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장은 짜증을 내면서 말한다.
"아~ 씨발~ 알았다고~ 1분 있다가 간다고~"
그런 김병장을 깨우는 박일병은 죽을맛이다.
불침번인 박일병은 깨워야할 근무자가 고참일경우 항상 이런 곤욕을 치룬다.
깨우면서도 욕을 먹고 욕먹고 깨워도 이미 교대시간은 지나있어서 앞에 근무서던 고참이 와서 또 개갈굼을 당하고....
오늘도 근무자인 김병장은 교대시간이 10분이 지났는데도 1분만...1분만...이 지랄을 떨고있다.
앞근무자는 성격더럽기로 소문난 이상병....상병 말호봉이라서 한참 애들을 갈구는 중인 놈이다....
박일병은 잠은 다잤구나...싶은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빨리 김병장을 깨우기 위해 애쓴다.
드디어 김병장이 몸을 일으킨다.
"아~~ 씨발....그냥 대충좀 넘기지....일직하사도 잔다며~~꼭 나를 깨워야되냐?"
"일직하사가 오늘 점검 나올수도 있다고 근무자 교대 확실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지랄~ 맨날 하는 말이지~ 너~ 근무갔다와서 보자~"
이렇게 말한 김병장은 대충 전투복을걸치고 총을 챙겨 근무 나갈준비를 한다.
"야 오늘 내파트너 누구냐~"
"최이병인데 김병장님 일어나길 기다리다가 근무교대 해주러 먼저 갔습니다~"
"뭐? 아놔~ 이새끼 진짜~이병을 혼자보내고~ 그래가지고 무슨 문제생기면 니가책임질거야~ 내파트너라서 내책임이잖어~ 아이씨~"
김병장은 짜증을 내며 서둘러 근무지로 향했다.
그런 김병장의 뒷모습을 보며 박일병은 조용히 말한다.
"개새끼~"
김병장은 서둘러 근무지로 향했다.
오가는길에 앞근무자인 이상병일행을 만났다.
이상병은 짜증섞인 표정으로 김병장을 바라보며 대충 경례를 하면서 말한다.
"김병장님~ 저두 이제 짬밥도 되는데 너무하신거 아닙니까? 근무시간은 좀 제대로 지켜주십쇼~"
김병장은 그런 이상병을 보며 말한다.
"야~ 최이병혼자 놔두고 온거냐?"
"그럼 뭐 우리까지 김병장님 기다리고 있습니까? 교대했으니 우린 철수해야지말입니다~"
"이야~ 너 많이컸다~ 눈도 못마주치던놈이~ 더러워서 빨리 제대해야지~ 꺼져라 씨발~"
김병장은 이렇게 말하고 또 뭐라고 말하는 이상병을 뒤로하고 근무지로 향했다.
언제한번 밑에군번들 군기한번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김병장이었다.
근무지인 초소 앞으로 가니 최이병이 말한다.
"소...손들어~ 움직이면 쏘...쏜다~ 화랑~"
"나야~ 이새끼야~ 니가 암구호 나한테 말을 해줬어야지 내가알지~"
"죄...죄송합니다~"
최이병은 그대로 겨누고 있던 총을 내리며 말한다.
"이새끼보소~ 내가 누군지 알고 총 그냥 내리냐? 내얼굴 확인했어? 얼굴 확인도 안하고 나인지 어떻게 알어~ 이렇게 하라고 배웠어? 암구호 대지도 않았는데 그냥 통과시키네?"
"죄..죄송합니다...목소리가 김병장님 맞는거 같아서...."
"내가 맞는지 안맞는지 니가 어떻게 알어임마~어떤 미친놈와서 나야~ 라고 해도 이럴래? 니 바로위에 누구야? 애 잘가르쳐 놨네 씨발...한딱가리 해야겠구만..."
"죄송합니다...."
"됐고~ 누구오는지 잘보고있어~ 뒤에가서 담배한대 펼테니까~"
"예~ 알겠습니다~"
김병장은 초소뒤로 돌아가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군생활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대우를 못받는것같아 괜히 짜증이 나는 김병장이다.
그렇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최이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저기...김병장님 누가 오는것 같습니다."
김병장은 놀라서 급히 담배를 끄고 세워놓아던 총을집어 초소안으로 들어왔다.
초소밑 길로 사람 실루엣과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아직 교대시간은 되지않았고....대대에서 점검나온건가?'
"야~ 오늘 암구호 뭐야~"
"예~ 오늘의 암구호에 대해서....."
"됐고~그냥 말해~"
"네...화랑 담배 입니다~"
김병장은 서둘러 자신이 앞장서서 수하를 시작했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화랑~"
"담배~"
"누구냐~"
"이병~ 최기철~"
"용무는~"
"근무교대입니다~"
벌써 근무교대를 왔나.....라고 생각하던 김병장은 순간적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최기철은...... 지금 자기의 근무파트너...
김병장은 후레쉬를 켜서 앞에 다가오는 최이병의 얼굴을 비춰본다.
분명 최이병이 맞다...
최이병은 얼어붙은 김병장의 표정을 보고 겁먹은 목소리로 말한다.
"죄...죄송합니다....혼자교대 하고 갑자기 배가아파서 화장실좀 다녀왔습니다."
"너....너....뭐...뭐야....너 분명 초....소에....."
그...그럼....뒤에 있는 최이병은....
김병장은 떨리는 몸을 가누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데....
그때 귓가에서 누군가 장난스레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린다.
죽을때까지 잊혀지지않을 만큼 소름끼치는 목소리.....
"히히~ 너두 내얼굴 확인 안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