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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네가 오는구나
게시물ID : lovestory_862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5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9/17 18:22:58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bVz3M





1.jpg

송종규맨발

 

 

 

맨발의 티베트 여자가 카펫을 짜고 있다

붉은 등이 강물을 물들인다

구릉 아래접시만한 물고기가 성체처럼 빛난다

 

어디서 왔느냐

 

울컥치밀어 오르는

삶의 비린내

 

황하 사람들은 황하를 문자로 새기지 않는다

거기오래 전부터

뜨거운 사람을 천에 새기는 여인이 있었고

동백이 한 그루

서 있었을 뿐이다







2.jpg

신달자종이 이불

 

 

 

신열이 아직은 산 증거라는 듯

시멘트 바닥이 그를 떠받쳐 든 채

오한에 떨고 있는 풍경 본다

사실은 끙끙 앓는 바닥을 덮어 주고 있는

누더기 육신

겨울 지하 통로에 누워

종이 한 장으로 세상의 바람을 가리고 있는

종이 한 장으로 지나온 세월을 덮고 있는

관심사에 멀어진 의문의 흐릿한 기호 하나

오래전에 난청이 되어 버렸지만그러나

지하의 바닥에서 밀고 올라오는 독한 바람과는 통하는지

그 소통 안에는 언 귀를 잡아당기며 쩔쩔 흔드는 손이 있는지

종이 한 장의 보온 기억을 되살리느라 발끝을 오므린다

어디를 가려는 것인지

영혼이 가는 곳으로 느리게 머리를 돌리고 있는 저 사람

죽은 듯 죽지 않은 입을 열었다 오므리고 있다

종이 한 장으로 깊고 깊은 겨울의 중심을 건너는 저 사람







3.jpg

김완하강둑에 서면

 

 

 

물 돌아가는 강둑에 서 있는

소나무가 왜 말이 없는지 나는 알지

그가 꿈꾸는 것은 하늘

줄기로는 머리 위 하늘을 쓸고

뿌리로는 강물 속 하늘을 품어

그렇게 두 개의 하늘 그리며 일생을 살아도

끝내 하늘에 닿을 수 없는 것을

머리 위 하늘과 강물 속 하늘이 너무 멀어

하늘 속 별들 너무 많고

강물 속 그리움 너무 깊어

끝끝내 그는

어디에도 닿을 수 없다는 것을







4.jpg

장인성봄비

 

 

 

네가 오는구나

손에 든 초록 보따리

그게 전부 가난이라해도

반길 수밖에 없는

허기진 새벽

 

누이야

네 들고 온 가난을 풀어보아라

무슨 풀씨이든

이 나라 들판에 뿌려놓으면

빈 곳이야 넉넉히 가리지 않겠느냐







5.jpg

전성미오지 않는 기차

 

 

 

사루비아꽃 아직 붉고

길은 사방으로 뻗어 있는데

맨몸으로 드러누운 철길 침묵만 지킨다

이름을 잃어버린 역시간은 멈추고

삐걱대는 의자에 그리움 앉아 있다

홍초 꽃빛 적막함에 젖어있고

기다리는 나

노을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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