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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향방 다녀왔습니다.
13시에 동사무소에 집합해서 총기 수령하고 있는데 조교가 마구 소리칩니다.
조교 : 선배님 빨리 뛰어오십시오~
??? : ...
조교 : 선배님!! 뛰어오십니다!
??? : 아녀아녀~
뭐지? 하고 보니까
언덕 아래에서 군복입은 사람이 하나 터덜터덜 올라오는겁니다.
자세히 보니까 뒤에 뭔가 달고 옵니다.
태극기...
네. 박사모 할배였습니다.
집회 갔다가 실망해서 오는 모습.
어르신이 터덜터덜 오는게 좀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럴 기분이 아니고 너무 통쾌하더군요 ㅋㅋㅋ
결국 2분 정도 뒤에 우리 예비군들 앞까지 걸어온 할배.
대열 장소에서 한참 우리를 바라보더니
주먹을 불끈 쥐더니...
'다 망했어.' 하고 태극기를 자랑스럽게 보여주는겁니다.
그리고 한숨을 푹푹 쉬더니 라면서 설교 시작....
'니들 젊은것들 때문에 대한민국 이제 망했어... 누가 책임져?'
여기저기서 킥킥대다가 설교 나오니까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더라고요.
그러고 있는데,
저 앞에 동네 친구들끼리 셋이 온 그룹이 있었는데 거기서 한분이 갑자기
행동대장 : 만세!!!!!!!!!!!!
를 외치는겁니다
친구1 : 뭐해 ㅋㅋㅋㅋㅋ
친구2 : ㅋㅋㅋㅋㅋㅋㅋ만세!!!!
친구1 : ????
행동대장 : 대한민국!!! 만세!!!!!
친구2 : 만세!!!!
친구1 : 아 이 병ㅅ들 ㅋㅋㅋ 만세!!!!!
행동대장 : 민주주의!!!!!!! 만세!!!!!!!!!!!
친구1,2 : 만세!!!!!!
초면인 예비군 : ?? 만세!!
이러다가 결국 스무명 넘게 만세!! 만세!! 하게 되었습니다(....)
물자수령때문에 창고 가있던 동대장이 깜짝 놀라서 뛰어내려오더군요
그때까지 할배는 욕하고 있었고
동대장이 와서 만류시키고 할배 쓰담쓰담해서 집에 보내드렸습니다.
마칠때 훈련강평하면서 동대장도 아까 자기도 같은 마음이었지만
자기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며... ㅋㅋㅋㅋ
좋은날이니 가서 맥주 한잔 하라고하고 해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