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박태견/기자]그동안 같이 활동해온 한승조 자유시민연대 전 공동대표, 군사평론가 지만원 등이 '친일망언'으로 곤욕을 치루는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해오던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마침내 "친일보다 더 나쁜 건 친북"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이들을 간접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조 대표까지 마침내 '친일대열'에 자발적으로 합류하는 양상이다.
조갑제의 '친일 합리화' 7대 논리
조 대표는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친일(親日)보다 더 나쁜 건 친북(親北)'이란 글을 통해 "친북은 자발적인 데 비해 친일은 거의가 강압에 의한 것이든지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친일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잘못된 정보하에서 이뤄졌다", "친일한 사람들중에는 일본의 선진 기술-군사, 교육, 과학, 기업 등-을 배워 대한민국 건국후 조국을 위해 썼다"는 등 한승조-지만원과 동일한 맥락의 '친일세력 합리화론'을 폈다.
조 대표는 이번 글에서 일곱가지 이유를 들어 친일세력을 적극 옹호하며 합리화했다.
첫번째, 친일은 거의가 강압에 의한 것이든지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두번째, 대부분 친일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잘못된 정보하에서 이뤄졌다. 세번째, 친일한 사람들 중에선 일본의 선진 기술-군사, 교육, 과학, 기업 등-을 배워 대한민군 건국이후 조국을 위해 썼던 이들이 많다. 네번째, 친일한 사람들은 거의가 사망하여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다섯번째, 친일한 사람들중 다수는 미안한 마음이 있어 친일하지 않은 동족들을 괴롭히지 않았다. 여섯번째, 일제시대의 친일은 민족에 대한 반역이었지만 국가에 대한 반역은 아니었다. 당시엔 국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곱번째, 친일한 사람들 중 다수는 대한민국 건국 후 나라에 충성하여 친일의 과오를 상당히 벗었다.
조갑제와 구로다의 각별한 '우정'
조 대표의 이같은 글은 한승조-지만원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동시에, 최근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일제강점기를 합리화해 파문을 불러일으킨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한국내 일본특파원 가운데 가장 극우적인 구로다 지국장은 지난 2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대로 일본의 반성과 배상을 촉구한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질의를 하던 과정에 “노 대통령이 일본의 사과를 요구했는데, 그동안 많이 했지 않느냐. 더 하라는 것이냐, 사과가 부족한 것인가”라며 “일본 국민이 볼 때 한국 대통령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과하라고 하는데, 이것이 정상적인 외교인지, 또는 정상적인 국가인지 의문스럽다”고 주장, 파문을 불러일으켰었다.
구로다는 이어 4일에는 EBS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 참석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6일에는 <산케이신문> 기사를 통해 '한승조 파문'을 전하며 “예기치않게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가 주장하는 ‘일본지배 재평가론’과 ‘친일파 단죄의 배경에 있는 친북파와 좌파의 정치적 의도’의 실태가 매스컴을 통해 한국 여론에 폭넓게 전달됐다”고 왜곡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갑제 대표와 구로다 지국장은 십수년간의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고 있으며, 한때 모 TV방송사는 이들의 '두터운 우정(?)'을 소재로 한-일 지식인의 고뇌를 다룬 황당한 드라마까지 만들어 방영한 적이 있을 정도다.
한승조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 잠복해 있던 친일인맥은 물론, 한-일 친일 커넥션까지 그 실체를 드러내는 양상이다.
다음은 조갑제의 글 전문이다.
친일보다 더 나쁜 건 친북
親北(親金正日 정권을 뜻함)이 親日보다 더 악질적인 이유는 이렇다.
1. 親北은 자발적인 데 비해 親日은 거의가 강압에 의한 것이든지 생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우리가 비판하고 조사해야 하며 기록해야 할 親日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한정해야 한다.
2. 대부분의 親日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잘못된 정보하에서 이뤄졌으나 親北 활동은 북한정권의 실패와 죄악상이 백일하에 드러나 있는데도 자행되고 있다.
3. 親日한 사람들중에선 일본의 선진 기술-군사, 교육, 과학, 기업 등-을 배워 대한민국 건국 이후 조국을 위해 썼던 이들이 많다. 親北하는 이들은 시대착오적인 논리와 증오심을 배워 가지고 주로 대한민국과 헌법과 자유를 파괴하는 데 쓰고 있다.
4. 親日한 사람들은 거의가 사망하여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다. 親北인사들은 지금 득세하여 한국 사회에 구체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
5. 親日한 사람들중 다수는 미안한 마음이 있어 親日하지 않은 동족들을 괴롭히지 않았으나 親北세력은 스스로 진보를 사칭하면서 親北하지 않은 세력을 守舊반동으로 몰고 위협까지 가한다.
6. 일제시대의 親日은 민족에 대한 반역이었지만 국가에 대한 반역은 아니었으나(당시엔 국가가 없었다) 親北은 민족과 국가에 대한 동시 반역이다.
7. 친일한 사람들 중 다수는 대한민국 건국 후 나라에 충성하여 친일의 과오를 상당히 벗었으나 親北인사들은 북한정권의 실패와 죄상이 드러난 이후에도 반성 없이 대한민국 흘뜯기를 계속하고 있다.
8. 친북세력은 친일문제를 흉기로 삼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민족반역 김정일 정권을 드높이려고 한다.
9. 親北 反민족 행위자 색출법을 만들어 親김정일 인사들을 공직에서 추방하는 것이 시급하다. 서독의 브란트 수상은 일종의 햇볕정책인 동방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체제파괴적 언동을 한 사람들을 조사하여 수백명을 공직임명에서 배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