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시원하다.
점심을 먹고나서 잠시 십분간 잠에 취했다가
고단한 눈을 주먹으로 비비면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바지를 내리고 변기위에 앉았다.
힘주며 모든 일을 마치고 났을 때에는
그 녀석들이 하이얀 변기안에 모두 모여있었다.
얼마만이 보는 녀석들인가.
주말에 먹었던 보리밥이 원인이었던 걸까.
원래 매일 만나던 녀석들을 한 삼일만에 만난 듯 하다
오랜만에 보는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살풋 웃음이 나왔다.
시원하게 내려가는 녀석들을 보다 아랫배를 만지니 다이어트라도 한 듯
날씬해진 배가 만져졌다.
바지를 끌어올리고 벨트를 채우고 나니 벨트구멍을 한칸줄여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갓 샤워를 마친듯한 상쾌함이 느껴졌다.
내일도 녀석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좁은 화장실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