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오유인들에게!
책게에서 오셔서 눈팅하면서 얻은 지식으로
소개팅 나가서 책 많이 읽은척, 책 관심 많은 사람인척
교양있는 현대인 코스프레를 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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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가정의 흔한 주말 아침 풍경.
아내가 음식을 하고 있고.
난 그 짧은 시간은 흩어볼 책으로 프로이드의 꿈의 해석을 집어들었다.
아침이니 가벼운 내용으로. 라는 생각으로 읽다보니
무심코 책에 깊이 빠져들어 아내가 하는 말을 못 들었나보다.
"여보 책 좀 치우라니까요!" 아내의 말이 짜증스럽다.
" 아 미안미안.."
아내가 화내면 삼국지(- 그것도 하드커버로..)를 휘두를지도 모르니 조심해야한다.
아내는 젊은 시절 아가씨들이 다 그렇듯이
카페에서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두꺼운 표지의 양장본 책을 즐겨 읽던 멋쟁이었기때문에
팔힘이 보통이 아니다.
젊은 아가씨들은 멋을 위해 책 들다 팔 빠지는것도 감수하는거 보면
멋쟁이는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보다.
공원 벤치에서 문고판이나 쌓아놓고 읽던 나 같은게 이런 멋쟁이 아내를 만난거 자체가 신기한 일이니
그저 넙죽 업드려서 네네 하는 수밖에...
황급히 식탁위에 널려 있는 어제밤의 흔적들- (밤에 취해 읽던 단테의 신곡들..)을 치웠다.
나름 빠르게 움직였던게 마음에 들었는지
아내의 목소리가 나아졌다
"여보 신문 봤어요? 요즘 사람들이 독서량이 문제라고..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3권씩 읽는데요."
이건 또 무슨말인가..
"잘 못 봤겠지. 하루 30권을.. 아니면 신문에서 오타를 낸거 아냐? 하루 3권이면 식후 책 한권씩만 읽고 끝이라는건가? 자기전에 한권도 안 읽고 잔다고? "
정말 이건 문제다.
신문들이 너나 할거없이 이런 자극적인 소재만 내다니.
분명 정확한 사실관계도 알아보지 않고 내보내는 소설이겠지
"그런가..."
아내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쉽게 수긍한다.
"짠- 어때 근사하지? "
아내가 어제 마스터 쉐프를 열심히 읽더니
주말아침이라 넉넉한 시간을 이용하여
보기에 근사한 음식을 내놨다.
"오~ 대단해. 이런 요리까지 하다니~"
이럴 땐 무조건 띄워주는게 답이다.
아내와 난 각각 아침식사용 책을 골라 손에 들고 묵묵히 아침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아내의 요리는
글로 배운 요리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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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