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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 한번 가봅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1-
게시물ID :
panic_7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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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으앙쥬금ㅜ
★
추천 :
3
조회수 :
230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8/20 18:29:14
서울에서 부산까지 [1부]
알람이 울린다.
현재시간 7시30분
오늘은 라디오가 알람을 울리지않는다
하지만 나의생체시간은 시계보다 정확해서 알람이 안울려도 눈이뜨게된다
라디오가 안나오는걸보니 건전지가 다닳아버린모양이다.
그래도 건전지는 많으니 닳아버린 건전지는 빼내고 베란다문을열고 힘차게던진다.
그리고 익숙한손으로 라디오에 건전지를 끼고 안테나를 뽑는다
오늘도 라디오방송은 종교방송밖에 나오지않는다
사실 이방송도 다 녹음된걸 계속 틀어주는거다 물론 내취향에는 전혀 안맞지만..
고리타분하더라도 나에게 말을걸어주는이는 기독교라디오방송 밖에없으니까 그거라도 감사하게듣는다
우리집은 서울의 한 아파트.101동 2504호
제일 꼭대기층이자 복도식아파트 제일 구석에 위치하고있다
어떻게보면 안전해보일지도 모른다. 나같은 겁쟁이한테는
오늘아침도 만찬을 준비해본다
익히지않은 스팸1/3 ,동원참치 두숟가락치 , 소금,설탕 한줌 , 물한잔
사실 말하자면 먹을게 바닥났다 아껴먹어봤자 2,3일밖에 못버틸것이다
다행히 그큰일이 나기전에 사재기를 해놔서 3개월이나 버틸수있었던거지
그저 정부의 안전하단 말만 믿었다면 난 지금 이세상사람이 아닐수도있다
내일아침 일찍 나가봐야겠다 3개월만의 외출이여
아침식사를 다 마치고 미리 내일아침을 준비해야겠다
신발장위에 있는 아버지가 쓰시던 사랑의매의 끝을 칼로 뾰족하게 깍고있다
그리고 가방에 남아있던 식량을 넣고 나의 유일한친구 라디오에 건전지까지 가방에 넣었다
그냥 먼여행일거같은 느낌에 왠지 다시 돌아오지 못할거란 느낌에 내가 소중히여기던걸 가방에 넣는다
가족사진까지도...
몽둥이가 나름 끝이 뾰족하게 되서 만족스럽다
몽둥이 손잡이부분에 지갑의가죽을 뜯어 미끄러지지않게 손잡이를 만든다
그리고 야구방망이까지 챙긴다
이로서 내일 아침나갈준비는 다된것이다
너무 성급하게 준비한거 같기도 하다 소풍가기전날 들뜬 초등학생마냥 재밌게 짐을쌋으니
현재시간 오전9시.
가방에 넣어놨던 라디오를 다시꺼내 바닥에 내려놓고 라디오를 킨다
여전히 기독교라디오방송밖에 안나온다. 목사님의 말씀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들어도 들어도 좋고 온화로운 목소리
할아버지가 우는 손주달래는 목소리같기에 눈물이 핑돌면서도 졸음이온다
이 라디오속의 할아버지는 살아있을까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라디오 채널을 바꿔본다 여전히 종교방송한곳을 제외하고 아무방송도 안한다
바깥공기라도 맡을겸 베란다문을 열고 있는 힘껏 가래를 모은다
"캬악~퉤!"
침은 한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침이 땅바닥에 떨어진소리가 나한테까지 들린다.
나의 침소리가 고요를 깼다.
그리고 다시 고요가 찾아온다
아까 눈가를 핑돌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왔다
베란다 난간의 철장을 두손으로잡으며 무릎꿇고 오열했다.
나의울음소리가 다시 고요를 깼다
가족들의 생사여부보다 좀비들에게 살점을 뜯기는 공포보다
외로움이란자리가 더 더욱컸다
이때 70m 아래 내가낸 소리가 아닌 다른소리가 났다
"대낮 햇볕 쨍쨍한날에 좀비가 있을리가 없을텐데..." 혼잣말을 하고 밑을 내려다 봤다
내려다보니 무언가가 내가뱉은 침을 먹고있었다
내눈으로 보기엔 아마그건 동물이 아닐까 싶다
분명히 동물이다
내가 뱉은 굵은 가래침을 먹고있다.
난 빨리 옷을 입고 잘 깍아놓은 방망이, 아니 창을 들고
밖으로 황급히 나갔다
25층짜리 건물을 계단으로 내려가는게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다
19층
.
.
.
12층
.
.
.
7층
.
.
.
3층
1층!
드디어 도착했다 .
하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제발.. '
왼쪽라인 아파트를 살펴봤다
진돗개보다 조금더큰 개 한마리다
안씻긴지 조금 오래되보여서 더러워보이긴 했지만흰털과 검은털이 풍성하게 자란 개다.
개에 대해선 무지하지만 아마 품종은 보더콜리일거다 아니 확실하다 집에 있는 책에서 본기억이 있다
오른쪽 뒷다리를 절으며 힘들게 도망치고 있었다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난 이녀석을 식용으로 쓸생각은 전혀없다
그냥 친구가 필요하다.
근데 이녀석은 날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오른쪽 뒷다리가 다쳐서 그런지 난 이녀석을 쉽게 잡을수 있었다.
풍성한 털안에 살점은 없고 뼈 밖에 없다
이녀석은 심하게 저항했다
난 두팔로 꽉 붙잡고 있었다.
이때 내 한쪽팔을 물었다..
이갈이를 안해서 이빨이 뾰족하다
조금의 상처가 났다
'설마...'하는 마음에 이녀석의 눈동자를 살펴봤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이 없다
발톱도 안깍아서 내얼굴을 할퀴기 시작했다
이녀석을 빨리 집으로 데려갔다.
25층 우리집을 올라가는데 이녀석의 저항을 막아내느라 녹초가 다됬다
우리집에 도착하고 거실에 풀어줬다
신발장의 전신거울을 보니 내얼굴과 팔은 상처투성이가 됐다.
이녀석은 집구석에 박혀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래도 결국엔 친해질거란 생각을 하기때문에 지금은 별다르게 게의치 않는다
우리집 주변에 애견샵이 하나있을것이다
개는 집에 두고 내방에 가방하나를 가져온다
추우니 외투하나쯤은 껴입자.
그리고 내가만든 창까지 들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다시 또 25층을 내려가야 하니 한숨만...
어차피 해지기 전까지 들어오면 된다
천천히 집을 나선다 .
오른쪽 아파트 후문으로 나간뒤 다시 오른쪽 골목
다시또 왼쪽으로 꺽으니 번화가에 도착 직진으로 3분정도 걸으니 애견샵에 도착했다.
애견샵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으니 문에달린 종소리가 나를 반긴다
문을 열으니 약간의 썩은내가 났다.
유리관에 갇힌 새끼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아사한것 이다
일단은 편의점이나 마트에비해 애견샵은 먹을게 많았다
물론 사람한테는 필요하지않으니..
일단 가장 필요한 개사료와 개껌 ,개샴푸와 대소변패드 발톱깍이 간식,개끈 등을 넉넉히 챙겼다.
그런데 진열장뒤에 다른문이 있었다
아마 그곳은 애견을 목욕시키는 곳일듯 싶다
혹시나해서 들어가봤다
눅눅하고 습기가 차있다 타일 사이사이에 곰팡이도 껴있다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분사형 샤워기에 물이 나온다
옆에있던 큰 수통으로 물을 받았다
가득담지는 못했다. 금방 단수가 됐기 때문,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반이나 채운거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반밖에 못채운거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여길 나오기전 아사한 어린영혼들에게 개껌하나 옆에두고 좀비가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닫는다.
조용한 번화가에 문에달린 작은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애견샵을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출처 :
http://fun.jjang0u.com/articles/view?db=106&page=30&no=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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