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주의] 티벳의 장례 문화로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잘게 부숴서 독수리의 먹이로 주면 영혼이 독수리와 함께 더높은 곳으로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문화적 차이라 혐오스럽게 느껴질수도 있으니 임산부와 노약자 비위약하신 분들은 여기서 돌아가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티벳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몸을 독수리의 먹이로 주는 천장(天葬, 조장)이라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그들은 사람의 영혼이 독수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고 있는데, 내세에 다시 태어날 것을 믿는 그들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자 새로운 시작이다. 천장이 티벳의 가장 보편적인 장례법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천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신분이 높은 고승들은 화장을 하는데, 나무가 부족한 고산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다. 또한 땅속에 묻는 매장이나 물속에 던지는 수장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매장은 주로 중국계 티벳 신자가 죽었을 때 행해진다. 그러나 고산지대에서는 건조한 날씨 탓에 시신이 잘 썩지 않는다. 제대로 썩지 않은 시신은 전염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티벳인들은 매장을 꺼린다. 몹쓸 병에 걸리거나 중죄인들의 시신은 강이나 호수에 버려 물고기의 밥이 되도록 한다. 일부는 천장 풍습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하나 이는 문화적인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천장은 고산지대라 나무를 구하기 힘든 티벳의 자연환경과 종교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독특한 풍습일 뿐이다. 티벳 사람들은 가족이 죽으면 라마를 모시고 죽은 자의 영혼을 위하는 독경을 한다. 이렇게 3일을 보낸 후, 시체는 상자나 자루에 넣어져 사원 앞에서 영혼을 내보내는 의식을 치룬 후 천장 터로 옮겨진다. 천장은 오래 전 인도에서 전래되어 지금도 티벳 전역에서 행해지고 있으나 외부인이 천장을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티벳인들이 자신들의 장례풍습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도 있지만 사람이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몇 명의 라마승이 죽은 이가 천국으로 가기를 기원하고 있다. 죽은 이에게 이들의 기원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마는 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망자를 위한 최소한의 위안이 아닐까! 보통 천장이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한 곳에서 행해지는 것 또한 죽은 이를 위한 작은 배려일 것이다.
죽은 이의 병명을 확인하기 위해 천장이 행해지기 전에 라마승들이 시체를 해부하고 있다. 티벳의 라마승들은 단순히 승려로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의술도 배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죽은 이의 병명을 알아내는 것 또한 이들의 역할 중 하나이다.
천장에 앞서 연기를 피우면 어디선가 독수리 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연기가 독수리를 부르는 신호인 듯 했다. 하늘을 까맣게 덮고 날아오는 독수리 떼의 비행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날개를 펼치니 족히 1미터는 넘어 보인다. 독수리 떼는 가만히 앉아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천장사와 시신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장의 행해지더라도 천장사가 자신들에게 죽은 이의 몸뚱이를 던져줄 때까지는 절대로 먼저 덤벼들지 않는다. 이미 오랜 경험을 통해 기다리는 법을 배웠나보다.
천장사와 같이 올라온 4명의 라마승이 시체의 배를 가르고 장기를 꺼낸 후 독수리에게 던지고 있다. 순간 시체의 옆에서 얌전히 기다리던 독수리들이 날개를 펼치며 달려들었다. 장기가 없어진 것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순간이었다. 서로 먹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독수리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치열함 그 자체였다.
해부가 끝난 다음의 죽은 이의 몸을 독수리가 먹기 좋게 자르는 일은 완전히 천장사의 몫이다. 천장사들은 칼이나 도끼를 이용해 죽은 이를 나눠 독수리들이 먹기 좋게 만든다. 불과 한 두 시간 정도면 죽은 사람의 몸은 지상에서 사라지고 그의 영혼만이 독수리를 통해 하늘로 올라갈 뿐이다.
죽은 이의 몸을 칼로 자르고 있는 천장사와 한 점의 살덩어리라도 더 먹기 위해 뒤엉킨 독수리 떼들. 이곳에서도 약육강식이라는 정글의 법칙이 엄연히 존재한다. 힘이 약한 독수리들은 힘센 놈들에게 밀려 구경만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힘이 좋은 독수리에게 실려 그의 영혼은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천장이 거의 끝나갈 무렵. 죽은 이의 뼈마저 독수리에게 주기 위해 도끼로 두개골을 부수고 있는 천장사들. 뼈를 부셔 독수리들이 먹기 좋게 만든 후, 티벳 사람들의 주식인 참파 가루를 뿌리면 마지막엔 옷가지만 남을 뿐 뼈조차 사라지고 만다. 죽은 자의 몸뚱이는 한낱 고깃덩어리에 불과할 뿐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잔인하다는 생각보다는 사람이란 존재가 너무나 미약하게 느껴진다. 천장이 행해지는 인간의 몸뚱이는 일반 동물과 전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은 죽게 마련이지만 천장을 보고 난 후,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하다.
독수리들이 몸뚱이를 모두 먹고 난 후, 천장사가 죽은 이의 두개골을 부수기 위해 옮기고 있다.
천장을 모두 마치고 독수리들의 아귀다툼을 구경하고 있는 라마승과 천장사들. 저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과연 내세에서의 삶이 존재하는 것일까? 천장을 보고 난 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죽는 다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내세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천장이 모두 끝나고 마지막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는 독수리. 도끼에 묻어 있는 작은 흔적에 조차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 저 독수리는 어쩌면 힘센 다른 놈들에게 밀려 한 점의 살덩어리도 먹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저 녀석은 배를 채우기 위해 언제 있을지도 모를 다음번의 천장을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살점이 모두 떨어져 나가자 천장사는 도끼로 뼈를 부셔 하얀 가루와 함께 독수리에게 던졌다. 티벳인들은 독수리가 시신을 깨끗이 먹어치워야 죽은 이의 영혼이 내세에 더 좋은 세상에 태어난다고 믿는다. 뼈까지 없어지자 모든 의식은 끝났다. 불과 1시간 30분 만에 죽은 자의 몸뚱이는 널브러진 옷가지를 빼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모든 의식을 마친 천장사들은 물로 손을 닦아 낸 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마을로 내려갔다. 그의 등 뒤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독수리 한마리가 허공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출처 :열 린 바 다