의미없이 스러져 갈지도 모른다.
이러한 내용이었는데요, 쓰다가 문득 마음에 영 들지가 않아 지우고 다시 쓰려고 해당 부분을 드래그 하고 지웠는데
메모장에 글을 길게 쓰다보면 스크롤바가 생기면서 일정 부분만 볼 수 있잖아요?
그런식으로 지운 글의 아랫 부분에 있던 글이 올라왔는데, 거기 써있던 한 줄이
이렇게 말이다.
였습니다. 순간 소름이 돋아 Ctrl+S로 저장하고 꺼버렸는데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제 기억에는 저 여섯 글자를 쓴 적이 없었거든요.
무의식적으로 쓴건지, 단지 나중에 썼던 것을 지우고 우연히 남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참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